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 리모델링을 시작하고 가장 어렵고 막막했던 시공이 목공사 즉, 목수님을 찾는 것이었다. 책이나 언론에 노출된 경험이 있는(=포트폴리오가 잘 된) 목수님은 품이 굉장히 비쌌다. 그렇다고 그냥 감으로 포트폴리오가 없는 목수님을 선택하기엔 적지 않은 예산이 드는 공정이었기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던 기억이 난다. (대부분의 목수님들은 바빠서 블로그나 홈페이지 등을 운영하지 않는다.) 마치 소개팅에 나갈 때 사진 한 장 안 보고 나갈 때 심정이랑 비슷하다고 해야 할까.
목수를 잘못 구해서 피해 본 글들이 여기저기서 많이 보였다.
피해 내용은 대부분 다음과 같았다.
1. 시공 목록에 비해 견적이 터무니없이 많이 나오거나
2. 의사소통이 잘못되어 소비자가 원하는 디자인이 나오지 않는다던지
혹은 3. 목수의 실력 미달로 하자가 나는 경우였다.
전해 들은 얘기로는 셀프인테리어에 일가견이 있는 모델 송경아도 목수를 잘못 구해서 눈탱이를 맞았다고 했다. (타일러 님 표현입니다.. 송경아 님 집을 시공하셨던 타일러 님이 우리 집을 시공해주셨는데 제가 그녀 팬이어서 얘길 종종 들려주셨어요.)
그렇다면 좋은 목수님 구하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저는 인테리어와 관련이 1도 없는 비전문가로 몸으로 부딪혀 알게 된 방법입니다. 혹 더 좋은 의견이 있으면 코멘트 부탁드립니다.)
1. 카페 젠틀맨리그에 등록된 목수님을 찾는다.
2. 목수님의 블로그나 홈페이지 등의 포트폴리오를 확인한다.
3. 통화로 본인이 원하는 컨셉을 소화할 수 있는지 확인한다. → 가장 중요한 과정.
4. 미팅 진행 후 견적을 낸다.
→ 미팅 시 이사 갈 집을 방문해야 정확한 견적이 나온다. 보통은 평면도만 가지고 견적을 내주지 않으므로 세입자에게 몇 번의 양해를 구해야 한다.
* 이 외의 방법으로는 근처 큰 목재상에서 목수님을 소개받는 것이다. 이 방법은 겁이 나서 시도하지 못했는데, 다음에 또 하게 되면 못할 것도 없을 것 같다. 수도권이 아니라면 이 방법도 괜찮은 것 같다.
* 목수님을 구한 과정
젠틀맨리그에서 마음에 드는 목수님 두 분께 연락을 했으나 두 분 다 인기가 좋으셔서 스케줄이 이미 다 차 있었다. (적어도 공사 한두 달 전에 컨택해보시길 추천드려요.)
소개해줄 다른 목수님이 안 계신지 여쭈고 연락처를 전해 받아 블로그의 포트폴리오를 꼼꼼히 본 후 미팅을 진행했다. 견적 받은 금액은 600만 원이 넘었다.
우린 타일에 예산을 크게 잡았기에 원래 하기로 했던 시공 계획을 전면 줄여야 했다. 문틀 제작 및 방문 교체는 문 리폼으로, 단열은 생략하고, 전기공사는 일당으로 일하는 시공자를 찾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500만 원 세이브되었다.) 그러나 이 부분에서 목수님과 마찰이 생겼었다. 목수님이 생각한 공사 스케일보다 많이 작아졌으니 짜증이 나셨을만하다.
목공사의 결과는 만족스럽다.
하지만 공사 전 날까지도 시공 여부를 확실히 말씀해주시지 않아 멘탈이 탈탈 털렸었고, 신랑이랑 목수님과의 마찰도 살짝 있었다. 전 날까지 마음을 졸였으나, 당일 여러분이 우르르 오셔서 하루 만에 뚝딱뚝딱 깔끔히 끝내고 가셨다.
공사 리스트
1. 거실 가벽
* 가벽 설치 전 주의 점
- 위치 선정
- 두께 및 길이 선정
- 가벽에 거울을 부착하고 싶다면 벽지 작업을 하기 전에 부착하는 것이 마감이 깨끗하다. (실크벽지 시공 후엔 거울이 잘 안 붙는대요.)
2. 거실 베란다 폴딩도어 틀 제작
* 폴딩도어 틀은 폴딩도어 업체에서 하는 것이 아닌 목공팀에서 한다. 사전에 폴딩도어 업체와의 미팅 必, 폴딩도어 틀 컬러(필름지로 마감)와 폴딩도어 색깔과 톤 확인할 것.
3. 현관 필름
필름 작업 및 전기작업까지 가능한 목수님들이 많다.
- 사전에 현관문 컬러를 결정 후 미리 말해둔다. (컬러 리스트를 달라고 하면 됨)
→ 현관 컬러만 가지고도 수백 장의 사진을 본 것 같아요. 전 화이트로 주문했는데 그레이로 붙여놓으셔서 1차 멘붕. but, 살다 보니 진그레이로 하길 잘했단 생각이 들어요. 아무래도 현관이다 보니 더러워질 일이 많으니까요.
- 필름 작업할 때 부속품을 준비해두면 교체해 준다. 미리 철물점에서 구입해둘 것.
→ 디자인 예쁜 건 방산시장 철물점에서 팔아요.
4. 부엌 가벽
* 부엌 냉장고 앞 가벽 설치할 땐 주의할 점이 여러 개 있는데, 우선 냉장고 사이즈를 알아야 한다.
→ 냉장고 사이즈는 타일 공정, 싱크대 공정 때도 필요해요.
가벽이 냉장고를 다 가렸으면 했다. 위와 같이 냉장고가 튀어나오는 게 보기 싫었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냉장고 깊이를 꼭 알아야 한다. 가벽 가로 길이가 냉장고 깊이보다 조금이라도 길어지면 냉장고 문이 가벽에 걸려 안 열리는 사단이 생긴다고.
→ 저는 냉장고 연식이 좀 된 거라 설명서를 버린 뒤어서 규격을 아는데 시간이 좀 걸렸지만 엄청난 덕질력을 발휘해서 알아냈답니다. (제일 빠른 방법은 브랜드 소비자상담실에 전화하는 것 아닐까요?)
짜잔!
밖에서 봐도 냉장고가 보이지 않습니다.
냉장고와 가벽이 평평하게 빠졌죠? 문도 잘 열립니다. 냉장고의 규격을 알고 오차 없이 이뤄지는 게 중요하답니다.
5. 안방 무지주 선반
굉장히 어려운 작업이었다. 장정 4명이 붙어 목재를 잡고 목수님이 완전 큰 망치로 꽝꽝 쳐서 고정했다.
후에 목재 스테인은 직접 칠했다.
* 무지주 선반 제작을 원할 땐 미리 목수와 사이즈 등에 대해 협의하면 목재를 시공 날 가지고 온다. 내 경우는 협의가 잘 안된 상태여서 시공 전 날 직접 목재상에 가서 구입해뒀다.
6. 평몰딩
이 몰딩은 솔직히 좀 후지다. 몰딩이 플라스틱이다. 목재로 되었었다면 차라리 나았을 텐데.. 마감도 매끄럽지 않다. 아쉬움은 좀 남지만, 사전에 소재가 무엇인지 확인하지 않고 '괜찮을 거야.'라고 넘겼던 내 탓이다.
→ 포트폴리오를 봐도 몰딩의 디테일은 잘 확인이 되지 않으시죠? 사전 미팅 때 소재나 마감 형태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꼭 확인하셔요.......
After
현관 가벽
가벽의 거울은 벽지 시공 후에 동네 유리 업체에 문의 후 붙였다.
폴딩도어 틀 제작
냉장고 가벽
무지주 선반
최소한의 시공으로만 진행한 목공사.
예산이 넉넉했으면 더 하고 싶었던
시공도 많았다.
기존에 하려고 했던 문선 제작과
방 문 교체 없이 리폼한 결과는 뚜둔!
문 틀과 방문은 페인트(뿜칠)를 하고,
손잡이는 문고리 닷컴에서 주문해서 달았다.
웨인스코팅 무늬가 생각보다
잘 어울리는 집이어서
방문 교체 없어도 괜찮은 것 같다.
단열도 생략했지만 전혀 춥지 않고, 전기공사는 후에 포스팅 예정이다.
견적 공개
1. 현관 가벽 - 30 만원
2. 폴딩도어 틀 제작 - 40 만원
3. 현관 필름 - 10 만원
4. 냉장고 가벽 - 15 만원
5. 안방 무지주 선반 - 5 만원
6. 평몰딩 - 45 만원
7. 식대 - 5 만원
총 150만 원
목수님을 잘 만나는 법은 다른 게 없다. 많이 검색하고 발품을 파는 수밖에....
돌이켜 생각해보니 그때 발품 파는 걸 왜 그렇게 스트레스받아했는지 모르겠다. 적어도 목수님 2-3분과는 미팅을 해보는 건데, 일이 많다 보니 귀찮아서 그냥 한 분과의 미팅으로 끝냈던 게 지금 생각해보니 많이 아쉽다.
컨택을 할 때 본인의 감을 믿었으면 좋겠다. 미팅할 때 '이분이라면 일을 맡겨도 되겠다.'라는 믿음이 생기는 분이면 진행해도 무방.(뭔가 찜찜한 구석이 있으면 시작을 마셔요. 이거 진짜 소개팅이랑 비슷합니다..) 개인적으로 너무 친절하거나 말이 많은 분은 믿지 않는다. 문자에 ^^을 남발하는 업체도 싫어한다.
* 또 다른 Tip!
- 싱크대 철거 후 타일 붙이는 곳에 보강이 필요한 곳은 미리 목공사로 진행할 건지, 폐타일을 붙일 건지 타일업체와 미리 상의할 것.
- 걸레받이를 목공사로 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 집은 강마루 시공하면서 같이했는데 목공사로 할 시 원하는 디자인으로 할 수 있으니 포트폴리오 참고 후 진행하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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