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과 불안장애 약을 복용하면서부터 집중력이 저하되었고, 책을 읽어도 글이 눈에 들어오지 않아서 책 한 권을 읽는데도 꽤나 시간이 걸리곤 했다. 그래서 책을 보기보다는 오디오북을 듣는 날들이 많아졌다. 그러다 우연히 가볍게 읽을 만한 책을 전차책에서 찾다가 알게 된 책인데, 글이 많지도 않고 그림도 있어서 읽기 좋을 것 같아 읽기 시작했다. 더군다나 "심리툰"이라는 단어가 나의 호기심을 끌기도 했고, 단숨에 책 한 권을 다 읽었다. 그래서 심리적으로 힘들어하는 분들을 위해 책 내용을 공유하고 싶어서 내 마음에 와닿은 책의 일부를 소개해 보려고 한다.
알고 싶은 마음, 심리툰 - 매운맛 / 사람 마음이 약으로만 치료되나요?
[어떤 불안]
마음은 균형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 경계가 모호하고 변하니까. 우리는 늘 흔들립니다.
논리와 감성, 이상과 현실, 하고 싶은 일과 해야만 하는 일, 남을 위한 희생과 나를 위한 시간,
온전히 남을 탓할 수도, 내 잘못도 아닌 일들.
균형을 위해서는 늘 새로운 중심을 찾아야 합니다. 삶은 시시각각 변하니까.
확정될 수 없기 때문에 균형은 모순적이게도 불안을 가져다줍니다.
어떤 경우에 사람들은 불안보다 확정된 실패를 선호합니다. 시험 직전에 응시를 포기하는 것처럼.
그래서 당신의 불안은 포기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용기를 선택하다는 뜻입니다.
불안하신가요?
불안하다면 열심히 잘 살고 있다는 것일지도.
[나쁜 것만 떠올라요]
인류가 돌도끼 들고 수렵하던 시절, 안저난 무언가를 모두 기억하는 것보다는
위험한 장소나 동물, 독이 있는 풀과 버섯 가은 것들을 기억하는 게 더 효율적이고 생존에 유리했을 것입니다.
우리 마음도 좋은 일보다는 안 좋은 일을 기억하는 데 익숙합니다.
오늘 하루 힘드셨다면 그 좋지 않았던 기억 사이에서 그냥 흘러가 버린 좋은 것들들 한번 떠올려 보세요.
피곤해도 일어나서 출근을 해냈고, 치열한 오전을 거쳐 점심시간, 퇴근을 기다리기까지 내가 이룬 것들.
혹은 무언가를 준비하고 계시다면 게으름 부리지 않고 해낸 하루의 공부, 연습 같은 것들,
오늘 하루도 수고하셨습니다.
오늘 너무 좌절하지 마세요.
내일을 더 빡셀테니까. 킬킬킬...
[우울증이 마음의 감기라고?]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 아니고요, 마음의 골절 정도가 아닐지.
일단, 일주일 정도 지나면 저절로 낫는 감기보다 오래가고요, 감기 하고는 달리 치료 안 받으면 벗어나는 데 꽤나 고생하고요.
누구나 넘어질 수 있는데 넘어진다고 다 부러지는 건 아니고요, (골다공증이 있으면 더 잘 부러지듯이...)
큰 충격으로 한 번에 부러질 수도 있지만, 작은 충격이 계속되어도 피로 골절 생기고요.(심하게 부러지면 생명이 위험하기도...)
무엇보다 생각보다 힘들어요. 감기는 생활에는 문제없는데 골절 있으면 일상생활이 힘든 것처럼.
(목발 짚어야 빨리 낫는데 목발에 의지하지 말라하고, 목발 짚으면 평생 짚는다는 사람도 많고요. 심지어 목발 회사 농간이래....;;)
선생님, 근데... 골절 진료 기록 남으면, 못 걷는 것 아닌가요?
-치료 안 받으면 못 걷죠. 잘 치료받고 건강하시길...
우울증, 가볍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나를 학대한 부모와의 이별 中]
1. 학대하던 부모는 성인이 된 자녀를 조금씩 친절하게 대합니다.
2. 학대받고 자란 어른이는 혼란스럽습니다.
"내가 당한 것이 학대가 맞나?"
"어떻게 저렇게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나를 대할 수가 있지?"
4. 가족밖의 다른 사람들과 가족에 관한 이야기하기 전까지 내 가족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비정상적인 것인지 모르는 경우도 많습니다.
심지어 외부의 사람들은 우리 집을 화목한 가정으로 알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6. 멀어지고자 하면 죄책감을 자극하기도 하고 협박하기도 합니다. 사이비 종교 단체처럼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최대한 차단합니다. 눈치채며 안 되니까요.
8. 폭력은 엄한 훈육으로 포장하고 정서적 학대는 배우자의 모자람과 자신의 우울로 변명하면서 너를 낳고 키워 준 것만으로도 은혜로운 부모임을 반복적으로 강조합니다.
13. 죄책감은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가 가져야 하는 감정입니다.
14. 우선은 당신부터 행복하십시오. 행복하고 남으면 다른 것들은 그때 고민하면 됩니다.
[자살하려는 사람의 마음 中]
100%의 마음으로 자살을 결정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은 마지막 순간까지 두 가지 마음 사이에서 처절하게 고민합니다.
살고 싶은 마음과,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 그 고민의 선택지에 "죽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죽지 마세요. 중요한 결정이니까 조금만 미루어 봅시다.
책 내용 중에서 상기의 내용들이 가장 마음에 와닿았다. 특히 자살하려는 사람의 선택지에 "죽고 싶은 마음"은 없다는 내용이....
내가 자살 시도를 했을 때를 되돌아보면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은 하나의 방법으로 죽음을 생각했던 것 같다.
현실로부터 철저히 도피하기 위한 방법으로...
죽지 마세요. 중요한 결정이니까 조금만 미루어 봅시다.
위의 한 문장이 오늘따라 마음 한가운데 자리 잡고, 생각이 많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