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오르기로 인한 내몸의 변화
운동을 시작하기는 쉽지 않다. 사람은 본래 게으른 유전자가 뼛속깊이 자리하고 있으므로,
조금씩 조금씩 운동이라는 것도 내몸에서 내유전자가 허락할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한다고 본다.
무턱대고 움직여봐야, 몸은 반응하고 정신은 거부하며 다시 예전의 나로 돌아오는건 시간문제라고 본다.
어느 책에서 봤는데, [하루에 10분이라도 시간을 내서 걸어라]라고 했다. 10분 운동으로 건강해지자가 목적이 아니다. 하루 10분을 지속하다보면, 어느새 20분이되고, 그렇게 시간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운동이라는 것이 내몸에 익숙해진다는 얘기였다.
일리있다.
혹자는 내게, [그냥 아무것도 안해도 되니, 헬스장을 등록하고 가서 앉아있어봐라]라고 조언한적도 있었다.
[산에 오르지 않아도 되니, 산 초입에 있을법한 운동기구나 슬적슬적 건들이고, 약간의 평지라도 걷다가 와라]고 말해주는 지인도 있었다.
운동에 대한 인문학적인 접근은 사실 아무런 필요가 없다. [운동을 왜 해야하지...]라고 들어가다보면, [그렇다면 안해도 되지 않아]로 귀결되는 자신만의 합리화과정은 필요없다.
그냥 움직이면 된다고 본다. 그냥 시작하면 된다고 본다. 그래서 시작했다. 이하는 운동으로 인한 나의 몸의 변화를 중점으로 적는다.
우선, 내가 근무하는 회사는 25층짜리 건물이고, 나는 25층에 있다.
언젠가 한 연예인이의 다이어트 및 건강비법으로 [계단 오르기]를 말했었다. 그래서, 지하 2층부터 25층까지 걸었다. 대충 8분이 조금 넘는 시간이 걸리지만, 25층에 도착하면 이렇다.
(1) 관둘까...라는 생각은 10층부근에서 난다. 그걸 넘으면 땀은 16층언저리부터 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25층에 도착하면, 약 5분정도 얼굴에서 쉴세없이 흐르는 땀은 바닥에 떨군다. 닦기에 그 양이 너무 많다.
(2) 심장박동은 170회/분이 된다(측정장비착용). 약 5분이 지나면, 130회로 줄어드는데, 처음에는 10분정도걸렸는데, 조금 익숙해졌는지, 5분이면 가뿐숨이 가라앉는다.
(3) 그렇게 마지막 땀이 떨어지지 않을 정도가 되면, 손수건으로 닦고, 화장실에 가서, 정돈<?>을 한다. 느낌이겠지만, 얼굴턱선이 다소 가늘어 보인다.
이렇게 하루 1번을 실천하려고 했다. 그렇게 한달여를 꼬박꼬박 해봤다.
그결과,
(1) 한번은 동네 안양천을 뛰는데, 10분이 지나도 지치지가 않았다. 범계역에서 효성공장쪽으로 한참을 내려가면 안양천이 있는데, 양복을 입고 퇴근길에 뛰어봤다. 집까지 40분이 걸리는 거리였으나, 40분동안 뛰는데 힘들지가 않았다. 신기한 경험이였다.
(2)일전에 선바위역 6번출구를 올라오면, 중간에서 한번쯤 쉬었던 기억이 있으며, 다 올라오면 다소 헉헉대었던 나였지만, 지금은 너무 쉽게 올라온다. 왠만한 사람들은 도전하지 않는 동작역 9호선에서 4호선으로 가는 계단도, 두계단씩 올라도 아무렇지도 않다.
(3)계단오르기는 간간히 하지만, 헬스장을 등록해, 런닝머신에서 뛴다. 10분걷고, 20분뛰고, 5분걷고, 20분뛰고, 5분정리하고 내려온다. 그걸, 아침 6시~7시에 하고 출근한다.
다만, 그렇게 운동해도, 살이 빠지진 않았지만, 찌지도 않았다. 살빠짐은 먹는것과 비례하지만, 먹는것을 줄이지는 않았고, 먹으면서 운동하기에, 다이어트를 위한 나의 운동량은 부족하다. 난 그냥, 근육운동을 했을 뿐이였지만,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근육운동이 40대에는 필수라고 절실하게 생각하게 됬다.
나의 20대는 축구와 함께 했었다. 대학동아리도 축구고, 지금도 OBYB 회장을 맡고 있다. 그때는 뛰어도 힘든지 몰랐다. 전후반을 다 뛰어도, 또 뛸 수 있었다. 먹어도 배부르지 않았으며, 아무리 많이 먹어도 살찌지 않았던 20대였다. 지금보다 20kg나 적은, 정상체중보다도 낮았던 그때에도 나에게 뚱뚱하다고 놀린 사람들이 있었다. 나에게도 그런 20대가 있었는데, 어느덧 뒤를 돌아보니, 40대 초입에 와있다.
시간은 그렇게 흐르더라.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