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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로츠뎀 Dec 22. 2018

타인의 모든 상처

이윤기 감독의 영화 <여자,정혜>

누군가가 길에 버려진 고양이 한마리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실연의 아픔으로 술에 취해 거리에 쓰러진 낯선 사람을
집으로 데려올 용기를 가졌으며,
툭하면 빠지는 자신의 속눈썹 하나도 의미없이 버리지 못한다면...
그 사람의 과거 어디 쯤엔 그럴만한 이유가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상처라고 부르는...
그러나,
우리는 너무 쉽게 타인의 그 모든 상처를 들추어낸다.
무심코, 함부로, 배려없이 던지는 몇마디 말들로.

영화 <여자,정혜> 속 장면

여자,정혜에겐 어린 시절 여자로선 감당할수 없는 일들이 생겼고,
그 기억하기 싫은 상처는 늘 여자,정혜를 따라 다녔다.
세상의 남자가 여자,정혜에게 만든 상처를
사랑보다는 욕구에 충실했던 남편이라는 남자는
별 생각없는 몇마디 말로 다시 덧나게 했으며,
'아팠다'는 여자,정혜의 말에 귀기울이지 않고
잠에 떨어진 남편을 남겨두고
여자,정혜는 새벽을 걸어 집으로 돌아와야 했다.
그래서, 여자,정혜의 결혼은 단 하루만에 끝이 났다.

누구보다 사랑받고 싶었고, 행복하고 싶었으나
남자들의 섬세하지 못한 배려와
함부로 던지는 말들에 힘겨워하던 여자,정혜가
자신을 자꾸 '언니'라고 부르며 구두를 팔려 애쓰는 남자 직원에게,

"손님을 좀 인간답게 대해줄 수 없나요?
여자구두 파는 데 남자직원은 좀 아닌 것 같아요."
 
#여자정혜, #영화, #영화대사 #영화속명대사 #영화보기 

주제곡: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

https://www.youtube.com/watch?v=vpFKpHwgw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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