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 스무디 플랜틀리는 위의 슬로건을 걸어도 무방할 만큼 재료 선정에서부터 제로웨이스트 지향의 포장 방식까지 만족스러웠다. 비건이면서 자연식물식을 지향하는 내게 이 정도 즉석식품 만나기도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최근 들어서 비건식품시장에도 전에 비해 활발한 시장의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즉 비건 식품을 구매할 수 있는 선택지도 늘어난 편이다. 초창기 비건 시절에 비하면 정말이지 비건 하기 편한 세상이 왔다.
플랜 틀리 제품의 매력 중 하나는 국내산 유기농. 무농약 채소와 가장 좋은 산지의 과일과 곡물을 싱싱한 상태로 냉동해 담았다는 데 있다. 실제로 뚜껑을 열어보면 내용물의 신선해서인지 과일과 채소빛깔이 곱기도 하다.
잠에서 깬 아침 공복에 먹는 첫 끼니가 과일이나 채소가 좋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재료 손질 할 필요도 없이 곧바로 두유나 아몬드 유를 붓고 블랜더에 갈아서 먹으면 건강한 첫 끼니가 될 수 있으니 얼마나 편하고 좋은가!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었으니,
따뜻한 스무디가 필요해서
보기 드물게 깐깐한(?) 비건 식품 선택 기준의 모든 것을 만족시켜 줌에도 봉착한 문제가 하나 있었다. 그것은 바로 차가운 음식과 친하지 못한 내 섭생의 취향이었다. 착즙 주스도 가급적이면 실온에 있던 채소와 과일을 갈아 마시고, 카페에서 주스를 시킬 때도 얼음은 빼달라고 꼭 당부를 하는 쪽이다. 어느 땐 냉메밀에조차 얼음이 없어도 좋을 정도이다.
선별한 신선한 채소와 과일 속 비타민, 미네랄이 파괴되지 않도록 첨가제 하나 없이 냉동한 이유가 있을 텐데 해동해서 먹을 수도 없는 일이었다. 마음 같아서는 이걸 냄비에 넣고 데우고 싶었지만 실온에 두어 해동시켜서 먹어도 봤다. 맛은 그대로 좋기만 했다. 하지만 플랜틀리를 제대로 잘 먹는 방법은 분명히 언 상태에서 그대로 갈아먹으라고 쓰여 있었다.
방법을 찾았다
5가지 맛의 플랜틀리중 내가 가장 좋아한 맛은 '트로피컬 햄프'였다. 우선 색감이 예쁘고 망고맛과 딸기 맛이 어울려 내는 단 맛이 은근히 깊다. 두 번째는 '바나나 오트'인데 시금치와 바나나 오트가 이질감 없이 잘 어울려서 가볍고 든든한 한 끼가 된다.
어떻게든 먹고 싶은 건 먹어야 했기에 생각해 낸 대안은 냉동 야채와 과일이 아닌 두유나 오트유를 따뜻하게 데우는 거였다. 본 제품을 해동할 필요도 없는 데다 마시기에도 한결 괜찮아졌다. 신선한 상태의 야채와 과일을 해동하며 영양소가 파괴될지 모를 염려할 필요도 없을 것 같고 얼음의 찬 맛이 날아가서 실온 정도의 스무디가 탄생되었다. 맛이 좋았다.
리얼 푸드 vs정크 푸드
논비건 제품들 중 대표적 정크 식품인 스팸* 류 같은 것들에 비하면 비건 제품들이 훨씬 더 안전하지만, 식품 첨가물들에 대해 민간 한 편이라 비건 제품도 꼼꼼히 살피는 쪽이다. 예를 들어 순수 과일 100%인 과일 주스의 지나치게 단 맛에는 당연한 의심이 생기고 그 단 맛의 정체가 매우 작은 글씨로 표시된 성분 때문이라는 정도도 알고 있다.
내가 먹는 음식이 내 몸과 마음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는 근거 있는 믿음은 점점 더 먹을거리의 선택기준에 신중함을 두게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있어 '공공의 적'은 아마도 '먹을거리 갖고 장난치는 사람들' 일 것이다. 정크 푸드를 만들어 돈을 버는 이들이야 말로 영혼을 팔아 돈을 버는 사람들이라고나 할까?
플랜틀리는 리얼푸드다!
과일과 채소를 열심히 갈아먹다가 그게 너무 좋아서 창업을 했다는 두 젊은 사장님이 만든 유기농 스무디 플랜틀리는 사람이 먹어 이로운 '리얼 푸드'를 만드는 회사이다. 이제 막 시작한 작은 스타트업 회사라고 본인들이 밝혀서인지 면면에서 초심의 진정성이 느껴진다. 부디 그 초심 그대로 지금처럼만 좋은 제품 계속 만들어주시길 바란다. 명실상부 우리나라 최고의 유기농 스무디 회사로 발전하기를 바라고 또 바란다.
왼쪽 : 따끈하게 데운 두유를 붓고 핸드블랜더로 갈아서 야채의 질감도 함께 느끼며 마셔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