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여인

by 청연

예배가 이미 시작된 어느 시간

조금은 남루해 보이는 복장을 한 두 여인이 교회로 들어섰다. 두 여인의 손에는 먼지 낀 작은 자루가 하나씩 들려있었다.


'아침 일찍 시장을 보았는가?'


이상하게 일면식도 없는 두 여인이 자꾸 눈에 들어왔다.

내가 앉은 긴 의자 바로 앞자리인 탓도 일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나도 모르게 내 시선은 두 여인의 등과 그 너머의 손을 향했고, 그렇게 한 여인의 손에 한동안 고정되었다.


'아주 거친 데다... 손끝이 굽었어..'


내 어머니의 손이 생각나서 일까 살짝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어느새 본의 아니게 이미 예배는 예배대로 내 시선은 내 시선대로 흐르고 있었다.


'모녀인가... 아님 시어머니와 며느린가?'


80에 가까워 보이는 할머니와 마흔 어느 쯤일 것 같은 아주머니. 앞모습을 보지 못해 단언하긴 힘들지만 옆모습과 뒷모습으로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아닌가 싶었다.


'...'


젊은 아주머니는 예배가 진행되는 동안 곁에 앉은 할머니에게 귓속말로 속삭이며 간단히 설명해 주었다.

그러니 갑자기 핸드폰을 꺼내 예배 실황을 촬영하듯 녹화를 시작했다.


'음... 좀 부산한 아주머니시네...'


라고 생각한 바로 다음 내 오해의 순간을 바로 뉘우쳐야 했다.

시력이 좋지 않은 할머니를 위해 핸드폰으로 단상의 목사님 얼굴과 찬양 가사를 확대해 보여주고 있었던 것이었다.


양안 시력이 2.0에 달하는 나에게 채 1.5미터 거리의 두 여인의 모습은 성능 좋은 카메라로 줌 하듯 너무도 생생하게 담겼고 순간순간 누시울이 뜨거워지기도 했다.


자세히 보니

젊은 아주머니는 왼쪽 귀에 보청기를 끼고 있었다.

보청기 성능이 좋지 않아서 인지, 저 큰 스피커 소리도 잘 안 들리는 듯 왼쪽 귀에 손을 오므려대 소리를 모으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그렇게 모인 소리는 다시 할머니에게 간략하게 전달되었다. 할머니는 그렇게 정제된 아주머니의 소리에만 고개를 끄덕였다.


기도시간에는 누구보다 먼저 고개를 숙이고

찬양 시간에는 누구보다 곧곧이 사서 손뼉을 치던

두 여인의 모습.

가끔 미소를 보일 때면 어색하게 반짝이는 *금니가 눈에 띄었던 카작 여인들...


어색하리 만큼 다정한 두 여인 -

기꺼이 가진 것을 내어주는 아주머니와

그 아주머니에 자연스레 기댄 할머니.

정확히 어떤 관계인지는 알 수없지만

이 어려운 세월, 찬 겨울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이정표 되어준 천사들이었다.


*금니 : 카자흐스탄 및 인근 중아아시아 국가에서 금니는 흔히 접할 수 있다. 재밌게도 금니는 '부의 상징'이라기 보단 '부에 대한 희망'을 보여 주는 듯하다. 그것은 중앙아시아에 수년간 살면서 진짜 부자가 금니를 내세우는 걸 본 기억 조차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