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사람을 치유한다, 혜화동 맛나 도시락의 이야기
평소 집안일을 할 때 유튜브를 노동요처럼 틀어놓는 편인데, 요즘은 마음이 복잡하고 시끄러워서인지 힐링되는 무언가가 필요했다. 그러다 오랜만에 오디오북을 들어봤는데, #윌라오디오북 에서 만난 김지윤 작가의 #씨유어게인 이 내게 딱 맞는 책이었다. 김지윤 작가는 이미 #연남동빙굴빙굴빨래방 을 통해 따뜻하고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를 들려줬던 작가라, 이번에도 믿고 들을 수 있었다.
이 책 역시 전작처럼 사람들의 이야기다.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다. 어쩌면 진부하기도 한 내용일지 모르지만, 소설에 잔뜩 배어있는 사람 냄새 덕분인지 이웃의 이야기 같고, 어느새 내 이야기 같아졌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혜화동 작은 도시락 가게 ‘맛나 도시락’ 을 운영하는 73세 금남 여사가 있다. 금남 여사는 그저 밥을 파는 사람이 아니다. 그녀가 건네는 따뜻한 도시락 한 끼와 손편지는 작은 온기이자 위로다. 그녀의 손끝에서 탄생한 도시락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마음을 어루만지는 밥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금남 여사는 누군가에게는 지나가는 할머니일 수도 있지만, 사실은 상처받은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조용한 상담사이자 삶의 지혜를 전해주는 어른 같은 존재다.
책을 읽다 보면 문득 깨닫게 된다. 역시나 사람은 함께 살아가야 하고, 사람을 치유할 수 있는 것은 결국 사람밖에 없다는 것을. ‘맛나 도시락’ 을 찾는 손님들 역시 각자의 아픔과 사연을 가지고 있다. 보육원 출신의 정이와 그녀의 딸 오들이처럼 어쩌면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잊고 지내던 사람들이 금남 여사의 도시락과 손편지를 통해 작지만 따뜻한 위로를 받고, 다시 세상과 이어진다.
모든 사람에게는 자신만의 아픔이 있고, 누군가가 그 아픔을 알아주고 어루만져 주길 바라는 게 아닐까. 그래서일까, ‘맛나 도시락’을 찾는 이들은 자신도 모르게 금남 여사의 따뜻함에 위로받고, 다시 그곳을 찾아오는지도 모른다. 책 속 이야기가 진부해 보일지 몰라도, 그런 진부함이 오히려 더 편안하고 다정하게 느껴졌다.
김지윤 작가의 글은 늘 평범한 일상 속에서 특별함을 찾아낸다. 화려하거나 극적인 이야기는 아니지만, 그 속에 담긴 사람 냄새와 진심이 독자의 마음을 울린다. ‘맛나 도시락’ 은 단순히 밥을 먹는 공간이 아니라, 사람이 사람을 위로하고 치유하는 공간이었다. 금남 여사의 작은 행동과 말 한마디가 손님들의 삶에 작은 변화를 만들어내는 모습을 보며, 나 역시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며 나의 일상도 돌아보게 되었다. 내 주변에도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가 필요하지는 않을까. 나 역시 상처를 받지만, 결국 사람으로 인해 치유받는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 속이 시끄럽고 복잡한 요즘, 이 책은 나에게 따뜻한 밥 한 끼 같은 위로를 주었다.
#씨유어게인 은 사람 때문에 지치지만, 결국 사람 덕분에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 이야기다. 혜화동 작은 도시락 가게의 금남 여사와 그곳을 찾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마치 우리 주변 어딘가에서 일어날 법한 이야기처럼 마음을 울린다. 바쁘고 지친 일상에 쉼표가 필요한 이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