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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uke Oct 22. 2021

오늘 점심은 볶음밥에 귤 주스

점심시간쯤 집에 전기가 나갔다고 아내에게 연락이 왔다. 한동안 인터넷도, 전기도, 수도도 끊기지 않아서 감사하게 생각하며 살고 있었는데 이번 달에만 벌써 여러 번 전기가 나갔다. 에어컨을 끄고는 밥 먹기가 쉽지 않은 곳이라 가족들을 데리고 밖에 나가 점심을 먹었다. 


중국과 인도네시아의 중간쯤 되는 음식을 파는 식당으로 갔다. 아들은 꾸에띠아오(볶음면), 딸은 치킨가스, 아내는 이곳 스타일의 쌀국수, 나는 나시고렝이다. 설탕이 아주 많이 들어가서 당연히 맛이 좋은 귤 주스 두 잔에 생수 한 병도 시켰다. 오랜만에 밖에서 먹으니 맛있었다. 평소에 현지 음식 시키면 아이들이 잘 안 먹는데 오늘은 정신없이 먹는다. 역시 배달보다는 식당에서 먹는 게 맛있나 보다. 


결제를 하는데 한국돈으로 13,000원 정도 나왔다. 다른 물가는 한국이랑 차이가 크지 않은데 현지 음식하고 인건비는 참 싸다. 어쨌든 전기가 나간 덕분에 가족이 계획하지 않은 외식도 하고, 시켜먹는 것보다 가서 먹는 게 맛있다는 사실도 새삼 깨닫게 되고, 밥값이 적게 나와서 기분도 좋았다. 


갑작스럽게 생긴 사건은 때로 우리에게 기분 좋은 일상을 선사하기도 한다. 짜증이 날 일도 기분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게 바로 삶인 것이다. 그러니 인생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서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지 아닐까? 매일 천국과 지옥을 오갈 수 있는 것이 우리의 삶이고 그 변화에 있어서의 주도권은 우리에게 있는 것이 아니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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