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보는 기분

<요가 소년>의 요소 북클럽

by 김윤선


장미 넝쿨이 늘어진 향기로운 담장을 일부러라도 찾아가 걷기 좋은 6월, 내 첫 산문집 <감정 상하기 전 요가>가 세상에 나온지도 딱 1년이 되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져 나오는 새 책들 사이에서 평범한 한 인간의 기록이 뭐 그리 특별할까. 하지만 마음으로는 '벌써 1년이 지났구나' '차츰 더 잊히겠구나' 슬며시 떠올려보게 된다.


집단에 소속되어 누려지는 안정과 풍요보다는 다소 불안하더라도 소속되지 않는 자유를 선호하는 편이다. 그렇다 보니 시인으로서든, 요가인으로서든 어느 단체나 협회에도 속한 곳이 없다. 즉 인맥이 없다는 뜻을 내포하기도 한다.


아 아 그런데 현재 구독자수 43.6만 명의 인기 유튜버 요가 소년 이 하고 많은 책들 중 하필 내 책을 선정해 본인의 구독자들과 함께 나누는 자리를 마련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자랑하고 싶을 만큼 기분이 좋았지만 '어떻게 이 책을 읽게 되었을까' 궁금함이 앞섰다.


이 사실을 알려준 사람은 인스타그램의 비건 친구였는데 '요가 소년'의 채널을 구독하고 있던 중 알게 되어 내게 DM으로 보내왔다. 반가워 전해준 그 마음도, 나도 모르는 사이 내 책을 통해 소중한 시간을 기획하려는 '요가 소년' 에게도 참 고마웠다.


언제였던가 불면증의 날들이 있었는데 우연히 그의 채널 속에서 '요가 니드라' 즉 수명 명상 프로그램을 접했던 기억이 났다. 그는 몰랐겠지만 우리는 이미 마주친 적이 있는 사이였던 것이다. 요가 소년의 낮고 편안한 목소리가 리드하는 데로 요가 니드라를 수행하다 잠이 들었다. 지시하는 디테일이 매우 섬세하다고 느꼈었다.


'요소'는 '요가 소년'을 줄여 부른 이름으로 인도의 철학가이자 명상가 '오쇼'가 연상되어 닉네임을 참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그리하여 '요소 북클럽' 5월의 도서는 책 '감정 상하기 전 요가'였다는 사실. 5월 한 달 동안 미리 공지한 책을 그의 구독자들이 읽고 다음 달 초 라이브로 책을 주제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그런 프로그램인 것이었다. 6월 6일 저녁과 밤 사이에 요소 북클럽 라이브가 진행된다는 것을 전해준 친구로 인해 알고 있었지만 알아도 모르는 척, 그 시간을 피해 늘 하는 천변 산책을 하러 나갔었다.


그날 밤 요소 북클럽에서는 어떤 말과 느낌들이 오고 갔을까? 그의 채널에 올라온 영상을 다시 보기로 보기 시작했다. 이상하다. 모르는 사람들이 모여 내 얘기를 하는 것을 내가 보는데 기분이 나쁘지 않다. 화면을 사이에 두고 각자의 공간에서 같은 주제를 이야기를 나누는 저 방을 지상의 외딴 방 혹은 허공의 집이라고 할까?


심지어 그 방의 분위기는 따스했고 밤 불빛이 어른거리는 도심 배경은 시적이기도 했다. 1시간이 넘는 그들의 시간을 훔쳐보았다(?) 가끔은 어떤 부분에 이르러서는 나도 모르게 무언가를 말하고 싶은 기분도 들었다. 영상을 매체로 나누는 건 이런 기분이구나 새롭게 알게 된 느낌이었다.


그날 밤 요소의 책이 있는 사랑방에서 감정 상하기 전 요가는 충분히 행복했다. 포스트잇을 붙여가며 인상적인 부분들을 요소님의 목소리를 읽어주는 방식도 좋았고, 작가의 언어로 부려놓는 수련 자세들이 참 좋았다는 요소님의 리뷰도, 문장을 따로 적어놓고 본다는 독자의 리뷰도 좋았다. '팻 메스니'의 음악을 꽤 많이 좋아한다는 요소님과 독자님은 음악 좋아하는 내게는 특히 더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이렇게 또 좋은 인연을 알아가는 6월, 참 좋은 계절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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