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아직도 세상에 살만하다고 느끼는 건 아니지?
지난주에 누굴 만났다.
이 정도면...그래도 잘 살아왔다 생각되는 대학 후배로, 모 대기업에서 팀장을 하고 있었다. 근데, 그의 표정이 너무 좋지 않아 마음이 편치 않다. 그는 이제 강압적 퇴직을 한달 남겨두고 있기 때문이다. 강압적이라는 표현에 너무 많은 배경이 있어 생략하겠지만, 난 적어도 그를 믿는다. 그는 열심히 살아왔다.
세상에 많은 말들이 있지만, 설마..하면서도 내가 믿고 싶은 건, 그런 고통속에서 사람은 성장한다는 것임을 알기에, 어쭙지 않은 조언을 해주려, 그게 그로하여금 조금은 위로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사실 그러한 것도 그를 위함이 아니고, 뭔가 조금은 도와줬다는 위로로 인한 나의 안도감이였을지 모른다. 그는 잠을 못 이루는 것은 기본이며, 세상 모든 사람들의 불신을 자기가 다 받고 있다 느끼고 있다. 수십년의 회사생활은 한순간의 오해로 무너지게 되어 있다. 이게 어떤 느낌인 줄 아는가.
맹자가 고자장에 이르길, 모든 세상의 성공은 역경과 시련속에서 이뤄진다고 했다. 사실 난 이 말을 믿지 않는다. 그럴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는 경우가 더 많을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다만, 역경과 시련을 겪으면서, 나는 세상을 보는 또 다른 눈을 가진다는 것은 큰 교훈이며, 지금까지 내가 허투로 살아왔구나를 느끼게 해주는 훌륭한 가르침이라 생각한다. 그래, 세상은 절대 만만하지 않다. 막말로, 세상 모두가 너를 공격하고 있고, 그런 공격에서 너는 강인한 정신력으로 잘 버티고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싶을 정도이다. 세상은 절대 만만하지 않는다.
좋은 글귀는 많다. 마치 그렇게 될 것 처럼 말하는 사람들은 사실, 모든 사람들이 동일한 환경에 놓여있기 않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아프니깐 청춘이다, 남의 밑에서 일하지 말고, 너의 길을 찾아라 등등은, 현실과는 괴리가 많다. 해서 그런 말들을 후세에 남겨두고자 하는 고지식한 사람들은, 한번쯤 그 자신을 돌아보길 바란다. 그 자신이 흙탕물과 진흙속에서 허우적대는 세상 끝 존재가 아니라, 그래도 어느정도 삼시세끼 밥먹으며 비바람 막아주는 따뜻한 집이 있는 상태에서 하는 말은 아닌지 말이다.
다만, 모든 것은 본인의 선택이다.
누구의 말을 듣고 위로받을 필요는 없고, 그렇게 행동할 필요는 더더욱없다. 결국, 너희들은 짦은 인생을 주어진 시간에, 다만 언제 떠날지 모르는 불명확하며 부정확하며 무의미한 죽음을 마주하고 있는 아주 연약한 생명체에 불과 하다. 따라서, 그러한 연약한 존재로서 너무 어려운 상황에 대해 고민하는 것 자체가 사치일 수 있다. 언제 인간이 완벽했는가. 못먹으면 배고프고, 못자면 피곤하며, 즐기지 못하면 괴로운 나약한 존재이다.
물론, 그 안에서도 조금은 인간적인, 세속에서 벗어난 그 무언가의 의미를 찾고 있을지 모르는 모든 사람들에게 경외를 표한다. 당신들을 그런 생각을 가지는 것만으로도 정말 훌륭한 사람들이고, 본인이 멋지다고 생각해도 되는 충분한 자격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