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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하여백 Jan 26. 2022

생일에 쓰는 편지

2022년 1월의 어느날 밤



삶의 무기력은 어쩌면 추위와 연관되지 않았을까. 이불 속을 벗어나는 일이, 정확하게는 전기장판을 벗어나는 일이 이렇게나 매일같이 힘들다. 요즘은 이 말이 참 맴돈다. '그런 날에도. 그렇지 못한 날에도. 그럴수도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적으로 매일 곱씹는다.


언제나 늘 대체 불가능한 사람이고 싶었는데 누군가로 대체가능하다는 말이, 그 대화가 불현듯이 자꾸만 생각나는 걸 보면 알게모르게 상처가 되었다. 그 기억이 슬프다. 모든게 허무해질만큼. 시간이 갈수록 허무함의 감정이 진해진다는게.


이제는 색조화장보다 영양에 관심이 가는 나이일까 이말에 새삼 웃어본다. 어제의 일이 가물해져 금세 잊을만큼의 나라서 부지런히 더 기록하고자 한다. 변화를 받아들이고 나 역시 변화해야한다. 모든 것은 변하고 있다. 변하지 않는 것과 변해버린 것 사이에서 슬기롭게 헤쳐나가는 일이 몫인지도 모른다. 언제나 하루가 지나갈수록의 내가 기대가 된다. 나의 세계가 넓어지기를 바란다. 올해도. 깨어나가고 싶다. 깨어있고 싶다. 내딛고 싶다. 많은 선물을 받아 감사하고 감사하다. 손편지는 누구에게나 받을 때마다 눈물이 날만큼 그 행위에 마음과 감동을 느낀다.


이번 겨울은 유난히 자주 눈이 내렸다. 눈은 내려도 내려도 밟아도 밟아도 웃음이 나고 행복해진다. 눈에 진심인 귀여운 사람들 덕분에 이 계절이 더 따뜻해진다. 올해는 개인적으로 그다지 춥지않다. 딱 견딜만큼의 추위와 따뜻함이 오고간다. 그 추위 속에서 열심히 껴안고 있다. 원래라면 다음주에 떠날 예정이었는데, 이렇게 또 다른 꿈을 꾸어야한다. 알다가도 모를 인생에, 그 흐름에 맡겨본다.


생각하지 못한 많은 사람들의 축하와 마음을 받았다. 나는 또 그 마음들을 되돌려주기 위해 부지런히, 어쩌면 미련하고도 부지런하게 마음 쓸 생각이다.

모두들 언제나 전해주시는 마음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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