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는 절대 자신을 드러내지 않아

감정에 휘둘리지 않기

by 하찌네형

2010년 5월, 당시 남아공월드컵을 준비하는 한국과 일본 축구대표팀은 사이타마에서 친선전을 가진다. 그 경기에서, 그 많은 일본사람들을 단숨에 조용하게 만드는 골이, 박지성에게서 나온다. 일명 [산책 세리모니]로 알려진 그것이다. 그런 엄청난 사람들의 응원속에서 선제점을 기록한 박지성은, 그라운드를 엄청나게 뛰어다니며 기쁨을 만끽하는 모습을 보였어야 당연했을텐데, 그는 아주 천천히 그라운드를 돌며, 아무런 표정을 보이지 않고, 그저 그라운드 밖을 응시만 한다.


10년이 지났음에도, 나는 그의 그런 행동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물론, 유럽리그로 가기전까지 몸담았던 팀이 빗살고베라는 일본팀이었기에, 아무리 한일전이라 해도, 도의상 마냥 기뻐할 수는 없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의 그 모습은 많은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었고, 10년이 지났음에도 많은 여운을 남기는 장면이다.




영업활동을 하다 보면 좋은 상황이 온다. 뭐랄까 내가 계획했던 것대로 움직여 결국에 나의 결정이 회사에 득이 되는 기쁨도 있고, 내가 열심히 한 과정의 결과로서 승진도 할 수 있다. 또, 기대치 않았던 보너스나 연봉협상에서 예상보다 많은 상승치를 듣고 기분이 좋았을지도 모르겠다.


이때, 너무 기쁜 나머지 나의 모든것을 보여줄 필요는 없다. 너무 기뻐 내 오장육부를 모두 떼어줄 것 처럼 상대방에게 넙죽 굽힌다면, 나에 대한 평가는 딱 거기서 멈출 수 있다. 물론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상대방에게 너무 많은 나를 보여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A : 품질테스트까지 모두 완료했고 성능이나 대응에도 문제가 없으니, 지난달에 가일정으로 잡은 양산을 1달 당겨도 괜찮겠네요. 공급에 차질없이 진행해주세요.


여기서, 두 가지 반응을 보자. 좀 극단적이긴 하지만 말이다.


B : 정말 너무 감사합니다. 덕분에 좋은 결과가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B : 힘드셨을텐데, 이렇게 무리한 일정에도 잘 대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공급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책임지고 끝까지 마무리하겠습니다.


나중에 그 자리를 떠나, 하늘에 대고 소리를 지르던 끝나자 마자 이 사람 저사람에게 흥분해 전화하며 기쁜소식을 들려줄 지언정, 그 앞에서는 침착해야 한다. 냉정해야 하고 감정에 휘둘리면 안된다.

그렇게 절제있는 행동이라면, 상대방도 그런 당신의 모습에 당신을 쉽게 평가하지 않고 오히려 신뢰를 가지며 높게 평가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저 사람은 좋다는 거야? 싫다는 거야?. 도데체 속을 알 수가 없어..]라고 할 수는 있다. 하지만, 절대 무시는 안할 것이다.




프로는 절대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다. 아무리 흥분이 되고 기쁠지언정 그 모습을 상대방에게 들키지 않으려 노력하는 것이 진정한 프로의 자세라고 생각한다.

[그래. 너는 이 정도를 주면 좋아하는 구나. 알았어. 앞으로 이게 기준이겠구나.]라고 상대방이 판단해 버렸을 경우, 다음번에도 같은 수준으로 대우해 줬음에도 불구하고 나의 반응이 미적지근 하면,[뭐야. 지난번에는 좋아했는데, 지금은 왜 그래? 뭐야? 무시하는거야?] 라고 생각될지도 모른다.


꼭 상대방을 이기기 위한 것은 아니다, 다만, 쉽게 현재의 감정에 휘둘리게 되면 그것은 어쩌면 상대방에게 나의 약점을 여실히 드러내는 하나의 제스처가 될지도 모른다는 점을 명심하자. 사회에서 서로 웃고 떠들고, 때로는 옆집 형이나 오빠, 동생처럼 지낼 수 있겠지만, 자신의 밥줄이 걸려있는 이상, 변함없이 냉혹하다. 나는 쉬운 사람이 아니며, 이 정도의 기쁨에 나의 모습을 보여 줄 만큼 감정에 쉽게 휘둘리지 않음을 꼭 보여주도록 노력해보자.


박지성의 세레모니가 나에겐 그런 의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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