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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하나 Sep 23. 2024

부산의 해동용궁사 방문

해동용궁사 방문과 할매와의 커플 팔찌

우리 할매는 독실한 불교 신자이시다. 내가 팔삭둥이로 태어나서 병원에서도 1년 이상 살 가망성이 없다고 하자 우리 할매는 그런 나를 업고, 100집을 돌아다니며 쌀을 받아 부처님께 내 명을 이어달라고 기도를 하셨다고 한다. (어느 노스님이 그렇게 하면 나를 살릴 수 있다고 말씀하셨단다.) 그런 우리 할매의 정성으로 나는 지금 건강하다 못해 인생 최대의 몸무게를 달리고 있다. 그런 우리 할매를 따라 어릴 때부터 절에 다니기 시작했고, 절에 가면 그렇게 마음이 편해질 수가 없었다. 


부산에 있는 해동용궁사는 다른 절들과 달리 바다와 용과 관음대불이 조화를 이루어, 진심으로 기도하면 누구나 꼭 현몽을 받고 한 가지 소원을 들어주는 곳으로 유명하고, 부산의 관광지 중의 하나이다. 그래서 누구나 방문하기 쉬운 곳이고 절경으로 꽤 소문난 곳이다. 할매가 주간보호센터로 출근하고, 나는 혼자서 바로 용궁사로 향했다. 관광지라 그런지 절의 초입부터 꽤나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있었다. 나의 목적은 108배를 하면서 우리 할매가 더 힘들어지지 않게 해달라고, 조금만 더 내 곁에 계시다 편하게 가실 수 있게 해 달라는 기도를 하기 위해서였다. 


용궁사 초입길에 있는 불교용품점에서 108염주와 할매와 나, 각자의 띠와 광면진언이 새겨진 팔찌도 샀다.(기독교이지만 금전운이 있다는 연비에게 줄 팔찌도 하나 구매했다.) 산에 있는 절에 가면 늘 산신각이라는 곳에 가서 산신께 절을 하고 대웅전으로 향하지만, 이곳은 바다를 접해 있는 곳이라 용왕당(용왕단)을 먼저 들렀다. 그리고는 대웅전에 가서 먼저 절을 하고, 108배를 올리기 시작했다. 30분 남짓 흘렀을까..... 108배가 끝나고 불경을 외우지 못하는 나는 유튜브에서 반야심경과 천수경을 찾고, 한쪽만 이어폰을 꽂고 불경을 들으며 한참 동안 기도를 했다. 내가 하는 기도 방식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부처님도 내 정성은 알아주시지 않을까?


108배를 마치고 나오며 우리 할매의 건강축원을 위한 3일 기도를 신청을 하고, 기와불사도 했다. 기와불사는 기와를 구매해서, 그 기와에 생년월일과 이름, 그리고 소원을 적는 것이다. 기와불사를 하고 가만히 경내를 살펴보니 영가기도라는 것도 했다. 몇 년 전까지는 나를 낳아주신 엄마의 제사를 할머니가 다니시던 절에서 제사를 지내기도 했고, 나도 뭔가를 하고 싶다는 생각에 전화로 아빠에게 엄마의 생일이나 기일에 대해 물어봤지만 아빠는 잘 모르겠다고 안 해도 된다고 하셨다.(아마도 전화당시 엄마가 옆에 계셨던 게 아닌가 생각한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나는 나를 낳아주신 분의 얼굴(사진)과 이름밖에 아는 것이 없다. 그 누구도 나에게 엄마에 대해 알려주지 않았고, 나도 물어볼 수가 없었다. 아쉬운 마음과 함께 나는 집으로 향했다.

부산 해동용궁사

할매가 주간보고센터에서 돌아오고 팔찌를 채워주자 너무너무 좋아하셨다. 내가 "할매랑 내랑 똑같은거다~"라고 했더니 "그라네... 좋다.... "라고 하시면서 내가 돌아오는 날까지도 계속 그 팔지가 좋다고 말씀하셨고, 목욕을 하실 때 잠깐 뺏을 때도 계속 팔지를 찾으셨다. 그렇게 나는 난생처음으로 우리 할매와 커플 아이템을 했다!!!! 

우리 할매와 나의 첫 번째 커플 아이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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