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상영 Mar 08. 2022

2018 베트남

셋넷 여행 이야기 42 : 셋넷예술단 5차 평화원정대


호치민 전쟁 박물관

아버지는 베트남에서 공식적으로 한 번 전사했고 두 번 행방불명되었다. 베트남 전쟁이 광기의 도가니로 빠져들던 1966년 무렵 1년 6개월 동안 남의 나라 전장에서 벌어졌던 생의 비극이었다. 호치민 전쟁박물관 어디에도 웅장한 자유와 우아한 평화는 찾을 수 없었다. 박물관 흑백 사진들이 기억하는 전쟁의 참담함이, 세 식솔을 감당해야 했던 내 아비의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었을까? 이유도 모른 채 남의 나라를 피와 공포로 물들였던 낯선 자들의 아들인 나는 한없이 부끄러웠다.     


붕따우 해변

일방적인 자유를 심겠다는 강대국의 변명과 제국주의 탐욕으로 나라가 전쟁의 도가니에 빠져들었다. 저들의 납득 못할 평화가 가족을 지키려던 베트남 아버지들의 공정한 정의를 짓밟고 자식들의 행복을 유린했다. 평범하고 소박한 가족의 꿈들을 산산조각 낸 세상의 모든 폭력을 기억한다. 아픔과 상처를 기억하고 살아가는 베트남의 아들딸에게 인간의 얼굴로 참회한다.     


봉사활동

시각장애 아동들의 자립과 자활을 돕는 시설을 방문했다. 어색하고 도무지 소통의 길을 알지 못해 어찌할 바를 몰랐지만 아이들은 거침없이 밝고 당당했다. 단지 조금 불편할 뿐 저들만의 언어와 표현과 소통으로 삶의 시간들을 명랑하게 엮어가고 있었다. 평화의 길을 열기 위해서는 평화의 언어가 필요하다. 평화의 언어란 내게 익숙한 언어와 네가 품고 있는 소통방식을 넘어서서 제3의 언어를 찾아 길을 열어가는 것이리라.     

 

천광사 템플스테이

함께 먹고, 함께 경 읽고, 함께 절하고, 함께 기도하고, 함께 자고, 함께 느끼고, 함께 땀 흘린다. 이 모든 '함께'를 자발성과 간절함으로 한다면 그곳이 낙원이요 그들이 바로 천국의 사제들 아닌가. 



* 고작 조카의 배고픔으로 빵을 훔치다 무려 19년 옥살이를 한 시민을 자베르 경감은 죄수 번호로만 집요하게 기억한다. 죄인이 되었던 레미제라블(불쌍하고 비참한 사람들)은 부끄러움과 연민으로 나머지 삶을 새롭게 채우려 애쓰지만 만만한 세상이 아니다. 세상에는 모든 자베르(검찰과 기득권)도 없고 모든 장발쟌(민중과 약자)도 없겠으나, 곧 신의 뜻을 알게 될 거다. 내일이면.. 뮤지컬 레미제라블, 막장 대선

작가의 이전글 왜 그래, 가 아니라 괜찮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