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섬에 대하여

요가 자세 : 산 자세 (Tadasana ,mountain)

by 김윤선


오월’이라 쓰고 읽으면 숫자 5와는 다른 ‘오감(五感)’이 느껴진다. 개인에 따라 다르게 받게 될 ‘느낌’이라는 감정 또한 미묘하다. 이 느낌을 빛깔로 찾아보면 오월은 연둣빛에 가깝다. 이 계절 산책길에 만나는 연두색이 참 좋다. 연두색은 초록보다 순해 보여서 보는 이의 마음조차 순하게 해준다.


마음이 순해지니 산의 마음도 궁금해진다. 멀리 보이는 저 산은 어떨까. 산은 가만히 앉아 있는 걸까. 어디론가 떠나고 싶을 때가 있는 건 아닐까. 명상에 든 수행자처럼 고요해 보이지만 실은 내면에서 들끓고 있는 그 무엇이 있는 건 아닐까. 그것도 아니면 바다를 꿈꿔본 적은 없을까.

오월, 산책 길에서 만나는 연두

때로 ‘풍경’ 또한 바라보는 이의 감정 상태에 따라 풍경 이상의 것을 불러오기도 한다. 엉뚱한 꼬리 물기 끝에 다다른 곳은 ‘바로 서다’라는 문장 앞. 이것을 다시 ‘바로 섬'이라 줄여 놓고 보니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작가 장 그르니(Jean Grenier),에의 수필집 ‘섬’ 앞에까지 도달하게 된다. 그제서야 요가자세 타다아사나(Tadasana) 앞에 선다. ‘산 자세’를 위해 돌고 돌아서 온 셈이다.

바로 서기의 기반이 되는 산 자세 ‘타다아사나(Tadasana)’는 산스 크리스트어 이다. 타다(Tada)는 ‘산’을, 사마(Sama)는 ‘곧은, 똑바로 선, 움직이지 않음’을, 스티티(Sthiti)는 ‘고요하게 서 있음’을 뜻한다. 서서 하는 모든 요가 수련 자세의 기본자세이기도 하다.

흔들림 없이 ‘바로 섬’의 기반이 되는 ‘타다아사나’ 식 뿌리내림은 성찰하는 이의 눈빛처럼 견고해야 한다. '바로 선다'라는 것은 두 발이 딛고 선 대지를 '바로 보는 것‘이다. 대지를 딛고 선 발바닥 이전의 발목, 발목 이전의 무릎, 무릎 이전의 골반, 골반 이전의 허리와 가슴, 가슴 이전의 어깨, 어깨로 내려가긴 전의 목과 목이 받치고 있는 머리와 정수리까지의 길 전체를 들여다보는 것이다.

온갖 자극 거리들에서 벗어나 지금 내가 서 있는 자리를 정확히 의식해보는 것이다. 머리끝부터 발바닥까지 가깝고도 멀리 있는 길이 곧게 이어진 것처럼, 발바닥에 눈이 달린 사람처럼, 뿌리 가까운 곳의 감각을 열어 바로 서 있는 자신을 바라보는 것이다. 바로 볼 때 전해지는 감각을 서서 느껴보는 것이다. 애써보는 것이다.

흔들릴 때 흔들리더라도 한동안 자신의 뿌리에 집중해보는 것이다.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도, 회사에서 종일 시달리다 자리에 좀 앉고 싶은데, 아무리 둘러봐도 자리가 없다. 앉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다면 그냥 적극적으로 서서 가기로 하자. ‘안 그래도 서서 가려고 했어’ ‘기왕 서서 가는 거’ ‘산 자세’로 서보도록 하자. 모처럼 온전히 서 있을 때의 감각을 느껴보도록 하자.


어느 해 봄, 요가 워크샵에서의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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