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 거인에게 묻다. 듣다
1부. 성장통 - 카자흐스탄 편.
< 모든 성장에는 성장통이 있다. - 니체 - >
3장. 거인에게 묻다. 듣다. (4/6)
'뜨거운' 아이스 아메리카노
날이 너무 더운데, 시원한 거 한 잔 마실 데 없어요?
늦여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9월. 작열하는 태양에 뜨겁게 달궈진 프라이팬 같은 도로 위를 걷고 또 걷다 보니 옷은 땀으로 홀딱 젖었고, 그저 식도를 얼려버릴 만큼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커피 한잔이 간절해졌다. 다른 카페들의 분위기도 엿볼 겸 심켄트에서 가장 명성 있는 카페를 방문했다. 마침 에어컨 앞자리가 비어있어 얼른 앉아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즐기며 점원을 기다렸다.
"커피, 아이스드 아메리카노 부탁해요."
"아, 커피요. 우유를 넣어 드릴까요?"
엥? 아이스드 아메리카노에 우유를?
혹시 점원이 ‘카페라테’와 착각을 한 건가 싶어 우유는 필요 없고 얼음 넣어 차갑게 한 커피 -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부탁한다고 다시 한번 설명했다. 점원은 알겠다고는 했는데, 고개를 살짝 갸우뚱하며 조금 당황스러워하는 표정이 보였다.
일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모양이네...
그래도 가장 기본 중 기본인 아이스 아메리카노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할 텐데...
쓸데없이 오지랖 넓은 걱정을 하며 부채질로 더위를 쫓아내고 있었다. 그런데 얼마 후 서빙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보고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뜨거운 블랙커피에 얼음을 몇 개 띄워서 만든, 아직 커피 잔이 ‘뜨거운’ 아이스 아메리카노였다!
'설마...'
너무 이상해서 메뉴 리스트를 천천히 보니 정말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없었다. 사실 아메리카노라는 단어 자체가 없었고 '따뜻한(뜨거운) 블랙커피 Черный кофе'만 있었다. 또 한 번의 문화충격!
2013년, 아직 이 도시엔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없다!!
아니 도대체 왜!?!? 없지?
더위로 불타는 도시에 더욱더 필요할 것 같은 아이스 메뉴가 없다는 건 실로 놀라운 사실이었다.
찬 건 건강에 해로워!
카자흐스탄뿐만 아니라 구소련 국가 대부분의 사람이 ‘찬 것(음식, 음료)은 건강에 해롭다’라 의식이 강하다고 한다. 그래서 찬 것을 즐기는 문화가 없다시피 한 나라였다. 최근에는 젊은 층 위주로 찬 음료를 즐기는 문화가 급속도로 퍼지고 있지만, 여전히 기성세대는 차가운 것을 꺼리는 편이다. 카자흐스탄에 거주하는 동안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찾는 기성세대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차가 없으면 일도 없다.
카자흐인을 쥐어짜면 차가 나온다.
카자흐인들은 주로 따뜻한 차를 즐긴다. 차 사랑에 관련된 재미있는 속담 '차가 없으면 일도 없다', '카자흐인을 쥐어짜면 차가 나온다'는 그들의 대단한 차 사랑을 한마디로 잘 정리해 준다.
현지인들은 차를 '차이 Чай'라고 하는데, 어디를 가나 어느 때나 차이를 즐기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아마 카자흐인의 집을 방문하게 되면, 차이를 '웰컴 티'로 대접받을 가능성이 높다. 녹차보다 홍차를 많이 즐기는 편인데, 현지인들이 차 한 잔에 얼마나 많은 설탕을 넣는지 보면 아마 깜짝 놀라게 될 것이다.
설탕 없인 차이도 없다!
[현지 문화 따라잡기]
현지인이 사랑하는,
감기에 좋은 ‘타슈켄트 Tashkent’ 스타일 차이
(차이 빠 타슈켄스끼 Чай по ташкентский)
* 일반적으로 홍차, 녹차, 레몬, 꿀, 민트를 함께 넣어 우린 새콤, 달콤, 향긋한 차이를 현지인(‘스탄’인)은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 Tashkent' 스타일의 차이라고 부른다.
* 재료와 레시피가 간단하니, 핸드메이드로 한 번 도전해 보자!
- 재 료 : 홍차 티백 2, 녹차 티백 2, 레몬 슬라이스 반 개, 꿀 20g, 민트 3~4 잎.
- 레시피 : 하나, 모든 재료를 주전자에 함께 넣고, 뜨거운 물 1리터를 붓는다.
둘, 기호에 따라 재료를 가감한다.(너무 쉽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