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젊은사람 많은 회사에 다니는 여동생과 와이프의 조언
나에게 직접 들려오진 않지만, 나도 회사에서는 암암리에 [꼰대]로 불리지 않을까 생각한다.
서운하게 느끼는 것과는 별개로, 회사생활 20년정도 하면, 그렇게 조심하면서 생활하기에 피곤하기도 하고, 이러것 저런것 눈치보면서 회사를 다녀야하나...하는 다소 오만한 생각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세상은 40~50대를 꼰대라 칭하려고 한다. 젊은 사람들은 그들의 생각이 올드하다 볼 것이다. 반대로, 2002년 월드컵에 환장했던 우리세대의 사람들은, 그때 그 감동을 너희들은 아는가를 되물어가며, 마치 군대이야기처럼 무용담을 펼쳐놓는 아저씨가 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이런 나를 여동생과, 특히 와이프가 걱정을 한다. 그들이 나에게 항상 하는 말들을 적어보자.
쓸데없는 말을 하지 말라. 잘 모르겠으면, 회사에서 업무 이외의 말을 하지 말아라.
다소 상막하게 보일지 모르겠지만, 말이 많으면 실수한다. 회사의 40~50대는 대부분 남자들이 많다. 이들은 가정에서 다소 소외된 종족일 수 있다. 아들 딸은 물론이고, 와이프도 자기와 말을 섞어주지 않을 수도 있고, 그들과 보내는 시간도 현저하게 줄어들어, 가족간의 유대감이 저하되어 있는 시기이다.
이런 사람들이 회사에서 이런저런 말을 하면, 젊은 부하직원들은 재밌다고 웃어줄 수 있다. 그럼, 더 힘이 나서, 더더더더더....한다. 아......그런말은 하면 안됐었는데...하고 후회하기엔, 이미 뱉어놓은 말이 너무 많다.
꼰대등극이다. 영락없는 아저씨취급에, 웃기지도 않는 아재개그를 남발한 그날, 이불킥으로 마무리 할 것이다.
쓸데없는 소리하지 말고, 자신없으면 말을 섞지 말자. 그냥 조용히 묵묵히 회사일 하다 퇴근하자.
조언따위는 필요없다. 결혼, 육아등등..
물론 예외는 있다. 어느날 새파란 부하직원이 [저기, 상의드릴게 있는데요]라고 물어보면, 그때 말해주자.
그런 특수한 경우를 빼놓고는, [내가 살아보니~] [내가 보기에는 말이지...]등등, 얘기할 필요가 없다.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긴 세월동안 여러가지 환경속에서 다양한 생각들을 가지고 살아왔다.
생각에는 옳고 그름이 있을 수 없으니, 그런 환경속에서 길들여진 생각들은, 우리가 한두마디 한다고 해서, [아..정말 대단하십니다. 조언 감사합니다.]라고 확 바뀌지 않는다. 절대 진리이다.
[내가 생각하는 결혼은 말이지...] 하지마라. 결혼은 그 사람이 인생에 있어 중대한 문제이다. 그 문제를 대신 해줄 수 없는 사람이, 책임도 질 수 없는 사람이 어디서 말을 덧붙인단 말인가...라고 생각하면, 쉽게 이해가 간다.
쓸데없는 소리하지말고, [뭐, 그렇지... 뭐, 그럴수도 있고...]등등으로 가볍게 동조해주고 넘어가면 된다. 조언, 충고따위, 해봐야 소용없다.
동시에, 길거리에서 담배피는 아이들, 쓰레기 버리는 아이들..... 한두번 말해봤는데, 아무 쓸모없다. 안바뀐다. 그런건 사회나 학교에 맡겨두고, 내 아이만 잘 교육시키면 될거 같다.
점심먹으러 갈까? 퇴근후에 술한잔?
점심은 혼자서 먹는게 제일 편하고, 건강에도 좋다고 한다. 정말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같이 나가는거야 상관없지만, 적어도 팀장이나 어느정도 상사가 된 사람들이라면, 밑에 직원이 같이 먹으러 가자해도, [나는 따로 먹을게]라고 할 줄 알아야 한다. 그들은, 당신과 밥먹을때 불편할 수 있다고 꼭 생각하자. 이것또한 진리다.
그리고, 밥먹는 시간은 비노동시간이다. 밥먹으면서 일얘기하는건 최악이다.
만약, 그래도 부하직원과 밥을 먹게 되었다면, 팔짱끼고 가만히 있지말고, 숟가락도 챙기고, 물도 따르자. 밥상머리에서 위아래 없다.
사실 요즘은 회식문화가 많이 없어졌다고 생각한다. 얼른 퇴근하고 일과후의 생활을 하는 젊은 사람들이 늘어났고, 무엇보다 빨리 집에 가서 쉬기를 원하는 직장인이 많아졌다고 생각한다.
술마시고 싶으면, 그냥 혼술해보자. 나름, 괜찮다. 술맛에 좀 더 집중할 수 있고, 내 주량것 적당히 취할 수도 있다. 너무 주변눈치를 많이 보면서 자라온 40~50대라서 그렇다 생각한다. 그럴 필요없다. 술취해 기분 좋으면, 코인노래방가서 혼자 목청껏 노래도 불러보자. 다른 사람들과 같이가서, 괜히 발라드 부르면 민폐일듯 눈치보지 말고.
회사에서의 젊은 세대는 우리 중년세대와 다르다. 다른 삶은 살아왔고, 다르게 생각하고 있다.
우리 어른들은 그들의 생각을 읽기가 쉽지 않고, 그래서 이해하기도 쉽지 않다. 살아온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똑같은 환경에서 똑같이 자라온 세대라고 한다면, 그들에게 많은 조언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래. 30년전에도 이와 같은 일이 있었는데, 그때는 이렇게 해결되었으니, 아마 이번에도 그럴것이야..]라는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조언과 충고도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너무 많이 변했다. PC통신을 하면서 항상 통화중이라고 부모님께 혼났던 기억이나, 8282, 426등을 눌러대던 삐삐나 PCS, 시티폰은 이미 고대유물취급을 받을지도 모른다. 심지어 안정환이나 강호동을 방송하는 웃긴사람으로 생각하니 말이다. 이유는 없다. 그냥 세대가 다른것이다.
다소 인정머리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너무 각박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들에게 회사란 그냥 자신의 노동력을 제공하고 그에 대한 대가를 받는 그 이상 그이하도 아닐 것이다. 그러니, 세상 오래 살았다고 우쭐대거나, 사원이라고 얕잡아 보거나, 쓸데없는 농담으로 그들의 환심을 사려는 생각은 버리는게 좋다.
오히려, 그냥 묵묵히 있을때, 그들은 더 신뢰하고, 더 따르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