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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에 이런 일이....

몸치에 운동을 해서 땀 흘리는 게 제일 이해 안 됐던 1인..... 지금

by 이하나

거의 1년 전부터 적어도 주 2일은 하고 있는 일과가 있다. 바로 운동이다... 우울증과 불안장애가 심해지면서부터 회사를 쉬는 날도 많아지고, 암막커튼도 걷지 않고 캄캄한 방에서 하루종일 누워있는 날들이 늘어났다. 일어나야지... 생각하면서도 한없이 침대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몸 때문에 3-4일을 정말 아무것도 먹지 않고 약만 먹고 누워만 있었다. 그러나 작년 이맘때쯤 누군가가 운동을 한번 해보는 건 어떻겠냐고 말을 건넸다. 운동? 40년 인생을 살면서 운동이라고는 숨 쉬는 운동밖에 하지 않고, 운동한 뒤 개운함을 느낀다는 친구의 말도 이해를 할 수가 없는 내가 운동? (심지어 한국에 있을 때 피트니스를 등록하고 일주일 만에 피로골절이 되고, 그 뒤로는 운동이라고는 숨쉬기 운동과 걷기 운동이 유일한 나의 운동이었다.)


지인이 요가 같은 정적인 운동보다는 뭔가 역동적인 운동을 해 볼 것을 제안해 주었고, 퇴근하고 가기 좋은 곳에 위치를 한 요가나 피트니스센터 등을 알아보던 중 눈에 들어온 건 킥복싱!! 정석적인 킥복싱 도장이 아니라 여성전용에 핫요가처럼 온도가 높은 곳에서 30분 동안 음악에 맞춰서 하는 킥복싱이었다. 무료 체험도 사전에 신청하면 할 수 있어서 큰맘 먹고 무료 신청을 했다. 우와..... 무료 체험하는 날에는 거의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따라 하기 바빴던 것 같다. 음악과 선생님의 콜에 맞춰 샌드백에 적힌 번호에 펀치나 킥을 하는 방식이었다. 무료체험을 하러 간 날 난 바로 등록! 지금 생각해 보면 그렇게 바로 등록을 한 내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렇게 운동을 다니기 시작한 지 1년이 다 되어간다. 휴직을 하고 난 뒤로는 병원을 제외하고는 밖으로 나갈 일이 없었던 나는 침대에서 일어날 수 있는 날은 운동을 가기로 정했다. 경제적 사정으로 운동을 그만두려고 했을 때에도 주변에서 운동만큼은 지속해라고 했었다. 요즘은 적어도 주 4일은 가고 있다. 30분 동안 땀을 흘리며 샌드백을 때리고 차고, 씻고 나오면 뭔가를 했다는 뿌듯함이 생긴다. 시작하고 얼마 안 됐을 때에는 30분 중 반은 기억이 안 날 정도로 넋이 나가있었다. 매번 운동을 하고 나올 때 선생님이랑 이야기를 하는데 내가 수업 중 반은 기억이 없다고 이야기하면 선생님은 매번 빵 터져서 웃으셨다. 그러던 내가 점점 더 운동에 대해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입*퇴원을 하면서 한 달의 공백 뒤 다시 시작했을 때에는 정말 체력이 제일 처음 운동을 했을 때보다 더 떨어져서 도중에 몇 번을 쉬었는지 모른다.. 그랬는데 지금은... 조금씩 체력이 돌아오고 쉬는 횟수도 줄어들었다. 내가 운동을 1년째 계속하고 있다고 하면 주변의 지인들은 깜짝 놀란다. 니가? 라는 말과 함께... 나도 내가 이렇게 지속적으로 계속하게 될 줄 몰랐다. 오늘도.. 아침 수업을 예약을 했었는데 도무지 움직일 수가 없어서 취소를 했었다. 그러다가 복직을 하려면 이런 생활이 계속되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 일어났고, 청소를 하고 빨래를 돌리고, 오후에 운동을 예약했다!

아자아자!오늘도 열심히 샌드백을 두드리고 와야겠다.

내가 다니고 있는 여성전용 킥복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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