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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상영 Oct 07. 2021

그대 행복한 이여!

셋넷 여행 이야기 20 : 길과 꿈


2월 11일 인천공항

     

   인디언 보이

일류대 진학하느라 미처 인간이 되지 못한 아이

눈부신 무모함으로 위풍당당했던 아이

종잡을 수 없는 유머로 활기찼던 아이

두려움 때문에 현재에 머물지 못하고 시들던 아이

있는 듯 없는 듯했던 아이

사랑받고 싶어 쉬지 않고 흔들리던 아이

자신을 사랑하지 못해 미움과 분열을 만들던 아이

고단한 미래에 굴하지 않고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는 아이 

따뜻한 눈물로 세상과 소통하는 아이

인간을 향해 무한한 긍정을 베풀던 아이

분단의 촌스런 상처를 부끄럽게 여기지 않던 아이

천방지축과 좌충우돌로 주목을 끌던 아이

낯선 곳에서 진화하며 스스로를 돌보는 아이

체험으로 일상을 채워가는 당찬 아이

매 순간 타인과 비교하며 어쩔 줄 몰라하던 아이


  내가 찾는 아이

내가 찾는 아이 흔히 볼 수 없지

넓은 세상 볼 줄 알고

작은 풀잎 사랑하는 아이

빈 주머니 걱정돼도

사랑으로 채워주는 아이

내 마음이 맑을 때나

얼핏 꿈에 볼 수 있는 아이

미운 사람 손을 잡고

사랑노래 불러주는 아이   

흔히 있지 볼 수 있지 / 내가 찾는 아이(들국화)

 

  (인도) 여행자를 위한 서시.. 류시화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은 자

혹은 충분히 사랑하기 위해 길 떠나는 자는 행복하여라     

길은 또 다른 길을 가리키고    

세상의 나무들 밑이 그대의 여인숙이 되리라

별들이 구멍 뚫린 담요 속으로 그대를 들여다보리라    

그대는 잠들고 낯선 나라에서

모국어로 꿈을 꾸리라 



셋넷 세 번째 시간여행은 2010년 네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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