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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는 것은

다르덴 형제의 영화 <자전거 탄 소년>

by 트로츠뎀
"당신의 팔을 아프게 해서 미안해요.
당신과 함께 살고 싶어요, 항상."
- 시릴이 사만다에게


영화 <자전거 탄 소년>의 한 장면


내가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
또는 누군가가 나를 사랑한다는 것,
당신은 그것을 알 수 없다고,
확신이 들지 않는다고,
그냥 우연일 뿐이지 필연은 아닌 것 같다고,
도무지 명료하지가 않다고 말한다.

그러나, 주인공 시릴에게는 모든 게 반대였다.
아버지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조차 할 수 없었고
그래서 자신 몰래 이사를 가버렸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고,
그래서 아버지가 자신의 자전거를 판 게 아니라
누군가가 훔쳐갔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아버지가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너무나 분명하고 명료한 필연이기에...

그러나, 모호한 사랑의 시대에
한 아비의 사랑도 우연에 지나지 않을 수 있음이
시릴에게 명확해지는 순간..
시릴에게 또 다른 사랑이 아주 우연이 찾아온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사만다의 팔에 자신이 남긴
선명한 상처에 마음아파하며...
시릴은 사람이 사람을 사랑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명료하게 깨닫는다.
사랑은 당신을 아프게 하지 않은 것이고,
당신과 항상 함께 하고 싶어 하는 것임을..

그래서 자신을 버리고 간 아버지의
"다시는 나를 찾지 말라."는 잔인한 속삭임에 몸서리쳐야 했고,
불량한 세상의 거짓 사랑에 힘겹게 버티던 시릴이 말한다.

"당신을 아프게 해서 미안해요. 당신과 함께 살고 싶어요, 항상".




영화 <자전거 탄 소년> 속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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