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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 짓는 은용이 Jan 30. 2021

참고 문헌···기역에서 비읍

설거지하며 생각한 것 4

 2018년 오월 <아들아 콘돔 쓰렴 ━ 아빠의 성과 페미니즘>을 세상에 내놓았을 무렵으로부터 책 읽고 생각 품는 깊이가 달라졌습니다. 더 낫고 좋은 쪽으로 조금씩 나아갔다고 할까요. 2020년 이월 <나, 페미니즘하다>를 선뵀을 때엔 생각이 좀 더 깊고 넓어진 성싶었죠.

 여러 징검돌 ━ 참고 문헌 ━ 덕에 나는 ‘누구에게나 고르고 판판한 세상’을 향해 더 멀찍이 훌쩍 나아갈 수 있을 듯합니다. 2021년 <설거지맨(가제)> 옆에 끼고.


 가나다순으로. 기역에서 비읍까지.


강남순, 백두리·허지영 그림, <안녕, 내 이름은 페미니즘이야>, 동녘주니어, 2018.

 좋은 엄마, 좋은 딸, 좋은 며느리, 좋은 여자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남자들이 정해 왔어요(25쪽).

 많은 사람이 함께 모여 여성과 남성의 평등을 외치기 시작한 것은 1848년 7월 19일에서 20일, 미국 뉴욕주에 있는 세니커폴스(Saneca Falls)라는 도시에서였어요. ‘페미니즘’이라는 말을 사람들이 쓰지 않았을 때라 ‘여성의 권리 운동’이라는 표현을 썼고, 짧게는 여성 운동(women’s movement)이라고 했어요(41쪽).

 어떤 사람들은 새니커폴스에서 열린 이 집회를 ‘1848년의 혁명’이라고도 불러요. 놀랍게도 이 집회에는 여자들만이 아니라 남자들도 있었어요. 여자와 남자가 함께 평등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었던 남자들도 많았거든요(42쪽).


강이수, <한국 근현대 여성노동>, 문화과학사, 2011.

 자본주의 초기 일=남성/ 가정=여성이라는 허구적인 성별분업 이데올로기가 형성됐고, 여성노동에 대한 성별분업 이데올로기의 영향은 여전히 견고하다(11쪽).

 (한국 기업에서) 여성들의 희생을 담보로 임시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전근대적 구조는 아직도 재생산되고 있다(252쪽).


강준만, <오빠가 허락한 페미니즘>, 인물과사상사, 2018.

 남자라도 이론에만 머무르는 페미니스트가 되긴 쉽다. 문제는 몸이다. 실천이다. 가부장제의 독재 체제 하에서 성장한 남자들이 머리로는 페미니즘을 껴안을망정 ‘몸에 각인된 타성’은 삶의 현장에서 실천을 완강히 거부한다. 나 역시 그런 사람이다. 무엇보다도 가사노동 분담을 늘 설거지하는 걸로만 때워 온 위선자다. 위선자가 되고 싶진 않아서 나는 페미니스트가 아니라고 말한다. 뻔뻔하다(66쪽).

게르드 브란튼베르그, 노옥재·엄연수·윤자영·이현정 옮김, <이갈리아의 딸들>, 황금가지, 1996.

 “얌전하다는 말은 남자애들한테나 쓰는 말이에요(135쪽).”


공지영, <즐거운 나의 집>, 푸른숲, 2007.

 낮에는 농사짓고 저녁이면 들어와 밥하고 빨래하고 밤이면 남편에게 맞고······. 어휴, 말도 안 돼(123쪽)!


권김현영, <다시는 그전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휴머니스트, 2019.

 페미니즘보다 휴머니즘을 지향한다거나, 여성 인권이 아니라 보다 전체적인 인권에 대해 말하고 싶다는 식의 말들이 휴머니즘과 인권을 가장 탈정치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91, 92쪽).

 가족 같은 분위기를 강조하는 회사일수록 회식이 잦고, 업무가 공사영역을 마구 오가며, 급여가 적다(118쪽).


권순택, 김세옥, <페미니스트입니다만, 아직 한드를 봅니다>, 탐탐, 2020.

 한쪽이 참아야 유지되는 관계는 건강하지 않다는 걸 우리는 너무나도 잘 안다. 말이 좋아서 ‘노오력’이지 사실은 ‘희생’이다. 그리고 그것은 궁극적으로는 폭력이다(48쪽).

 한국 기업들은 구성원들과 하청업체들에 필요한 때만 ‘유사 가족주의’를 강조한다.······중략······불합리한 업무지시나 회식 강요는 ‘가족 같은 공동체’를 위한 거라 우기고 개인의 삶은 가부장인 회사와 상사를 위해 당연히 희생해야 한다. 하청업체도 원청을 부모처럼 섬길 것을 요구한다(63쪽).

 똑같은 성인데 남성의 성공신화에선 성공의 증거물이 되고, 여성에겐 현모양처의 모습만 강요해요(154쪽).


권인숙, <권인숙 선생님의 양성평등 이야기>, 청년사, 2007.

 그러려면 무엇이 필요하겠니? 여성의 정치 세력화란다(307쪽).


김고연주, <나의 첫 젠더 수업>, 창비, 2017.

 우리나라 법원은 현재 전업주부 가사 노동의 가치를 매길 때 일용직 건설 노동자의 일당을 참고한다고 해요. 혹시 전업주부가 교통사고가 나서 피해 보상금을 받을 일이 생긴다면, 건설 노동자의 하루 임금을 기준으로 그 금액을 정하는 것이지요. 2017년 상반기 현재 그 임금이 10만2638원이고, 가사 노동에 휴일이 없는 점을 감안하면  전업 주부의 법적 연봉은 3745만 원이네요(132, 133쪽).


김덕호, <세탁기의 배신>, 뿌리와이파리, 2020.

 결국 가정과학운동의 목표는 산업사회가 설정한 남녀의 교유한 영역을 인정하는 것이며, 여성의 고유한 영역인 가정도 남자들이 공장을 과학적으로 관리하듯이 과학적으로 관리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가정경제학자들은 여성들에게 사회의 전문직을 추구하기보다는 주부로서 부엌에 머물라고, 나아가 가정생활을 향상시키는 것에만 관심을 가지라고 여성들에게 조언했다(78쪽).


김명희, <당신이 숭배하든 혐오하든>, 낮은산, 2019.

 통계청 생활시간 조사 결과를 보면 맞벌이 가구에서 아내의 1일 평균 가사노동 시간은 2004년 3시간 28분에서 2014년 3시간 13분으로, 10년 동안 겨우 15분 줄어들었다. 반면 남편의 가사노동 시간은 32분에서 41분으로 9분이 늘어났다. 2016년 사회통계 조사에서 ‘가사노동을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는 의견이 여성 58.3%, 남성도 무려 47.4%나 됐지만, 실제 가사 분담 실태를 보면 ‘부인이 전적으로/주로 맡는다’는 가구가 79.6%였다(98, 99쪽).


김보성, 김향수, 안미선, <엄마의 탄생>, 오월의봄, 2014.

 가장 큰 손실은, 여성들이 아이를 존재 그 자체로 바라보지 못하고 개선해야 할 불완전한 존재, 엄마가 노력하면 바뀔 수 있는 존재로 바라보게 만들어, 아이와의 관계에서 오는 즐거움을 경험하지 못하게 한다는 점이다(106쪽).


김수진, 오수길, 이유진, 이헌석, 정용일, 정희정, 진상현, <기후변화의 유혹, 원자력>, 도요새, 2011.

 한국 자연에 양수발전소를 부른 것은 ‘남는 전력’이었다. 특히 1980년대 중반 들어 심야에 전기를 싸게 쓸 수 있게 한 소비촉진책과 함께 양수발전까지 할 만큼 전력이 남아돌았다. 전력이 넘쳐난 것은 원자력발전소 때문. 1970년대에 착공한 고리 1·2·3·4호기와 월성 1호기가 잇따라 상업운전을 시작하자 “수요가 없어 전력이 남아돌고, 결국 원전을 가동하지 못해 막대한 매몰비용이 발생(252쪽)”했다. 투자한 돈을 회수할 겨를도 없이 전력이 그냥 샜다. 그래서 정부와 한국전력은 인위적으로 수요를 끌어올렸다. 전기료 인하가 잇따랐고, 1985년에 등장한 ‘심야전력제도’까지 더해지자 전력 수요가 크게 늘었다. 폭증한 수요는 1990년대 들어 ‘전력 부족 현상’을 불렀다. “전력 부족은 다시 원전 건설의 명분(253쪽)”이 됐다. 악순환! 한번 가동한 원전은 전기 생산량을 줄이거나 잠깐 멈출 수 없었다. 건설 기간도 10년을 넘기는 경우가 많아 계절과 시간에 따른 전력 수요에 무뎠다. 모르쇠로 발전을 해 알아서 쓰라는 격이었다. 때문에 정부는 예천양수발전소를 새로 짓기로 하는 등 좋지 않은 선택을 되풀이했다.


김은덕, 백종민, <사랑한다면 왜>, 어떤책, 2018.

 (종민.) 장보기는 물론 마늘 다지기나 대파 썰기와 같은 밑 준비부터 기름에 볶거나 뜨거운 물에 데친 뒤 양념을 입히는 일까지, 얼마나 수고스럽고 지난한 과정인지 요리를 하면 할수록 깨닫는다. 벗겨 놓은 양파 껍질과 잘린 생선 머리가 뒹구는 개수대는 떠올리기도 싫다. 수챗구멍에 낀 밥알을 빼는 일과 그것들을 음식물 쓰레기봉투에 담는 일까지 생각하면 속이 울렁거린다. 삽겹살이라도 구운 날에는 사방에 튄 기름때를 제거해야 하고 접시와 프라이팬은 세제를 몇 차례 눌러 짜도 여전히 미끄덩거린다(45쪽).


김지은, <김지은입니다>, 봄알람, 2020.

 제일 처음 인계받은 내용은 지사가 구두를 편히 신을 수 있도록 어떤 위치에 어느 정도의 각도로 놓아야 하는지였다(88쪽).

 피고인은 본인이 가진 권세가 얼마나 큰지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피고인 주변의 모두가 피고인의 말에 반문하지 못하고 따를 수밖에 없었으며, 피고인이 원하는 것은 뭐든지 진행해서 피고인 앞에 대령해 놓았습니다. 피고인은 그러한 떠받을어짐을 오랜 시간 경험하며 조직 내에서 제왕적 리더로, 추앙받는 종교인처럼 살아왔습니다(345쪽).


김진호, 이찬수, 김홍미리, 박미숙, <우리 시대 혐오를 읽다>, 철수와영희, 2019.

 “여성은 남성보다 열등하다.” 찰스 다윈이 한 말이고요. “여자는 남자를 위해 태어난 존재다.” 사회계약론을 주장한 장 자크 루소의 말입니다(105쪽).

 가장 가까이에 있는 불평등을 간과하면서 정의, 민주주의, 평등, 공정함을 이야기하는 건 모순이 아닐까요? 그래서 페미니스트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성평등 없이 민주주의 없다”라고요. 주체와 타자, 주체와 대상을 나누는 구조 안에서는 민주주의라는 말이 껍데기뿐일 수 있어요(117쪽).


김하나, 황선우,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위즈덤하우스, 2019.

 “둘만 같이 살아도 단체 생활이다.” 동거인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은 서로 라이프 스타일이 맞느냐 안 맞느냐보다, 공동 생활을 위해 노력할 마음이 있느냐 없느냐에 달렸을 것 같다. 그래야 갈등이 생겨도 봉합할 수 있다(119쪽).


김형경, <남자를 위하여>, 창비, 2013.

 지나치게 남자인 척하는 남자, 힘자랑하는 남자, 마초인 남자와는 관계 맺기가 불편했다. 그런 이들과 마주 앉아 이야기 나누면 십 분도 지나지 않아 내면에서 울컥하는 감정이 올라왔다. 그들의 남성답다는 정의에는 여자를 무시한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듯했다(295쪽).


김희진, <결혼을 묻다>, 영림카디널, 2014.

 우희 씨가 생각하는 결혼이란 일종의 팀을 이루는 일입니다. 누군가 앞서거나 뒤서는 것이 아니라 동등한 권리와 자격을 누리며 팀워크를 발휘해야 합니다(213쪽).


노명우, <인생극장>, 사계절출판사, 2018.

 미군은 한국 사람을 우습게 알았고, 한국 남자는 양색시를 양갈보라 부르며 우습게 알았고, 양색시는 흑인 미군을 ‘니그로’라 부르며 우습게 알았다. 서로 우습게 아는 관계가 물고 물리는 삼거리였기에 미군들끼리도 싸웠지만, 양색시와 미군 사이의 싸움도 적지 않았고, 한국인 남자와 미군 사이의 다툼도 종종 일어났다(310쪽).

데이비드 드 로스차일드, 환경운동연합 옮김, <뜨거운 지구에서 살아남는 유쾌한 생활습관>, 추수밭, 2008.


라문숙, <전업주부입니다만>, 엔트리, 2018.

 내게도 퇴근 시간과 주말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안일에서 손을 놓을 수 있는 시간이 점점 절실해졌다(129쪽).


로빈 월쇼,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설연구소 울림 옮김, <그것은 썸도 데이트도 섹스도 아니다>, 미디어일다, 2015.

 안드레아 패럿은······중략······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첫째, 어머니들은 단호하게 행동하고 아버지들은 그 단호한 행동을 지지하라. 둘째, 아이들이 긍정적인 자아상을 갖도록 돕고, 그들과 성에 대해 열린 대화를 나누라. 셋째, 부모들은 전형적인 성역할에서 벗어나 가사일과 육아를 함께 분담함으로써, 모든 사람이 똑같이 중요하고 평등한 가치를 지녔음을 가르치라(275쪽).


리베카 솔닛, 김명남 옮김,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창비, 2015.

 페미니즘은 어쩌면 대부분이라고 해도 될 만큼 많은 문화에, 셀 수 없이 많은 조직에, 세상 대부분의 가정에, 무엇보다도 모든 것이 시작되고 끝나는 우리 마음에 깊이 뿌리내렸을 뿐 아니라 아주 오래되고 광범위하게 퍼진 무언가를 바꾸려는 노력이다(206쪽).


리처드 도킨스, 이한음 옮김, <만들어진 신>, 김영사, 2007.


마르타 브린, 제니 조달 그림, 한우리 옮김, <시스터즈>, 한겨레출판, 2018.

 “노예제 폐지를 위한 대규모 회의가 1840년 영국에서 열렸습니다(6쪽). 미국에서 온 여성 대표단은 회의에서 발언할 수 없었고 커튼 뒤에 조용히 앉아 듣기만 해야 했습니다(7쪽). 엘리자베스 캐디 스탠튼은 소녀들에게 교육받을 권리가 있으며 여성은 자신의 재산을 관리할 권리와 이혼할 권리가 있다고 (성평등 선언문을) 썼습니다.······중략······선언문은 1848년 뉴욕 주 세니카폴스에서 열린 노예제 폐지 회의에서 발표됐습니다(9쪽).”

 1840년. 178년 전. 1848년. 170년 전. 그러니까 백칠팔십 년쯤 흐른 지금. 커튼 걷었으되 아직 바꿔야 할 게 많다. 누구나 교육받고 재산을 돌보며 이혼할 권리가 ‘진즉’ 있었음에도. 그러니까 백칠팔십 년쯤 흘렀는데.


마리아 미즈, 최재인 옮김, <가부장제와 자본주의>, 갈무리, 2014.

 언젠가는 결국 성공할 것이라는 환상이 ‘항상 진보하고 있고’, ‘선진적인’ 쪽에 의해 계속 유지되고 있었다. 그러나 이런 진보는 무엇보다 생활 기반, 자연, 인간의 본성, 인간적 관계, 특히 여성을 점진적으로 파괴하는 것에 기초해 있다. 이는 정말 죽음의 생산이다. 원자력 에너지, 마이크로 전자공학, 그리고 무엇보다 유전공학, 생명공학, 우주 연구 등 백인 남성이 이룬 최근의 기술 혁명 중 어느 것으로도 착취에 기초한 큰 사회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 이들은 자연과 인간의 본성을 파괴하는 것에 더욱 기여하게 될 것이다(431쪽).


마이크 버너스리, 노태복 옮김, <거의 모든 것의 탄소발자국>, 도요새, 2011.


매기 앤드루스, 재니스 로마스, 홍승원 옮김, <100가지 물건으로 다시 쓰는 여성 세계사>, 웅진지식하우스, 2020.

 팝 듀오 유리스믹스가 1985년에 발표한 페미니스트 찬가의 후렴구는 다음과 같다. “Sisters are doing it for themselves, Standing on their own two feet, And ringing on their own bells. Sisters are doing it for themselves(42쪽).”


미리내, 양지연 옮김, <보통이 아닌 날들>, 사계절, 2019.

 어머니는 조선인이라고 차별받을지 모른다며 자녀 교육에 열성이었지만 한편으로 오빠와 남동생에게는 시키지 않는 집안일을 나에게만 강요했다. 저녁을 먹고 나면 오빠와 남동생에게는 텔레비전을 보게 하고 나에게만 설거지를 시키는 것이 너무나도 싫어서 대들곤 했다. 조선인이며 여자인 나는 가족 안에서도 차별을 받는구나 싶어 분노가 치밀곤 했다(93쪽).


박김수진, <고기가 되고 싶어 태어난 동물은 없습니다>, 씽크스마트, 2019.

 소의 자연 수명은 20년가량이지만, 공장식 축산업 속에서는 길어야 4년이라고 합니다. 젖소는 인간동물이 마시는 우유를 생산해 내느라 끊임없이 임신 상태에 있어야 합니다.······중략······우유를 만들어 내기 위해 종신토록 강제 임신 상태로 있어야 하는 젖소는 출산 후 새끼들과 분리 수용되며, 4년 후 도축돼 식용 분쇄육으로 사용됩니다(43쪽).


박정훈, <친절하게 웃어주면 결혼까지 생각하는 남자들>, 내인생의책, 2019.

 남자들 스스로가 가해자였음을 받아들여야 변화가 있을 것이라 믿는다. 가해자로서의 죄의식을 갖고, 죄를 씻기 위해 남성 문화에 균열 내는 행동을 지속해 나가야 한다. 남자들이 더는 ‘그따위로’ 살면 안 되기 때문이다(109쪽).


박현욱, <아내가 결혼했다>, 문이당, 2006.

 천여 년 전 서라벌 땅에는 남편이 셋이나 되는 여자도 있었으니, 선덕여왕이 그랬다. 숙부인 용춘과 흠반, 을제를 남편으로 두었다(198쪽).


박현희, <백설공주는 왜 자꾸 문을 열어 줄까>, 뜨인돌, 2011.

 산업 혁명으로 사회가 밑바닥부터 재편되면서, 농사를 짓던 사람들은 이제 공장에서 노동자로 일하게 됐다. 농사일은 아버지를 따라 밭에 나가 일하면서 전수되지만, 공장 일은 그런 식으로 배울 수 없었다. 공장주들은 기본적으로 읽고 쓰고 셈하기를 할 수 있는 일꾼들을 원했다. 노동자의 자녀에게 읽고 쓰고 셈하기를 가르쳐 내일의 노동자로 준비시킬 제도가 필요하다는 사회적 요청에 따라 생겨난 것이 근대적인 학교였던 것이다(39쪽).

 문명화된 사회 전반에 확산된 ‘모성애’ 신화는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 하여금 감히 ‘육아가 너무 지겹다’는 생각을 인정하는 것조차 금기로 한다. 그러니 몸의 피로는 물론이고 정신적 결핍에 대해서도 감히 말하지 못하는 것이다(138쪽).


벨 훅스, 이경아 옮김,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 문학동네, 2017.

 노동자 계급이면서 실직자인 많은 남성은 백인우월주의-가부장제하에서는 자신의 일에서 권력을 맛보지 못하므로 자신들이 절대적인 권위와 존경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장소인 가정에서 대리만족하라고 부추겨진다. 남성들은 지배 계급 남성들에 의해 사회화되어 일터와 같은 공적 세계에서는 지배받지만 가정이나 연인 사이 같은 사적 세계에서는 응당 권위를 누려 남성성을 회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155쪽).


벨 훅스, 이순영 옮김, <남자다움이 만드는 이상한 거리감>, 책담, 2017.

 가부장제는 정신이상을 일으킨다. 가부장제는 미국에서 남성들을 괴롭히는 심리적 질병의 근원이다(69쪽).

 개개의 남성들이 성차별주의 인식에 용감하게 도전하고 가사 일을 하면서 관계의 기술 역시 배울 수 있었던 것은 아이들을 사랑하는 부모 역할에 동참하면서였다(173쪽).

 가부장 문화에서 남성들은 자신의 고통을 말할 수 없다(233쪽).


브랜지엔 데이비스, 캐서린 로스, 이한중 옮김, <지구형 인간>, 갤리온, 2009.

빌 브라이슨, 이덕환 옮김, <거의 모든 것의 역사>, 까치,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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