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스며들다.

14장 제목은 "불안의 시작"

by 슈우

1. 지나가는 순간과 멈추고 싶은 마음

이른 아침. 공항으로 향하는 길은 유난히 조용했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도시의 윤곽도 흐릿했고, 라디오에서는 낮은 볼륨의 클래식 음악이 잔잔히 흘러나오고 있었다.


모모코는 창밖을 바라보다가 조용히 고개를 돌려 류를 바라보았다.


그의 손은 운전대 위에서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피곤해요?"


모모코가 조용히 묻자, 류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이 순간이 천천히 지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에요."


그 말에 모모코는 조용히 손을 내밀어 그의 손등 위에 살며시 얹었다.


그 손길은 말보다 따뜻했고, 서로가 서로에게 마지막 온기를 전해주는 방식이었다.


2. 떠나야 한다는 현실, 붙잡고 싶은 순간

공항 로비는 평소보다 한산했지만, 그들의 마음만큼은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출국 수속을 기다리는 줄에서, 모모코는 잠시 고개를 숙였다.


여행자들 틈에 섞인 자신이 마치 떠나야만 하는 존재라는 현실을 더 분명히 느끼는 순간이었다.


"류 씨, 여기까지 와줘서 고마워요."


"아니에요. 끝까지 같이 있고 싶었어요." "마지막이니까, 더 함께 있고 싶었어요."


모모코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작은 파우치를 꺼내 류의 손에 쥐어주었다.


"이거… 한국에 오는 날마다 하나씩 쓰려고 산 향수예요." "근데 이제 당신이 가지고 있어 줘요."


류는 당황한 듯 웃었지만, 곧 조심스럽게 그것을 품에 넣었다.


그 안에는 모모코가 고른, 아주 은은한 우디향의 작은 병이 들어 있었다.


그 향은 이제 그녀가 아닌, 그의 공간 속에서 남겨질 것이었다.


3. 서로를 향한 마지막 확신

보딩 게이트 앞에서 시간은 멈춘 듯 흐르고 있었다.


마지막 인사를 나누기 전, 두 사람은 잠시 그 자리에 서서 말이 없었다.


"당신이 내 옆에 있어 준 이 시간이…" "나한텐 현실 같지 않았어요."


모모코가 말했다.


"현실이 아니길 바라는 거예요?" "아니면 영원하길 바라는 거예요?"


그녀는 잠시 말이 없다가, 천천히 대답했다.


"둘 다요."


류는 숨을 깊이 들이쉬고 말했다.


"나는 우리가 다시 만날 거라는 걸 믿어요." "기다릴게요. 그게 언제가 되든."


"나도 믿을게요." "그리고 그 약속, 나 혼자서라도 꼭 지킬게요."


모모코는 그의 손을 잡았다.


공항이라는 장소의 특수함이, 이별을 더 절절하게 만들고 있었다.


서로를 향한 마음은 이미 무수한 장면으로 각인되었지만, 그 모든 기억보다 더 오래 남을 순간이 지금이었다.


4. 마지막 포옹, 사라지지 않을 마음

마지막 포옹.


그 포옹은 긴 말보다 진심을 정확히 전해주었다.


서로의 온기가 스며들었고, 손끝의 떨림은 애틋함으로 번져갔다.


비행기 출발 시간이 가까워지자, 모모코는 고개를 들었다.


눈가가 살짝 젖어 있었지만, 그녀의 표정은 단단했다.


"류 씨. 다시 만날 날까지, 잘 지내요." "나도, 내 자리에서 잘 지낼게요."


류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같은 하늘 아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버틸 수 있어요." "그러니까… 돌아와요. 언제든."


모모코는 돌아서기 전, 마지막으로 손을 흔들었다.


류는 움직이지 못한 채, 그 자리에 서서, 그녀의 뒷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바라보았다.


그날 공항에서의 약속은, 두 사람의 마음속에 한 장의 편지처럼 깊이 접혀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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