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아줌마..? 아줌마...? 그래.. 아줌마지...

나를 칭하는 호칭에 받은 충격... 하지만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by 이하나

병원에 갔다 오던 버스 안에서 일어난 일이다. 비도 오고 기분도 별로라 집에 올 때 몇 정거장 안 되는 거리를 버스를 탔다. 마침 병원 근처가 버스 종점이자 출발지라서 앉아서 갈 수 도 있고 해서 버스를 택했는데... 내 옆에 갓난아기를 안은 젊은 엄마가 앉았다. 아기가 귀여워서 자꾸 힐끔힐끔 쳐다보게 되었고 아기도 뭔가 신기한 듯 내 옷을 잡아당기면서 웃기도 했다. 아기 엄마는 연신 미안하다고 했지만 워낙에 아기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아기와 노는 것이 마냥 좋았다...


내가 내일 차례가 되고 아기에게 안녕~이라고 인사를 하자 아기 엄마는 "いいおばちゃんに会えて良かったね"(착한 아줌마 만나서 다행이네)라고 했다... 아줌마.....? 헐... 그래.. 아무리 내가 화장도 안 하고 모자를 풀 눌러쓰긴 했지만... 나이가 40이 넘긴 했지만... 우린 초면 아닌가요...??? 그래! 나보다 애기엄마가 더 어려 보이긴 합니다만... 일찍 결혼했음 학부형이 됐을 나이긴 합니다만!!!!!


그래! 나 아줌마 맞다! 결혼만 안 했을 뿐이지... ㅠㅠ 그래도 너무했다... 내 나이 마흔이 넘어가긴 했지만... 다른 사람한테 직격탄을 맞고 나니 내 나이가 실감이 더 난다. 에잇! 인정은 한다마는 짜증이 나는 건 어쩔 수 없다! 그 핑계로 편의점에 들러 먹고 싶은 아이스크림 두 개를 사 와서 순삭!

나를 아줌마로 칭한 호칭은 충격과 함께 고칼로리로 나에게 돌아왔다. ㅠㅠ 오늘도 망했다.. 내 다이어트...


keyword
작가의 이전글언제부터였지? 에스프레소와 아메리카노를 좋아하게 된 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