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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화차'에 담긴 현존의 의미

깨어남의 유일한 방법

by 명상하는 그레이스


영화 '화차'는 제게 꽤 강렬하고 여운이 유독 길었던 영화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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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화차' 포스터 (출처: pinterest.com)



영화는 휴게소에서 갑작스레 실종된 예비 신부 선영(김민희 배우님)을 찾는

문호(고 이선균 배우님)의 시선을 따라,

범상치 않은 그녀의 과거와 정체에 대해 충격적인 진실이 하나씩 파헤쳐지는 내용을 그리고 있는데요,

선영은 자신의 과거를 세탁하기 위해 살인을 통해 새로 얻은 이름이었고,

같은 수법으로 신분 세탁을 계속해나가려 하죠.


살인 대상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가 친해진 다음, 아무렇지도 않게 살인을 저지르는 선영은

그야말로 살인마, 악인 그 자체입니다.

그러나 영화는 다른 사람의 삶을 훔치면서까지 행복하길 바랐던 선영의 심리와

그럴 수밖에 없었던 선영의 과거 삶을 세밀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내가 저 상황이라면 나라도...' 공감과 연민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화차'란 나쁜 짓을 한 악인을 지옥으로 데려가는 불타는 수레라는 뜻으로

원래 불교에서 쓰는 용어라고 하네요.

한번 올라탄 자는 두 번 다시 내릴 수 없다고 합니다.

더 깊은 지옥으로 떨어질 뿐이죠.


왜 이런 고난과 고통의 나락으로 떨어져야만 하는 걸까?

그리고 우리네 인생도 설정값이 다를 뿐, 선영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꼈습니다.


지난 명상 수업에서 저희 명상 스승님께서 이와 관련한 말씀을 주셨습니다.



인간의 유일한 죄는 깨어 있지 못한 죄다.
그 외 자질구레한 것들은 죄라고 말할 필요가 없다. (설사 살인을 저지른다 해도)

삶의 모든 것은 이미 정해져 있으며,
내가 무언가를 해서 이뤄내는 게 아니다.
인간이 오직 해야 할 일은, 또 할 수 있는 일은
깨어있기 위한 '자유의지'를 내는 것뿐이다.

왜 인간은 고통의 구렁텅이로 빠지게 되는 걸까?
깨어 있지 않으면 고통이 오게 되어 있고,
그 고통으로 인해 현존으로 가는 방향성이 생기게 되기 때문이다.
그 방향성은 '자유의지'를 낼 힘을 만든다.

- by 현존유경

흔히들 해야 할 일을 못해서, 많이 먹어서, 약속을 못 지켜서, 게을러서, 실수해서 등등

죄책감에 휩싸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일들은 일어날 일이 일어난 것일 뿐,

실제로 뉘우치고 반성해야 할 부분은

'깨어있지 못한 모든 순간'입니다.



대부분의 시간을 깨어있지 못하기에, 잠자기 전 저녁기도를 통해

지난 하루의 잘못을 속죄하고 더 나은 내일을 맞고자 마음을 새로이 합니다.

기도문에 '악을 저지르고 선을 멀리한 모든 잘못'이 '깨어있지 않은 모든 순간'입니다.


깨어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종교활동을 하는 것도, 경전을 읽는 것도, 봉사를 하는 것도, 고행을 하는 것도 아닙니다.

오로지 마음에서 벗어나는 명상을 통해 깨어날 수 있습니다.



"...

악을 저지르고 선을 멀리한 모든 잘못을 진심으로 뉘우치나이다.

하느님의 은총으로 속죄하고

다시는 죄를 짓지 않으며

죄지을 기회를 피하기로 굳게 다짐하오니

우리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 공로를 보시고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주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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