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넛은 아름다워

오베흐트의 도넛과 커피

by 김윤선

요즘 뜨는 브런치 글이라고 브런치가 알려주길래, 홀려 클릭해 보니 요즘 핫하다는 어떤 도넛에 대한 글이었다. 아니 또 어찌 보면 그냥 사고 싶은 옷을 샀다는 얘기일 수도 있겠다. 내가 이해한 내용은 대략 이렇게 시작이 된다.


평소에도 줄을 서야만 먹을 수 있는 그 유명한 도넛을 그날은 30만 원의 물품을 사면 사은품으로 준다는 기쁜(?) 소식을 접하고 쇼핑을 갔다고 한다. 필요한 쇼핑이긴 했지만 80여 만원을 쓴 후에 사은품으로 그 도넛 두 박스를 받아왔다는 그런 얘기다.


그 도넛 두 박스라면 80만 원쯤 쓰는 건 개의치 않을 만큼의 가치가 있다는 건지, 아니라는 건지 내 읽기 역량으론 맥락 파악이 어려웠다. 물론 나 같으면 돈을 주며 그냥 가지라고 해도 탐내지 않았을 우유와 동물성 버터등이 들어갔을 논 비건 도넛이지만 말이다.

KakaoTalk_20230313_135641939.jpg 오베흐트 비건 도넛의 아름다운 자태

그런데 재미있는 건 그 글을 읽다가 문득 남산 길 아래 그 도넛 집이 반짝 생각이 났다는 거다. 초록색 창틀과 지붕이 아담한 오베흐트라는 비건 도넛 집이다. 몇십만 원은커녕 단 돈 1만 원도 다른 무얼 사야 손에 쥘 수 있을 만큼 경쟁이 치열하지도 않은 맛있고 아름다운 도넛들이 있는 작은 가게 말이다.


내가 갔던 날에는 넓지 않은 실내에 혼자 온 손님이 눈에 띄었다. 김이 오르는 커피잔과 도넛을 앞에 두고 책을 읽고 있는데 행복해 보였다. 그날 여건상 나는 도넛만 포장해서 나와야 했는데 '꼭 다시 와서 저렇게 있다 가야지' 속으로 맹세했었다.


3월도 중순, 꽃샘추위가 왔는지 오늘은 반짝 날씨가 춥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봄이 오는 소리가 귀에 들리는 것만 같다. 이번 봄에는 꼭 남산에 가보려 한다. 아니 오베흐트가 있는 남산에 갈 생각이다. 산행을 하고 내려오는 길에 초록색 문의 귀여운 도넛 가게에 들러보려 한다.


향이 좋은 커피 한 잔, 혹은 초록이 싱그러운 말차 한 잔에 갓 구운 도넛을 앞에 두고 앉은 내 모습.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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