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장한 Jul 04. 2020

자동차게임 AI는 어떻게 게이머를 속이는가?

카트라이더의 비밀


과거에 오락실에서 두 명이 대전할 때 두 차의 간격이 좀처럼 벌어지지 않다거나 컴퓨터 AI를 추월해도 자꾸 따라오거나 심지어는 AI에게 추월당해도 AI가 멀리 도망가지 못하는 것을 경험한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초기부터 컴퓨터게임에 레이싱게임은 존재해 왔다
아주 기본적인 AI가 탑재되어 있었는데 여기에는 만든 사람들의 고민이 실려 있었다
사용자의 실력은 각기 다 다른데 AI가 그 수준을 맞추지 못한다면 일단 게임의 가장 큰 목적인 재미를 주기 어렵기 때문이다

답은 2012년에 나온 The game journal에 실린 찾을 수 있었는데 논문의 제목은 "Adaptive AI in a racing simulator: a challenging and fun environment for any user"이다

이 논문에서 언급한 것처럼 AI모드나 2명 이상이 하는 대전 모드에서 레이싱게임들은 앞서가는 차의 속도를 줄이거나 뒤차의 속도를 빠르게 하는 알고리즘을 넣어서 경합을 유도했다

if (player is in front of AI)
  return the max speed for this section
else if (player is behind the AI)
  return 90% of the max speed for this section

처음에는 단순하게 속도를 제한하게 했으나 이 방법은 너무 쉽게 티가 나서 앞차의 제동거리를 약간씩 늘리거나 뒤차의 제동거리를 줄이는 등 티가 나지 않는 방법을 연구하게 된다
지금도 카트라이더 같은 게임은 1등을 제외한 나머지의 속도를 10프로씩 올리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이사실을 알고 이제 와서 다시 생각해 보니 오락실에 격투게임에도 이런 방법을 쓰지 않았나 싶다
지고 있는 쪽의 에너지를 적게 닳게 하고 공격력을 높이는 식으로 말이다
게임의 가장 큰 목적은 재미에 있다는 것을 알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최근에 나온 심레이싱소프트웨어에는 이런 배려는 없다
실제를 반영해서 만들기 때문인데 유일한 뒤차의 어드밴티지는 실제와 같이 동작하는 공기저항 효과인 슬립스트림 효과뿐이다
사용자가 쉽게 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경합을 억지로 유도하지 않기 때문에 실력 차이가 나면 게임이 아예 안돼서 리얼리즘이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이다

내 동전을 매번 바닥나게 만들었던 오락실의 상술은 여기서부터 시작했던 것이다
하지만 약자에게 어드밴티지를 주거나 강자에게 페널티를 주어야 재미있는 게임이 된다는 사실은 단지 게임에서만 통하는 방법은 아닐 것이다

#레이싱게임 #artificial intelligence #racing simulation #adaptive engine #driving games #심레이싱

매거진의 이전글 차선 한가운데로 운전하기의 중요성과 어려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