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와상 샌드위치

힙하다 힙해 비건 이즈 힙

by 김윤선

'크로와상' 하고 발음하면 고소하고 바삭한 빵의 겉껍질을 한 입 베어무는 느낌이 든다. 사실 밥보다 빵을 더 좋아하면서도 식생활의 균형을 위해 절제하는 쪽이라서 그럴까? 맛있고 아름다운 '빵'에 대한 열망은 여전하다.


파리에 갔을 때였다. 흔한 카페에 진열된 빵들 대부분이 크로와상 종류였다는 기억이 있다. 바게트나 통밀 빵 종류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다양한 형태의 매력을 뽐내는 크로와상들을 넘어서지는 못할 것만 같았다.


느지막이 일어난 여행지에서의 아침. 나를 위해 준비된 향기로운 커피 한 잔과 갓 구운 크로와상이 있다면 세상에 뭐 부러운 게 있을까? 하지만 버터를 들이부어 부드럽고 촉촉하게 구워낸 크로와상을 비건인 나는 먹을 수가 없었다. 그것들은 그저 그림의 떡에 불과했다.


혼자 간 여행지에서 언어조차 자유롭지 못한 소심한 여행자는 비건 카페를 찾아다닐 만큼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그런데 말이다. 최근 들어 그때의 향수를 일으킬만한 크로와상 맛집을 발견했다. 물론 '비건'으로 말이다. 거리만 아니면 정말이지 날마다 출근하고 싶을 정도로 질리지 않는 맛이다. 단 두 번의 방문으로 마음을 빼앗겨 버렸다. 여기 크로와상들은 그 자체로도 맛이 좋지만 이 집만의 특별한 메뉴는 뭐니 뭐니 해도 크로와상 샌드위치라 할 수 있다.

왼쪽 : 오트유 베이스 유기농 말차 라떼, 오른쪽 : 카페 옆 호수공원에 사는 동물 주민들의 이름이 정겹다


당근 라페 샌드위치를 먹어봤는데 반으로 자른 고소한 크로와상 사이에 듬뿍 당근 라페를 올리고 사과와 야채와 소스가 기막히게 조화롭다. 기분 좋게 먹던 그 순간이 지금 이 글을 쓰는데도 떠오른다. 지금까지 이곳을 소개한 후 비건 친구들의 반응들 또한 좋았기에 내가 좋으면 타인들도 좋아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어느 식당의 음식이 좋다고 해서 꼭 다시 가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여기는 다시 찾고 싶게 하는 요소들을 다 갖추지 않았나 싶다. 따뜻하고 은은한 파스텔톤의 인테리어와 크림빛과 연한 핑크가 어울린 식기들, 진심이 담겨있는 친절한 응대. 타 생명들의 고통을 동반하지 않고도 만들어낸 맛있는 비건 음식들이 어울려서 내는 특유의 에너지가 있다.


먹고 난 후 식당 옆에 있는 호숫가를 한 바퀴 돌 수가 있는 점도 이 비건 카페 만의 특별한 매력이 아닐 수 없다. 기회가 된다면 논 비건인들과도 다시 찾을 생각이다.



왼쪽 : 비건 패스츄리들, 오른 쪽 : 한상 잘 차려진 비건 이즈 힙 메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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