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콩 선택부터 로스팅, 글라인드까지......
회사에 입사한 이후, 이사를 한번 하긴 했지만 같은 동네(전에 살던 집에서 5분 거리)로 이사를 해서, 지금 살고 곳에는 5년째 살고 있다. 이 동네에 이사한 이후 줄곧 가보고 싶었던 곳이 있었다. 바로바로 원두 전문점!
나는 커피를 너무 좋아한다. 편의점에서 파는 500ml 커피를 하루에 6개는 마실 정도로... (친구들은 내 몸에 피가 아니라 카페인이 흐르고 있을 거라고 얘기하는데, 진짜 그럴지도....) 예전에는 핸드드립으로도 많이 내려서 마셨는데 지금은 귀찮아서 인스턴스 커피를 원액처럼 찐~하게 물병 한통정도 타서 냉장고에 넣어놓고 마실 때면 얼음과 물을 조금 넣어서 마시곤 했다. 매번 커피를 타는 것조차도 귀찮아졌기 때문이다.
얼마 전 친구가 일본으로 놀러 왔을 때 아사쿠사 쪽에 있는 주방도구거리로 유명한 갓파바시에서 큰 맘먹고 비알레띠 모카포트를 구매했었다. 한동안은 마트에서 산 원두로 커피를 내려마셨는데, 좀 더 맛있는 커피가 마시고 싶어졌다. 그래서 그동안 들어가 보고 싶었지만 차마 나 같은 사람이 가도 되는 건가.... 하면서 가기를 망설였던 커피점에 가보기로 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느껴지는 너~무나 좋은 커피향기! 그리고 눈앞에 보이는 엄청난 종류의 생 커피콩들.... 사장님에게 모카포트를 구매해서 원두를 좀 사고 싶다고 말씀드리고, 커피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잘 모른다고 말씀드렸더니, 웃으면서 이것저것 설명을 많이 해주셨다. 그리고는 두 종류의 커피를 핸드드립으로 내려서 맛도 보여주셨다.
원하는 생 원두를 고르면 그 자리에서 로스팅을 해 주신다. 원하는 경우는 그라인드까지 해주신다고 하셔서 사장님께서 추천하시는 원두를 구매해 왔다. 나는 에스프레소를 좋아해서 모카포트를 구매했었는데, 사장님은 개인적으로 에스프레소는 한 번씩 속이 쓰릴 때가 있어서 핸드드립으로 내린 걸 좋아한다고 하시며, 내가 구입한 원두를 핸드드립으로 내리면 또 다른 맛을 느낄 수 있을 거라고 하셨다.
요즘은 하루에 한 번은 꼭 모카포트로 커피를 추출하고, 두유를 데우고 거품도 내서 라떼를 만들어 마시기도 하고, 아이스로 마시기도 한다. 모카포트는 세제로 씻으면 안 되고 관리도 잘해야 해서 귀찮긴 하지만 맛있는 커피를 마시기 위해 하루에 한 번은 그 귀차니즘을 이겨낸다. 그 귀차니즘을 이겨내고 나면 맛있는 커피 향과 함께 행복한 기분이 든다.
나는 늘 과거에 있었던 일에 얽매여서 현재를 생각하고, 일이 일어나기 전에 걱정하고 불안해한다. 쉽지는 안겠지만 이제부터는 커피처럼 내가 행복해질 수 있는 일을 하나씩 찾아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