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언제라도봄 May 22. 2024

모두의 필수 영양제 3종

누구나 챙겨야 하는 건강을 위한 필수템은?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질병이 아니더라도 개선하고 싶은 한두 가지의 불편감은 있다. 만성피로라든가 화장실을 가지 못한다거나 예전만큼 술을 못 먹겠다거나 입안이 헐 때도 있다. 소화가 잘 안 되거나 약한 관절은 대부분 만성적인 경우가 많다. 일시적으로는 눈이 뻑뻑할 때가 있는가 하면 눈 주변 근육이 파르르 떨리기도 한다. 얇아지는 손톱이나 머리카락도 걱정이고, 피부노화를 정직하게 맞이하기도 싫다. 


이토록 신경 쓰이는 부분들을 다독이기 위해 우린 영양제를 검색한다. 무엇이 필요한지를 찾고 나면 그중 어떤 회사에서 나오는 어떤 제품이 나에게 맞는지 2차 검색에 들어간다. 나름 영양제를 별로 안 먹는다고 생각한 우리 집도 (꾸준히 못 먹는 건 사실이다.) 세어보니 12종의 영양제가 나온다.


나 또한 출발은 종합비타민 한 알에서 시작했다. 그러다 메가도스의 원조격인 비타민C, 하루 30분도 햇볕을 쬐기 힘든 현대인의 필수템 비타민D, 고등어를 매일 못 먹으니 오메가 3와 장건강을 위한 유산균까지는 밖에 내어놓고 먹는 데일리템들이다. (데일리라 썼지만 사실 위클리일 때가 많다.)

그러다 최근 들어 여성유산균도 필요할 때가 있어 추가되었고, 피로를 풀어주는 비타민B도 소중하다. 온난화 때문인지 값이 많이 오른 마누카꿀은 목감기와 위염을 달고 사는 나의 든든한 뒷배다. 아주 가끔이지만 얼굴 근육이 파르르 떨리면 마그네슘은 바로 투입되는 예비군이다. 술 먹는 남편에게 추가된 밀크씨슬, 손톱과 머리카락을 위한 비오틴과 피부에 양보하려면 꿀떡 삼켜야 하는 저분자콜라겐까지.


우리 집에 있는 것만 12종이다. 다 먹으면 열두 알(물론 하루 3알 이상은 잘 안 먹는다.) 그뿐인가 아직 우리 집에 상륙하지 못한 칼슘, 셀레늄, 철분, 글루타티온, 코엔자임큐텐, 히알루론산, 글루코사민 외에도 고등학교 화학시간에나 들어봤던 크롬, 망간, 아연, 칼륨 등도 미량이지만 필요한지 영양제로 나와있다.


그러니 나이가 들수록 영양제 챙겨 먹다가 배불러서 밥을 못 먹겠다는 괜한 우스갯소리만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영양제는 추가는 쉬워도 복용하던 것을 빼기는 쉽지 않으니 말이다. 비타민C 120정을 사드리면 정확히 120일 후에 딱 떨어지는 시아버지의 피를 물려받지 못한 남편과, 엄마가 된 후 깜빡쟁이가 된 (엄마는 깜빡쟁이야! (brunch.co.kr) ) 나는 일주일에 두어 번 먹으면 다행이다. 저녁시간에 알람도 맞추어보았는데 알람이 울리는 순간 바로 먹을 수 없으면 잊고 잠드는 날이 많다.


딱히 특별하게 먹는 영양제도 없고 영양제랑 관련한 특별한 이야기도 없는데 무슨 이야기를 글로 풀어내나 싶은 나에게 구세주 같은 영상을 유튜브에서 만났다. 최근 노화와 건강한 삶과 관련해 핫한 의사 선생님, 아산병원 노년내과의 정희원 교수님을 경제전문채널 삼프로 TV에서 뵙게 되었다. 교수님의 책 '느리게 나이 드는 습관'도 읽고 있는 중인 데다가 영양제 글을 써야 하는 나에게 강렬한 썸네일.


하단 유튜브 링크 참조.


그간 봤던 다른 영상에서도 음식을 가려 먹고, 혈당을 올리지 않는 순서로 먹고, 더 많이 운동하고, 충분히 자고, 마음 챙김 명상을 해야 긴 노후에 간병비를 줄이고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며 행복할 수 있다는 교수님의 주장에 깊이 공감하고 있었기에 이 분이 챙기는 영양제는 무얼까 정말 궁금했다. 흔히 남들이 먹는 것만 먹고 있는 나에게 특히 "여러분이 드시는 그거 아닙니다."라는 제목은 얼른 영상을 참고해 데일리템들을 다시 설정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영상을 클릭했다.


잠시 잊었다. 손웅정 감독님도 강조했던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는 것을.

교수님이 처방한 모두에게 가장 필요한 영양제 3가지는 잠, 운동, 머리 비우기(마음 챙김 명상)였다. 그렇다 건강의 기본은 먹는 것, 움직이는 것, 쉬는 것을 잘 살피고 돌보고 다스리는 것에서 시작한다. 건강을 해치지 않고 도움을 주는 먹거리를 먹고, 많이 움직여 몸을 쓰고, 자극 가득한 세상에서 잠시 머리를 비우고 숙면을 취하는 것이야말로 최우선의 영양제다. 이 세 가지는 사실 서로 독립적인 것으로 보이지만 뇌과학적 관점에서 보면, 그리고 내 개인적인 경험으로도 매우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선순환의 사이클을 만들지 않으면 악순환의 고리에 갇히기 매우 쉽다. 우선 종일 핸드폰을 스크롤하며 도파민으로 뇌를 자극하는 현대인들은 많이 움직이지 않게 되며 운동부족과 미디어자극 과잉으로 숙면이 어렵고, 수면부족은 당분과 탄수화물을 끌어당겨 영양이 불균형해지고 혈당이 가파르게 오르내리게 된다. 그러면 식사 후 졸리고 집중력이 떨어지고 움직이기 싫어지는 식의 악순환의 트랙을 돌게 되는 것이다.


영상에서 교수님은 대부분의 영양제는 효과가 미미하고, '굳이' 먹는다면 종합비타민은 괜찮다시면서도 당신은 안 드신다고 했다. 또한 비타민A, E 등 지용성 비타민은 주의가 필요하단 말씀도 있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영상을 정독, 아니 정시청해보시길 바란다.




영양제에 관련한 연구들은 나는 읽어보지도 못했고 읽는다고 이해가 되지도 않을 것 같아 읽지는 않을 테지만 분명 나에게도 효과가 있다고 느낀 영양제들이 있다. 그것은 하루 종일 햇빛을 못 본 나에게 비타민D하나로 사과를 하는 것일 수도 있고, 일을 하다가 글을 쓰다가 잠이 부족한 날 오쏘몰을 투여하며 나를 달래는 것이기도 하다. 뇌과학자들은 그것을 플라시보라고 부른다. 허나 해도 못 보고 골고루 건강한 음식을 챙겨 먹을 시간도 없고, 운동을 하려면 잠을 또 줄여야 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차선책으로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기본을 잘 챙기려는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쇼츠 보는 시간, 인스타 보는 시간을 줄여 운동할 수 있고 수면시간을 늘릴 수 있다면 그런 부분은 기꺼이 노력해 보자. 그러나 생업으로 기본을 지켜지 못하는 스스로에게 미안한 마음 담아, 그래도 버텨주고 있는 몸에 감사한 마음을 담아 영양제 몇 알 먹는 것은 몸에도 마음에도 내가 나를 살피고 돌보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차선책이 되지는 않을까?


관련영상:

https://youtu.be/RKjW4qywdMg?si=X8yUFZalhud4i0AH





                     

매거진의 이전글 우루사, 내 남편과 당장 헤어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