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시작된 건가...??
지난주 일요일 의료사무 수업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고, 급격한 컨디션 난조와 함께 기분도 급격히 다운되었다. 이틀만 출근하면 이틀 쉬니까 조금만 기운 내자라고 생각하고 잠이 들었지만, 그 무거운 몸을 일으킨 건 그로부터 4일이 지나가는 오늘, 바로 지금이다. 어지럽고 속도 안 좋은 상태로 지난 4일간 쭈욱 잠만 잤다. 컨디션이 안 좋아 쉬겠다는 연락을 할 때도 거의 내정신이 아닌 몽롱한 상태였다. 살짝의 미열과 함께 끝없이 가라앉는 몸 상태에 감기인 건가?라는 생각을 했지만 그렇다고 하기엔 너무 기분이 다운되고 스멀스멀 작년 우울증이 심했을 때의 내 모습이 오버랩되기 시작했다. 그때와 정말 비슷하다!! 한없이 몰려오는 잠과 손가락 하나 까딱 하기 싫은 무기력감... 한동안 괜찮은 줄 알았다. 하고 싶은 일도 찾아보고, 회사일도 우울증이 찾아오기 전처럼 열심히 하고...
또다시 무리해서 괜찮은 척한 걸까? 사실 지난번 본가방문 이후로 줄곧 마음이 무거웠던 것은 사실이다. 정말 다 접고 한국으로 들어가는 것이 맞을까? 모든 걸 다 접고 한국으로 들어가서 할매의 옆에 있는 것이 나중에 내가 덜 후회하는 선택이 될까? 하지만 그러면 나는? 내 인생은?
지난번 본가방문 때 치매현상이 더 진행된 할매의 상태와 아빠, 엄마의 그런 할매에 대한 태도에 화가 났었다. 물론 잠시 시간을 같이 보낸 나와 매일을 함께 시간을 보내는 아빠, 엄마는 다른 입장이라는 걸 알면서도 할매에게 조금 더 친절했으면 하는 내 욕심은 끝이 없다. 할매는 나에게 말했다. "니 가믄 내 편은 아~무도 없는데, 니 안가믄 안 되나?" 그 말이 가슴 한 구석에 꽂혀서 여기서 이렇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나에게 "니는 그러고도 밥이 넘어가나? 니 혼자 살겠다고, 니 마음 편하겠다고..."라며 또 자책을 하고 만다.
나도 알고 있다. 할매가 원하는 건 무엇도 아니고 내가 행복하게 사는 것이라는 걸... 나에게 가지 말라고 말을 하면서도 문득문득 제정신으로 돌아온 할매는 나에게 오지 말고 거기서 잘 살아라고 했다. 절대 오지 말라고... 이제라도 니 하고 싶은 거 하고 살라고... 그런데 그 말이 더 내 마음을 무겁게 한다. 내가 행복하게 살길 바라면서도 나만을 바라보고 있는 우리 할매의 마음이 너무 잘 느껴지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가슴도 답답하고 숨도 턱턱 막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