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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uke Oct 15. 2021

지우펀(九份)에서
혼자 먹었던 점심(點心)

딤섬(點心)

혼자서 지우펀에 여행을 간 적이 있다. 매 끼니를 홀로 외롭게 먹을 수밖에 없었고 그날도 그렇게 당연하게 혼자서 점심을 먹었다. 점심을 하기엔 조금 이른 시간에, 간단하게 식사를 하러 들어간 카페의 발코니에서 바라본 풍경은 기가 막혔다. 더군다나 손님은 나 혼자였다. 딤섬 한 접시와 차 한잔을 시켜놓고 바다를 바라보니, 혼자 먹기엔 너무나도 아까운 경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좋은 경치에 점심(點心)으로 딤섬(點心)을 혼밥 하던 심정은 "아쉬움"이라는 말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누군가와 같이 했으면 참 좋았을 텐데 하는 마음 말이다. 


오래전 그 동네엔 아홉 집 밖에 없어서, 물건을 사거나 할 때는 늘 아홉 집이 같이 사서 나눠 쓰곤 했다고 한다. 그래서 동네의 이름이 九份으로 정해진 것이라는 설명을 들었었다. 내가 방문했을 땐 이미 영화의 배경지 등으로 유명해진 상태였다. 붐비기 전 방문하려고 아침 일찍부터 MRT, 시외버스, 시내버스 등을 갈아타가며 타이베이에서 지우펀으로 갔다. 막상 도착해서 동네를 한 바퀴 도니 사람도 없고 마땅히 할 것도 없었다. 예쁘게 차려놓은 가게들도 많았는데 이상할 정도로 한산했다. 살짝 비가 내려서 분위기는 좋았다. 


나는 사람이 붐비는 곳을 싫어하고, 그런 곳에서 장시간 있다 보면 두통이 심해지고 체하곤 해서 늘 타이레놀을 챙겨가지고 다녀야 한다. 그런데 막상 사람이 없는 한산한 곳에서 좋은 풍경을 보고 있자니 혼자 있는 게 여간 아쉬운 게 아니었다. 사람 인(人) 자가 괜히 그렇게 생긴 것은 아닌 게 확실하다. 너무나도 재미있는 예능 프로그램을 보거나, 관심이 많은 종목의 국가대표팀 경기를 볼 때는 늘 옆에 누군가가 있어야지 그 재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주변을 챙겨야 하는 것이 번거롭다고 생각하다가도 문득 자신이 혼자임을 알아채는 순간의 그 적막함은 그리 기분 좋지 않다. 우리에게  기쁨을 함께 나눌 사람이 없다는 사실만큼 서글픈 것은 없기 때문이다.



좋은 풍경에서 홀로 마시는 차 한 찬은 때로 분위기 있지만,  함께하면서 즐기는 만족감과는 비할 수 없다. 그러니 때로 신경 쓸게 많더라도 주변 사람들과 함께 하기 위해 애써보는 것도 좋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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