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요가 에세이

08, k99774532님의 리뷰

by 김윤선


독자의 리뷰


대놓고 아사나를 설명하지 않아서 좋았어요


책 편식이 심해 장르를 다양하게 읽지 못하는데요. 특히나 에세이는 제가 즐겨보지 않아요^^;;
그런데 책 표지 그림이 수채화처럼 은은해서 읽어보고 싶어 졌지요. 게다가 작가님이 시인이라 들었어요.'시인이 쓴 요가 이야기는 어떻게 풀어냈을까?'라는 물음으로 책장을 펼쳤습니다.

감수성이 풍부하셔서일까요? 목차를 훑어보니, 다른 책들처럼 대놓고(?) 아사나를 설명하는 듯한 뉘앙스의 소제목이 아니라 좋았어요^^ 수리야 나마스까라부터 명상 호흡 만트라까지 온몸의 감각을 구석구석 자극시켜줍니다. 아사나에 대한 부연 설명을 하지 않았지만 글로 아름답게 풀어내 주셨네요.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나면 한 시간 꽉 찬 요가 수업을 들은 기분이 들어요.

처음 요가를 접했을 때 설렘, 신기했던 아사나 이름, 신화 속 아사나, 요가 시간에 틀어주던 음악이 궁금해 요가 선생님께 물어보던 나의 모습까지 희미하게 떠올랐어요^^ 저는 특히나 작가님의 아도 무카스 바나 아사나를 '우리 몸의 은하수'라고 표현한 부분이 너무 좋았어요.

천문학자 칼 세이건은 은하수를 '밤하늘의 등뼈'라고 했다. 밤하늘의 등뼈라니....... 나는 요가 자세 '고개 숙인 개 자세'를 떠올렸다. 밤하늘의 등뼈는 우주의 등뼈, 소우주인 우리 몸의 등뼈는 소우주를 지탱하는 은하수와 다르지 않을 거란 생각과 함께 말이다. - 본문 중에서

아도 무카스 바나 아사나를 보고 밤하늘의 은하수를 떠올린 작가님의 글이 참 예쁘죠^^

책 속에 실린 삽화와 글을 한참 동안 들여다보았습니다.

포도알 사이에 아름다운 거리가 있어서 그런지 포도는 향기롭고 달콤했다. - 본문 중에서

또, 작가님은 요가 수업을 하며 지나간 무수히 많은 수련생들과의 시절 인연을 포도알에 빗대어

아름답게 표현해 주셨어요. 포도알이 빽빽하게 붙어있지 않고 적당한 간격을 벌리고 있는 포도가 향기롭다는 것, 요가를 하며, 인간관계에서도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법을 알아갑니다라고.

책의 마지막 부분에 요가를 하며 글 쓰는 작가님의 애씀과 위로를 담담하게 적어놓았어요.

무거운 머리를 잠잘 때를 제외하고 몸의 맨 꼭대기에 둔 채 평생을 살아간다..... 작가는 한밤중에 깨어 기다리는 사람이다. 한 바가지 마중물을 녹슬고 망가진 우물에 끝없이 부어서라도 저 깊은 곳으로부터 생수를 끌어올리는 사람이다. 쉽게 나아가지 않는 문장 앞에 깜박이는 커서를 놓은 채,...... 생략........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사람이다. - 본문 중에서

그래서 글을 쓰는 사람이나 창작활동 예술을 하는 사람들은 무거워진 머리를 어머니 대지의 품에 안기듯이 내려놓는 요가 동작이 꼭 필요하다고 적어놓으셨네요.

(그래서였을까요?? 제... 제가 유난히 머리를 아래로 가게 하는 역자 세 들을 좋아합니다)

작가님의 말씀처럼, 시르사 파다 아사나 혹은 전갈 자세는 스스로 내면, 외면의 문제를 알아차리고 치유하도록 도와주는 자세입니다.

또, 책을 읽으며 제가 유난히 못했던 드롭 백의 이유를 조금은 알 것도 같았어요.

가슴이 열리지 않는다는 것은 내면에 쌓아둔 감정이 많다는 것, 마음을 쉽게 열지 못하는 기질과도 같다.... 생략... 완벽주의적 성격의 소유자들은 특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가슴을 여는 자세들이 편해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 본문 중에서

저 또한 수련의 끈을 놓지 않고 에고로 들끓는 머리를 발로 누르며 내 안에 좋은 에너지로 더 자비로워지고 사랑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나마스떼

햇빛 드는 책상 위의 <감정 상하기 전, 요가>


독자분의 인증숏 중, 정독의 흔적



저자의 리뷰
우리 몸의 은하수


무심히 마주친 어떤 이의 뒷모습이 앞모습보다 더 기억에 남을 때가 있다. 주의를 기울여 모르는 사람의 등을 보다 보면 현재의 습관과 감정, 더러는 살아온 내력까지 짐작해보게 된다.
요가 강사라는 직업이 준 능력, 혹은 착한 참견이라 해두자.

내면에 슬픔의 감정이 출렁거리는 채 그를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웃음을 줘야 하는 직업인 ‘개그맨’의 경우. 대중 앞에서 그는 웃고 있지만, 뒤돌아서서 속으로 울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연기하는 동안 잠시 벗어났을 수 있지만, 한쪽 어깨가 심하게 올라가 있거나, 들먹이는 등을 볼 때 숨은 감정을 엿보게 된다. 거리를 걷다 마주치는 수많은 얼굴과 표정들이 다 다르듯, 등의 표정 또한 다양하다.

미국의 천문학자 칼 세이건(Carl Sagan)은 그의 책 《코스모스》에서 ‘은하수’를 ‘밤하늘의 등뼈’라고 했다. 밤하늘의 등뼈라니…… 그 문장을 보는 순간 매혹되고 말았다. 그리고 요가 자세 ‘고개 숙인 개 자세’를 떠올렸다. 밤하늘의 등뼈는 우주의 등뼈, 소우주인 우리 몸의 등뼈는 소우주를 지탱하는 은하수와 다르지 않을 거란 생각과 함께 말이다.

<본문 107~108쪽 중에서>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읽다가 ‘세상에 ‘은하수’를 ‘밤하늘의 등뼈’ 라니‘, 그 순간 문장이 품고 있는 힘과 영혼에 대해 한없이 기울어지던 내 마음을 누군가, 그것도 현재 요가의 길을 걷는 분의 공감을 전해 듣고 참 기쁘다. 심지어 이 독자분은 이 책 속 에피소드를 자신의 경험과 의식의 흐름을 따라 내 경 험보다 더 폭넓은 확장으로 이해하고 있다.


‘친애하는 작가들에게’, ‘어떤 경고’, ‘아사나와 감정적 기질’에 관한 책 소문 장들을 하나하나 밑줄까지 치며 읽어나갔다. 책 속에서 뼈아픈 후회와 반성의 고백이기도 한 ‘지정 좌석’에 관한 글을 읽고 본인의 비슷한 경험을 떠올렸다고 한다. 그에 그치지 않고 본인의 첫 요가 선생님을 떠올려 이해하게 되었다는 부분은 감동이 아닐 수가 없었다.


수련하며 동화도 쓰고, 그림도 그리는 이 아름다운 독자 요기(Yogin) 분에게 큰 고마움과 축복의 마음을 전합니다. 나마스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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