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변을 걷다가 노을을 만나면 슬픔에 잠긴 내 어깨를 감싸주는
네 손길이 느껴져,
어디선가 너도 꼭 함께 느끼는 것만 같아서
침묵 속에 오래오래 걷기만 했어
보내야 한다고, 이제 보내야 하는 거라고
그보다 더한 슬픔을 당하고 여전히 사람들은 살아간다는
어떤 위로의 말도
그때는 들리지 않았어
후회하고 가슴 아파하는 글도 보기 싫었고,
그런 말도 하기 싫었어
그러다가 어느새 같은 말을 하는 나를 보는 것도 싫었어
다만, 억지로 슬픔을 밀어내진 않기로 했어
걷고 또 걸으며
너의 이름을 가만히 입 속에서 불러보았다.
초원아, 나의 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