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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 짓는 은용이 Jul 11. 2021

"너에게 설거지를 보낸다"

<밥풀을 긁어내는 마음으로> 뒤표지

 남자가 부엌에 들어가면 고추가 어쩌고저쩌고 타령하는 사람

 안방에 앉아 담배 피우는 아빠

 장바구니 든 손이 부끄러운 아저씨

 집안일 돕는 착한 남편 흉내만 내는 남자

 집안일에 손가락 하나 까딱 않는 남자

 싱크대 바깥으로 거품 일부러 튀기는 남자

 싱크대 안에서 접시 일부러 깨뜨리는 남자

 계급 앞세워 깡패 두목 노릇 하는 군인

 후배에게 원산폭격 시키는 군대 안 다녀온 기자

 여성 노동자에게 “쉬하고” 다시 마주 앉자는 사장

 후배 기자를 “뭘 잘 모르는 애들”로 보는 논설실장

 페미니즘을 “못된 사조”라 일컫고 월경 모른 채 폐경 그린 소설가

 노동자가 죽어도 먼 산 바라보기 일쑤인 자본가

 전기밥솥 열 줄 모르고 라면도 못 끓인다는 정치인

 “해일이 이는데 조개나 줍고 있다”며 여성을 깔본 또 다른 정치인

 핵발전 좋아하는 고위 관료와 과학자

 이승만과 박정희와 전두환과 노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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