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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때문에 괴로우신가요?

마음으로부터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

by 명상하는 그레이스


"따뜻한 햇살이 온몸을 감싼다고 상상해 보세요"

"지금 이 순간 편안하게 머무르세요"

"호흡을 느껴보세요"

"의자에 닿는 엉덩이 느낌에 집중해 보세요"


요즘 많은 기업들이 명상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죠.

저도 기업에 몸 담고 있었을 때 명상 특강을 접하게 되었고, 당시 강사님의 코멘트입니다.

번잡한 마음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고 당시엔 느꼈습니다.

그러나 명상이 무엇인지 알게 되니, 이렇게 명상을 처음 접하는 게 얼마나 위험천만한 일인지 알게 되어

걱정이 앞섭니다.


대부분 명상을 '평화로운 상태, '고요한 상태'로 알고 있고, 가르치는 사람도 의심 없이 그리 가르칩니다.

'마음을 고요히 두세요' 했을 때, 조금은 차분해지는 기분(?) 때문에 명상 상태라 굳건히 믿게 됩니다.

평소와는 다른 상태니까요.

그러나 마음이라는 녀석은 우리가 어찌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잠깐 고요해졌다는 착각에 빠질 뿐, 우리의 삶은 1도 바뀌는 게 없습니다.

오히려 명상한다는 아상에 빠져 카르마를 더 키울 뿐이죠.


아무리 고통스러운 상황에 처해도 그 생각을 3초 이상 지속하지 못할 만큼,

생각은 백만분의 일초 단위로 일어납니다.

제게 소중한 분이 돌아가셨을 때조차 장례식장 가는 길에 그 분에 대한 생각만 하는 게 아니라

잡다구니 한 생각들이 올라오는 걸 보며 생각에 항복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마음(=생각)을 우리가 바꾸고,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러나 대다수의 사람들은 생각을 통제 가능한 것으로 대단히 잘못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부자가 되려면, 성공하려면, 생각을 바꿔야 한다는 둥,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식의 처세술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거겠죠.

그리고 머리로는 아는데 실천할 수 없을 때 더 큰 구렁텅이로 빠지게 됩니다.

나는 안되나 보다 하는 죄책감 속으로요..

이웃을 사랑해야 하고, 원수를 사랑해야 하는 종교가 그런 점에선 단연코 죄책감의 최고봉입니다.


이 대전제(생각은 자연발생적으로 나의 의지와 무관하게 일어남)를 먼저 알아야 합니다.

죄책감에 빠질 필요 없이 그저 생각에서 벗어나는 길만이 유일한 길이고, 그것이 명상입니다.


명상은 'OO 한 상태'일 수 없습니다.

상태는 그것을 가늠하는 마음속에서 형성되는 것이므로, 내가 어떤 상태로 명상을 하고 있다면 그건 올바른 명상이 아닙니다.

명상은 마음이 사라지는 찰나, 찰나, 찰나 입니다.

좀 전 찰나에는 현존이었지만, 다음 순간 생각에 빠졌다면 더 이상 명상이 아닌 겁니다.

그래서 유경 선생님께서는 깨달은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설명하십니다. 현존의 찰나만 있을 뿐.


아래 마음의 속성과 마음으로부터 벗어나는 방법에 대한

유경 선생님의 글(명상에 대한 엑기스를 고스란히 담은)을 꼭 한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흔히들 명상은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것, 고요해지는 것이라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편안한 마음, 고요한 마음, 행복한 마음이란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마음의 본질은 욕망, 불안, 두려움, 분노 등의 부정적 에너지 파동일 뿐입니다.
이러한 파동은 100만 분의 1초 단위로 일어나고 있어서,
인간의 인식 범위 안에서는 가늠조차 되지 않습니다.
우리가 편안함과 행복을 느끼는 순간도 있지만
그것 역시 그저 표면의식의 착각에 불과합니다.

마음이란 '나'의 의지와 전혀 상관없이
무의식 차원에서 끊임없이 자연발생되고 있는 현상이므로
인간은 자연현상을 어떤 방법으로도 파악하거나 컨트롤할 수도 없습니다.
따라서 마음을 평화, 안정, 고요 등의 특정한 형태로
변형시키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평생 동안 불가항력적으로 끌려다닐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마음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은 가능하며,
그 유일한 통로는 사띠(satti, 알아차림)를 통한 시간의 삭제, 즉 찰나입니다.
마음 에너지가 파생되고, 활성화될 시간이 사라지면
마음은 당연히 작동될 수 없습니다.
마음의 조건인 시간이 삭제되어야만, 마음이 삭제될 수 있는 것이죠.
시간이 삭제된다는 것은
과거, 현재, 미래라는 시간의 흐름이 사라지고
오직 '이 순간'만 있는 것입니다.

시간이 사라진 찰나, 찰나, 찰나에만 존재하는 것이 현존입니다.
현존은 사띠(satti, 알아차림)를 통해서만 실현이 가능합니다.
끊임없이 현존할 경우, 우리는 마음의 지배로부터 벗어나 살아갈 수 있게 됩니다.
따라서 올바른 명상이란 평화로운 느낌에 빠지는 일종의 착각 상태가 아니라
끊임없이 시간 차원으로부터 벗어나고 있는 상태,
마음으로부터 벗어나고 있는 상태,
에고의 소멸이 이루어지고 있는 현존 상태라 할 수 있습니다.

사띠(satti, 알아차림)를 바르게 실천할 수 있는 강력한 방편으로
사마타명상이 있습니다.
사마타란 '한 대상을 있는 그대로 본다'라는 뜻으로
사마타 명상에서의 '한 대상'은 호흡입니다.
호흡 흐름을 따라다니면서 느끼고, 해석하고, 이미지화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단전에 위치를 고정하고 호흡을 매 찰나 끊어짐 없이 보기만 하면
마음(머리, 에고, 나)이 끼어들어 분별할 시간이 점차 사라져
비로소 현존의식이 드러납니다.

- by 현존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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