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좀 그만 받아.. 나 힘들어.. 라며 컨디션난조로 화내는 내 몸
7일, 8일 짧은 여정으로 서울에 다녀왔다. 비행기를 놓친 것부터가 시작이었다. 도쿄 나리타 국제공항까지는 우리 집에서 2시간 이상이 걸린다. 비행기 출발시간을 고려해서 새벽일찍부터 움직였는데, 급작스런 공황증상으로 도중에 덴샤에서 내려 한참 시간을 보내고 공항에 도착한 시간은 비행기 출발시간 10분 전... 젠장...
이래저래 오후 비행기로 변경하고 공항에서 뻗었다. 공항에 마중 나오기로 한 일행들에게 사정을 이야기했더니 걱정 말고 나만 생각하고 천천히 오란다. 그렇게 나는 오후 비행기에 올랐다.
7일은 마장동 고기와 술로 오랜만에 포만감을 느꼈고, 무사히 지나가는 듯했다. 그런데 8일 오후부터 슬금슬금 불안증상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몸이 붕 뜨는 듯한 느낌이 들면서 토할 것 같았다. 그러나 일행들에게 내색을 할 수는 없어서 억지로 참았다. 거기다 약이 든 파우치를 잃어버려서 7일 오후부터 약은 또 전혀 먹지 못했다. (아마 7일 덴샤에서 내려 약을 부랴부랴 먹고 벤치 옆 자리에 툭 놔두고 그대로 온 듯....)
거기에 8일 저녁 돌아오기 위해 체크인을 하고 일행들과 차를 한잔 마시고 출국심사를 하는데, 티켓이 취소되었나는 것이 아닌가... 비행기 출발시간 1시간을 앞두고 있었다. 항공사 카운터에 가서 확인을 하라고 하는데, 항공사 카운터는 이미 클로즈되어 있는 상태.. 앞이 깜깜했다. 아놔.... 왜 이렇게 생각대로 되는 게 없지?
항공사에 카운터를 찾아 헤매다 겨우 한 곳이 오픈되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곳에 문의했더니, 그럴 리가 없다는 답변과 함께 티켓에다 도장을 찍어주는 게 아닌가. 출국 심사대에 갔더니 역시나 티켓이 취소되었다고 하길래 항공사 도장을 받아온 이유를 설명했더니 통과.... 뭐지??
도착은 나리타가 아닌 하네다 국제공항이었다. 하지만 공항에 도착하고, 입국심사를 하고, 짐을 찾아서 나오니 날짜가 바뀌어 9일이 되어있었다. 집에 오고 나서야 긴장감이 풀려서 인지 온몸에 힘이 빠지며 먹은 것들을 다 토해내고, 온몸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그날부터였다.. 11일(금) 어제까지 출근도 못할 만큼, 아니 화장실에 가는 것도 휘청거릴 만큼 어지럼증과 함께 두통, 목이 졸리는 듯한 느낌, 손발의 저릿함... 컨디션이 최악이었다. 물만 먹어도 토하는 날들이 이어졌고, 어제 병원에 갔더니 내과적인 이상현상은 아닌 듯 하니 다니고 있는 정신과로 가보라고 하셨다.
오늘 억지로 출근을 했더니, 출근을 하는 것만으로 온몸이 흠뻑 젖을 만큼 식은땀이 줄줄 흐르고 주변에서도 얼굴색이 안 좋아 보이니 조퇴를 하라고 해서, 조퇴를 하고 다니고 있는 정신과 병원으로 향했다. 선생님께서는 이틀 동안 약을 먹지 않은 것에 대한 離脱症状(금단증상)과 함께 불안 증상이 심해진 것 같으니 일주일 정도 회사를 쉬고 집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할 것을 권유하셨다...
이전에는 스트레스를 받아도 이렇게 몸에서 바로 반응이 일어나지는 않았었다. 그런데 이젠 몸에서 반응이 먼저 일어난다. 그만 스트레스를 받고, 몸을 돌보라는 의미일까?? 이번 주 한주도 쉬었는데.. 담주도 쉰다는 말을 어떻게 한담... 벌써 이것도 스트레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