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무언가'를 읽어본다
오늘 분위기는 '시'
가만히 짐작해본다.
이 욕망에서 자유로워지려면 '시'를 버리던가, 그것을 극복할 만큼 부끄럽지 않을 '시'를 써야 할 것이다라고.
별도리 없는 마음으로 시집 속에 있는 시 한 편을 꺼내 본다.
그 어느 때보다 '말'이 난무하는 시대. 수 없이 쏟아지는 인간의 말 말 말 보다 나무 한 그루가 보여주는 '역사'를 더 신뢰하게 된다. 그래서 졸 시이지만 여기 소개해 드리기로 한다.
이해받고 싶어서
말을 많이 하고 돌아섰는데
쏟아낸 말보다 무거워지는 이 느낌 무언가
목이 짧아도, 슬픈 짐승 같은
그대에게
말의 위로는
약인가, 악인가
말을 해주오
참을 수 없어 누군가를 찌르고
그보다 날이 서 돌아오는
말의 부메랑, 결국은
사람의 일
꾸미고 보태고 플러그를 꼽았다 뺄 때
문득, 어깨 위로
연분홍 꽃잎들
우연히 기대선 벚나무 아래
쓸모없을 문장을 받아 적는다
들어낼수록
소란한 인간의 슬픔과
간곡한 침묵의
말
말
말
2016 김윤선 시집 <절벽 수도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