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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댕챱 Sep 03. 2023

당신은 정말로 '알고'있습니까?

아는 것과 들어본 것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많은 UX/UI디자이너들이 자신의 경계를 넓히기 위해 학원도 다녀보고, 인강도 듣고, 아티클을 읽으며 여러가지 인사이트를 찾는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내 경험 안에서는 '안다'는 말은 참 많이 들어왔지만 정작 정말로 그것에 대해 '진짜 이해하고 있는 듯한'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아무튼, 이 글에서는 '안다는 것'은 무엇인지에서부터 시작해, 실제로 발견되었던 구체적인 양상들은 무엇이었고 내가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끝으로 어떻게 해야 어떤 것에 대해 잘 아는 상태에 가까워질 수 있는지까지 차근히 내 생각과 방법을 풀어가고자 한다.


목차:

1. 무엇에 대해 '안다'는 것

2. 안다고 하거나 모른다고 하지만, 사실은 그 어느 쪽으로도 확신 못하는.

3. 전 OOO의 대가는 아니라서...

4. 그럼 내가 그걸 '알고'있는 건지 아닌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5. 마무리 하며




무엇에 대해 '안다'는 것


일단 기초적인 정의부터 다시 들여다보면, 무언가를 안다는 것은 다음 상태를 일컫는 말이다.

(오늘의 주제와 무관한 정의는 생략했다)


1. 교육이나 경험, 생각 등을 통해 사물이나 상황에 대한 정보 또는 지식을 갖추다.

2. 어떤 사실이나 상황에 대해 의식이나 감각으로 깨닫거나 느끼다.

3. 어떤 심리적인 상태를 마음속으로 깨닫거나 느끼다.

4. 어떤 일을 어떻게 할지 스스로 정하거나 판단하다.

5. 어떤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이나 기술을 가지고 있다.


여기서 깨닫는다는 표현이 공통적으로 언급되는걸 볼 수 있는데, 이 '깨닫다'의 정의까지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물론 이 글의 주제와 무관한 정의는 여기서도 뺐다.)

사물의 본질이나 이치, 진리 등을 깊이 생각한 끝에 알게 되다.


위 2가지 정의를 토대로 종합하면, 안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이 2가지를 내포하게 된다.


정말로 내가 알고 있을 때 가능한 것

1. 그것의 본질에 대해 명확히 파악하고 있으며,

2. 명확히 파악하고 있기에 그것을 다양한 표현방식으로 수행하는데도 큰 문제가 없다.



안다고 하거나 모른다고 하지만, 사실은 그 어느 쪽으로도 확신 못하는.

그러나 많은 주니어-미드레벨 디자이너들의 경우,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방법론들, 이론들, 원리들, 심지어 자신이 프로로서 스스로 해내야 하는 일에 대해서도 아직까지 위 2가지를 모두 잘 해내는 사람은 본 경험ㅇ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위 2가지에 대한 현상은 시니어 레벨로 올라갈수록 그나마 하나씩 채워지는 특성이 있었는데, 아마 현업에서 일하며 쌓인 경험의 영향이 크지 않았을까 싶다. (하지만 우리가 하는 이 일의 특성이란게, 잘 변하지 않는 측면과 너무나 빨리 변해가는 특성 모두를 안고 있기에, 10년차가 아닌 20년차에 가까워져 가는 사람들 중에서도 가끔은 자신이 아는 것에 대한 기본적 이해조차 보이지 못하는 사람을 본적도 있다.꽤나 중요하고 기본적인 역량인데, 나와 같은 그룹의 사람들 사이에서 찾아보기가 이렇게 힘들었다니, 정말 씁쓸하고도 서글픈 현실이다.


'저 사람, 아직 잘 모르는 것 같다' 라고 느꼈던건 대체로 다음 2가지 측면에서였다: 


1. 나 자신의 상태에 대한 '앎'

2. 내가 배운 것에 대한 '앎'

여기서 1번은 개인적으로 오랫동안 고민상담을 해오면서 형성된데, 이 글에서 다루려고 하는 '앎'과는 약간 다른 원인도 있는 것처럼 보였다.


2번의 경우에 대한 예시로는, 인강이나 학원을 통해 배웠지만 정작 제대로 활용할 줄 모르는 케이스가 이에 해당된다.


실제로, 자신의 생각이나 말에 대한 아무런 근거가 없는데도 스스로 안다고 말하는 것의 본질을 꿰뚫지 못하고 그 겉껍데기에 사로잡혀있는 경우를 많이 본다. 그리고 그것에 대해 알았다고 착각한다.


<나는 정말 그걸 알고 있을까?>

만약 위에 언급했던 '정말로 알고 있을 때 가능한 2가지'가 제대로 수행되지 않을 경우, 그건 엄밀히 따지면 '그것에 대해 들어본 바가 있다' 정도의 상태로 보는 것이 더 적합하다. 본질을 파악하고 있는지와 무관하게, 한번쯤 들어본 것에 대해 당신은 아직 '기억만'하고 있는 것이다.



전 OOO의 대가는 아니라서...

만약 이렇게 생각했다면, 당신은 또 착각한 것이다.


무언가에 대해 명확하게 안다는 것은 반드시 어떤 것의 대가(또는 장인)만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당신이 그 분야의 대가가 아니라서 움츠러든 이유는, 아마 그 분야에 대해 굉장히 넓고도 깊게 정통하는 것과 내가 명확하게 알고자 하는 어떤 '것'에 대해 명쾌히 '이해하는 것'의 차이를 혼동해서일 것이다.


장인이나 대가라고 하면, (사전적 정의는 아니지만 상식적 측면에서의 정의로는)특정 방면에 대해 굉장히 숙련된 기술은 물론이거니와 오랜 시간의 고찰 끝에, 그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해를 넘어 점점 그 아는 것을 발전시켜 자신의 거대한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경지의 사람들을 그렇게 부른다.


예를 들어, 대가가 아니더라도 Chat-GPT라는 것이 어떤 원리를 기반으로 하는지, 어떤 역할에 특화되어 있는지는 자료를 찾아 공부하거나, 또는 그런 것을 잘 소개해주는 사람의 강의가 있다면 쉽게 얻을 수 있다.



그럼 내가 그걸 '알고'있는 건지 아닌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내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나만의 표현으로 설명해보기

일단 내가 그것을 알고 있는게 맞는지 아닌지를 알아보려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내가 알고있다고 믿는 것에 대해 역으로 다른 대상에게 가르침을 주는 것이다. 그러면 그 과정 중 내가 빠트린 요소가 무엇이었는지 드러나며, Next step으로 나는 무엇을 보충해서 공부하고 찾아봐야 하는지까지도 자연히 드러난다. 그래서 비로소 자기가 알고자 하는 것에 대해 온전히 속속들이 이해하게 되었을 때, 나의 언어로 바꿔 알려주기에도 아무런 무리가 없을 때, 우리는 이를 '저 사람은 OOO에 대해 알고있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내용이 말하는 것의 의미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사실 이건 완전히는 아니지만 요즘 한창 화두인 '문해력'과도 어느정도 상관관계가 있는데, 바로 어떤 내용/정보에서 말하는 게 정확히 뭐라고 말하는지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이건 그냥 단순히, 그 문장을 읽고, 말하고 어떤 단어의 뜻을 안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 문장을 구성하는 어휘, 구절이 모여 이루는 하나의 의미덩어리가 정확히 무슨 말을 하고 있는건지 알아차려야 한다. 그걸 제대로 깨닫지 못하면, 어떤 것에 대해 명확히 알기는 매우 어렵다. (물론, 이를 위한 어휘력을 갖추는 것은 시작에 불과하면서도 매우 기본적인 절차다)



마무리 하며

인간의 머리가 무슨 수억 테라바이트의 지식 보관소도 아니고, 현대사회에서 세상의 모오-든 걸 다 머릿속에 넣고 다닐 수는 없다. 그건 인간에게 가능한 영역이 아니다. 그러나 무언가를 명확하게 안다는 것은, 내가 얼마나 많은 지식을 머릿속에 보유하고 있는지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로 봐야할 것이다.


어릴 때 공부가 끝나면, "방금 그 걸 니가 다시 설명해봐"라고 계속 귀찮게 말씀하셨던 엄마의 모습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그때는 배운 걸 이해했고 못했고를 떠나, 안그래도 공부하느라 지쳤는데 뭘 자꾸 더 시키니 귀찮고 짜증나서 안했는데, 어쩌면 그때 나의 엄마는 이미 알고 계셨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내가 관심있었던 것들에 대해 혼자 깊게 탐구하고, 신이나서 주변사람에게 이를 떠들고 있는 나 자신을 돌이켜보면, 나도 모르게 위에서 말한 방식으로 관심사에 대해 탄탄한 공부를 해오고 있었던 것 같아 흥미롭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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