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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상용 Dec 01. 2023

[경기노포] 40년 된 기름집, 파주 법원리 영광기름집

노부부가 기름을 짜고 있다. 가업을 물려받은 아들은 배달을 나가서 가게에는 없다. 가게안에 들어가니 고소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40년이 넘었다. 그것도 한 곳에서 말이다. 가게를 방문한 동기를 말씀 드렸더니 아들이 배달을 나가서 조금 후에 온다고 한다. 아들이 돌아왔다.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직접 들고 오셔서 기름을 짜면 이를 배달해드린단다. 아니 모시러도 간단다. 배달서비스의 왕자 쿠팡보다도 훨씬 이전에 배달서비스를 했다고 한다 놀라운 일이다. 파주의 조그만 소도시도 아닌 작은 마을에서 이미 오래전에 배달의 혁신을 이룬 것이다.

이유를 들어보니 충분히 수긍이 간다. 시골 촌로시다 보니 거동이 원활하지 않고 그 무거운 것을 들고 오시는 것도, 가시는 것도 힘들다보니 직접 가서 모시고 오고 모셔다 드린다. 

기름집의 비결을 묻자 신선한 재료와 볶은 기술이 필요하단다. 두 어르신이 50년 내공이 녹아있다. 불의 강도 강약에 시간 조절까지 이미 평생을 해 오신터라 그 노하우가 녹아 들어 최상품의 기름이 만들어지고 있다. 

고기를 먹었거나 느끼한 것을 먹었다면 커피도 좋지만 이 가게에 들어서면 바로 잊혀질 정도로 고소함이 대단하다. 

더욱이 두 촌로의 일을 하시는 모습이 너무 정겹다. 평생을 해오셨으니 저 분들은 그냥 생활이겠지만 두 분의 노력으로 영광기름집을 찾는 많은 동네의 주민들이 맛나고 건강한 기름을 얻고 있다. 중국의 수입산으로 만드는 저렴한 것도 있지만 신토불이 농산품이 신토불이 노동으로 얻는 소중한 기름이다. 

멀리서 가게 되면 기름 짜는데 시간이 걸린다. 혹시 시간이 된다면 기름을 맡겨놓거나 아니면 사도 된다. 그리고 간신으로 인근 도보 5분 정도의 자유시장에 가서 삼성통닭을 먹어보는 것도 작은 여행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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