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기

어렵지만, 여전히 나는

 시가 어렵다. 문학을 좋아한다 참 쉽게 이야기하면서. 어느 시의 어느 한 구절조차 제대로 외지못하고,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가장 낯간지러웠던 건 내가 시를 읽고있다는 말이었다.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시를 붙들고 있으면서 그 모습이 자연스럽지 않으면서 또 이런 모습을 보이고 싶은 심리인가.

어려워서 포기하고 싶은 것들은 많아도, 어려움에도 놓고싶지 않은 것들은 적었다. 다행스럽게도 나에게 시는 놓고싶지 않은 것이다. 방금전에 쓴 문장조차 확신이 없어 쓰다 지우는 나에게 시창작은 여전히 멀고도 흐릿하다. 하지만 책방에만 가면 여전히 시집을 들고 아무 페이지나 펼쳐들어 읽어본다. 한 번 읽고 생각하고, 두 번 읽고 생각하고. 읽을 때마다 다르게 다가오는 낱말의 조합들이 생경하고 또 새롭다. 

무엇 하나 반복해서 하길 싫어하는 철딱서니 없는 나에게. 시 읽기란 끈기를 배워준다. 가만히 사유하는 것이 어색한 나에게 시는 나의 세계로 빠질 수 있게 도와준다. 오늘도 나는 이해하지 못한 시를 붙들고 생각하고 또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