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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호현 Dec 26. 2019

베트남 여행 소고

쉰다는 건 뭘까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했고 어느 정도 이뤘던 여행. 철저히 이방인으로서 누릴 수 있는 책임의 자유. 그리고 바쁜 삶에서 흘리고 왔던 몇 가지 생각들. 스트레스는, 도시가 만드는 조급증은 사랑하는 것들을 당연하게 만들고, 하고 싶었던 일들이 해야 될 일이 되며, 별것 아닌 우연들도 강박적으로 필연으로 만들어 우리를 괴롭힌다.




아무런 책임과 슬픔이 없는 호화로운 리조트에서 운동도 하고 책도 읽고, 수영도 하고 술도 마시고, 깊은 이야기도 나누고. 그리고 바람과 파도를 느끼면서 하늘 보고. 오글거리긴 하지만, 깊은 행복이란 걸 처음으로 제대로 느꼈고, 해야 될 일들이 하고 싶은 일로 바뀌는 벅찬 감동을 느꼈다. 어쩌면 세이브 포인트 하나를 만드는 경험을 했을지도 모르겠다. 또 열심히 돈 벌다가 지치면 금세 날아올 수 있는 곳,




잠깐 도심에 들렸는데, 얻었던 몇 가지 인사이트들. 타지에서 안전하다는 감각을 느낌과 동시에 매우 친절하고 사려 깊었던 베트남 사람들. 그리고 독특하지만 왠지 모르게 익숙했던 향신료들. 우리와 다른 기후와 식생이 주는 햇빛과 풍광. 비위생적이고 낙후되었지만 불편함을 예민함으로 받아들이는 게 아닌, 편견 없이 봄으로써 얻었던 평안들. 볼 것 없던 시장에서 발견한 슬퍼질 정도로 예뻤던 초록색 원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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