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성질에 대하여
어렵지만 늘 그리고픈 대상이 있는데, 바로 ‘물’이다. 물의 투명성을 어떻게 이해하고 그려낼 수 있을까. 물 속에서 수영하는 이의 몸은 육지에서 바라보는 몸과 다르다.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으며 물이 반사하는 색과 형태의 굴절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 개의 수소 분자와 하나의 산소 분자로 이루어진 결합체가 만들어내는 기이하고도 신비로운 색채.
늘 물과 함께 살아가면서도, 정작 수영할 줄 모르는 이는 물이 가득한 공간이 아득하기만 하다. 물 속에 사는 생명들이 경이로울 따름이다. 이들이 살아가는 세상은 어떨지. 깜빡이지 않는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과, 쉬지 않고 움직이는 몸체의 부지런함으로 살아가는 삶 속에는 어떤 규칙적이고도 창발적인 형태가 존재하고 있을까. 같은 지구의 생명체로서, 얼마나 같고 얼마나 다를까.
그려보니 알게 되는 물에 대한 나의 무지함, 자연에 대한 무지함. 어쩌면 그러한 무지함와 편리하게 뚝딱 아는 한에서 그려버리고 말려는 불성실한 나태함이 인간의 이해의 폭을 더 넓히지 못하고, ‘인간’에 머물게 되는 결과를 초래한 것일지 모르겠다. 인간 너머의 자연을 바라보지 못하기에 떠도는 무수한 폐기물들이, 물을 나타내려고 고민을 하는 와중에 머릿속에 둥둥 떠다니는 것은 ‘무지’의 연결성 때문이겠다.
아- 코로나가 끝나면 꼭 수영을 배워야겠다. 물과 친해지면, 좀 더 물을 섬세하게 이해하고 조금이나마 적확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