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마자 거의 바로 실습을 시작했는데, 처음 주어진 과제는 '구 그리기' 였다.
생각해야 하는 점이 있었다. 바로 빛을 상상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현실에서는 빛이 사방에서 오기 때문에 지금 눈 앞에 선생님이 놔둔 구를 그리지 말고,
한 쪽에서만 빛이 온다고 상상하면서 그리라는 것이었다.
이상적으로 가장 예쁜 모습을 떠올리는 방법이라고 하셨다.
한 번도 이런 부분에 대해 생각을 해보지 못한 나는, 그냥 선생님이 말해준 대로와 내가 일반적으로 알고있는 모습만 슥슥 그렸다.
그려진 구는 아무리 봐도 어색하고 이상했다.
집에 가서 남편한테 보여주니 남편도 어색하다고 했다.
그렇게 나의 고민은 시작됐다.
그리고 깨달았다. '아.. 내가 빛의 방향을 섞어서 그린 것이었구나.'
알고보니 구는 비스듬하게 빛을 받은 형태로, 구의 그림자는 왼쪽에서 바로 빛을 받은 형태로 스케치를 그렸던 것이다.
구가 완벽하게 왼쪽에서만 빛을 받으려면 어떻게 그려야하지?
내 머릿속으로는 잘 그려지지 않아, 구글링을 했는데 구글에서도 은근히 자료가 나오지 않았다.
사선에서 들어오는 빛만 그린 그림만 나올뿐..
이상하게, 이런 상상을 한다는 것이 재미있게 느껴졌다.
눈 앞에 구를 놔두고, 조금 더 완벽한 세계에 사는 구를 떠올리라니!
그리고 완벽한 구를 그리는 것이 목표라니!
다른 사람들과 세상을 조금 다르게 보는 방법을 배우는 것 같아서 흥미가 생겼다.
구가 동그랗지 않아서일까? 여러번 수정 작업이 있었지만 아직 어색한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