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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짱 Nov 26. 2016

21살의 선택

작은 도전이 인생에 미치는 영향


 때는 2013 내가 21살때의 이야기다. 새내기 시절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학과행사에 참여한 덕분에 나는 2학년이 되자마자 과내 광고학회 '광고여왕' 맡게 된다. 우리과 입학생들 중에서도 광고학회에 들어오게 되는 새내기는 대략 6 정도. 이들과 나는 함께 1 동안 광고왕국을 만들어야 한다. 나는 지금까지 학회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활동을 기획하게 된다.



작은 도전


 식 과행사 홍보 포스터 만들다: 나는 학과내에서 열심히 활동을 하는 학생들 외에 편입생이나 외국인학생들도 과행사를 모두 알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홍보 포스터를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실행에 옮긴다. 하지만 당시 학회원들 중, 포토샵을 다룰 수 있는 인원이 아무도 없었으므로 수작업을 하게 된다. 수작업이라 함은 전지와 각종 색종이 등의 문구류를 구매해 꾸미는 것이다. 퀄리티는 높지 않았으나, 기존의 글자만 써서 벽에 붙이는 딱딱한 형식의 포스터가 아닌 이야기가 담긴 포스터를 붙이기 시작하니 적지않은 주목을 끌었고, 종강할 때 쯤에는 우리 포스터를 기다리는 사람이 생겨날 정도였다. 기획과 제작까지 모두 다 같이 참여하는 것을 권장한 덕분에 그 어떤 학회보다도 모임이 잦은 학회가 되어 팀원들간의 친목을 확실히 다지게 되었다.

 외부 전문가를 초빙해 전문 강의를 듣다 : 이전 학회 모임에서는 친목 위주의 활동들이 대부분이었다. 제대로 된 이론지식이 없는 학생들끼리 실질적인 광고에 관련된 활동을 하기에 어려운 부분이 분명히 있었다. 그래서 나 먼저 지식을 쌓아 학회원들에게 알려줘야 겠다 생각했고, 차라리 학회원들도 함께 공부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외부 초청 강의를 고민하게 된다. 가까운 곳에 KT&G 상상 유니브에서 마케팅 공모전 클래스를 오픈한다는 소식을 듣고  KT&G 상상유니브 측으로 팀원들과 다 같이 그 강의를 들을 수 있도록 문의했다. 다행히 의견이 수렴되어 학회원들과 함께 수업을 수강하게 된다. 이 강의에서는 팀을 구성해 공모전에 출품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되었고, 성공적으로 마무리 하게 된다.


 1년 동안 20명 정도의 학회원들을 이끄는 일은 생각보다 많은 개인적인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했다. 저마다 다른 의지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한데모으고 행동하게 만드는 일은 쉽지 않았다.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여러번 하긴 했지만, 새내기들에게 대학 생활에 대한 좋은 기억을 심어주고 싶은 욕심을 버릴 수 없었다. 살면서 알바도 제일 열심히 했는데 모두 학회운영비로 탕진했다. 그래도 이땐 아깝다는 생각 하나도 안했던 것 같다.



21살의 선택


 학회를 운영하면서 가장 크게 변한 것이 있다면 막연하게만 생각했던 나의 꿈를 선명하게 그려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 것이다. 국문과를 선택한 이유도 '광고 카피라이터'가 되고 싶어 선택한 차선책이었는데 대학생이 되자마자 새로운 문화와 환경에 젖어 즐기기에 바빴지 꿈을 생각하는 일은 소홀히 했다. 잊고 있던 나의 꿈이 광고여왕을 맡으며 다시 살아나기 시작한거다. 이 마음에 불을 지핀것은 광고여왕을 맡으며 수강했던 KT&G 상상유니브 마케팅 클래스에서 만난 강사님이다. 서울에서 온라인 마케팅 대행사 대표님이셨던 강사님은 강의를 들은 학생들 중 서울에 찾아온다면 밥한끼 사주겠다는 말씀을 하셨다. 이 말을 놓치지 않고 나는 방학이 되자마자 서울에 가서 강사님을 만났다. 앞으로 어떻게 나의 미래를 준비하면 좋을 지 상담을 받게 된 것을 인연으로, 나는  강사님이 운영하는 온라인 마케팅 대행사 '레드브릭스'에서 일을 시작하게 된다.


 생각해보면, 광고여왕을 맡으면서 모든 것이 '처음'인 경험을 시작했다. 처음으로 사람들을 이끄는 모임의 주장이 되었고, 기획이란 걸 경험했으며, 집에서 벗어나 왕복 8시간이 걸리는 서울에서, 순전히 열정만으로 나를 받아준 회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별 것 아닌 일들로 비춰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선택들이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라고 감히 말한다. 경험하고 싶은 일이라면 겁내기 보다 일단 뛰어들고 보는 사람이, 왕복 8시간이 걸리는 버스를 타고 강의를 듣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 사람이, 우물 안 개구리라는 말이 어떤 말인지 정확히 아는 사람이 되었다. '경험'이라는 흔한 말이 나에겐 더없이 소중한 단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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