"이것 좀 트렁크에 실어줄래요?"
운동하다가 무릎을 다친 부장님은 퇴원한 뒤에도 깁스를 하고 있어서 내게 종종 도움을 청한다. 거래처에 전달할 선물을 직접 옮기는 게 힘들어서 대신 옮겼다.
"세차장 앞으로 데리러 올래요?"
출근길에 부장님을 픽업해서 사무실로 향했다. 사무실 안에선 휠체어로 이동하기 때문에 동선에 방해받지 않도록 의자 등을 한 곳에 치워두었다. 거기다 반려견 초코를 돌보는 일이 여의치 않아 산책을 전담하게 되었다.
명절을 앞두고 다들 분주하게 움직이면서도 산만한 분위기다. 나 역시 연말정산에 결산, 감사까지 겹쳐서 정신없지만 내 자리를 지키려 애쓰고 있다.
살다 보면 동료나 상사가 다치거나 아파서 결근하는 날도 있다. 그럴 때마다 발을 동동 굴리며 걱정만 한다고 일이 해결될까.
내 일이 늘어났다고 불평할 시간에 도와줄 일은 없는지, 회복하는 데 도움 되는 일은 없는지 살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