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두통이 꽤 잦다. 소변에 거품이 생기는게 단백뇨 증상도 있는 것 같다. 임신 중독증이 아닌가 두렵다. 가장 대표적인 붓기는 아직 보이지 않아서 약간은 안심이다.
회사를 다닐 때에는 디클렉신을 먹기 힘들다. 다음날 계속 멍한 상태로 있어야 하는데, 잠을 자지 않으면 머리가 낫지 않아서 약을 먹으나 마나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출근했는데 배가 제법 나왔다며 알아보는 분이 있었다. 내 예전 모습을 아는 사람은 임신한 티가 난다고 생각이 드는 시기인가보다. 나를 모르던 사람이 보면 긴가민가 할 것 같다.
내일이면 20주!
어제 집에 가니 남편이 물었다.
"오랜만에 출근해도 생각보다는 안 힘들지?"
그러고 보니 그랬다.
예전에는 6시간 단축 근무를 했다고 해도, 집에만 오면 쓰러져서 몇 시간은 잤어야했는데
이제는 퇴근 후에 낮잠을 자지 않아도 되었다.
몸이 조금 더 튼튼해진 느낌이었다.
(아직 입덧이 약간 남아있고, 잠이 오는 편이긴 하지만 상대적으로 나아졌다.)
오늘은 출근하려고 하는데 눈 앞에서 버스가 갔다.
버스 15분만 타면 도착하는 회사인데, 15분을 기다리라고 나왔다.
예전같으면 택시를 타고 갔을텐데, 이제는 다음 버스를 기다릴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다음 버스를 기다리며, 예전부터 미뤄왔던 남들이 써둔 임신 버킷리스트를 확인했다.
리스트 내용은 충격적이게도 내가 다 꾸준히 하고 있는 것었다..
1. 몸에 튼살 크림 바르기 (임신 초기에는 내가 매일 챙겨야했지만, 어느정도 루틴화 되니 남편이 알아서 매일 발라준다.)
2. 태교 여행 다녀오기 (초기에 다녀왔다. 날씨 타이밍이 절묘하게 좋았다.)
3. 음악 태교하기 (가끔씩 남편한테 기타쳐달라고 말한다. 어제 기타를 쳐줬는데, 낮은 소리는 듣고 싶은 마음이 안든다. 높은 소리가 나는 노래로 골라서 쳐줬는데 나는 잠에 들었다. 예전에도 유튜브에서 태교 음악을 들었는데 잠에 빠진걸 보면 태교 음악은 아가랑 나랑 둘 다 재우는 용도인가보다.)
4. 마음껏 먹기 (............. 임신 초기 때 부터 매일 하던 짓이다.)
5. 마사지 받기 (남편 손가락 부러질 정도로 해준다.)
6. 요가하기 (온라인 강의를 듣는데, 어제는 커플 요가를 했다. 남편이랑 등을 맞대고 하니까 기분이 좋았다. 데이트를 하는 느낌 같았다. 커플 요가 강력추천!)
나는 참 복에 겨운 삶을 살고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참 행복했구나...
자상한 남편 만나서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었구나..
다음주 부터는 남편이 서울로 일하러 가게 되었다. (갑자기)
엄마가 친정에서 나를 보살펴준다고 했다.
며칠 전부터 태동이 너무 많아졌다. 빈도도 너무 잦고, 아기가 너무 오랫동안 (몇시간동안)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 같아 걱정이다. 이렇게 움직여도 되나 싶다. 자궁이 너무 작은 건 아닌가..? 일주일 후에 정밀 초음파를 보러 가는데, 시간이 생각보다 잘 안간다. 아기를 못 본지 너무 오래된 것 같다.
아가 다리가 너무 길어서 그런가
다리로 자꾸 꿈틀거리는 느낌이 든다.
계속 있던 두통은 오늘도 있었다. 몸이 잘 뭉쳐서 그런 것 같다.
이제는 배가 제법 나와서 사람들이 임산부 대접을 해준다. 특히 밖에서 일회성으로 마주치는 사람들이 나에게 친절하게 문도 열어주고 등등 대해줘서 좋다. 원래 알던 임산부의 모습치고는 배가 많이 나오지 않았지만 약간은 그런 느낌이 나나보다.
나도 임신 전에는 임산부에 대해 전혀 몰랐다. 유튜브에서 만삭의 여자가 춤을 과격하게 추는 것을 보고 그냥 일반 사람이랑 별반 다른게 없구나 생각을 했다. 막상 임산부가 되어보니 이건 참 힘든 과정이구나 깨닫고 있다. 특히 임신 표가 나지 않는 초기 임산부일 때가 가장 조심해야할 때고 배려받아야할 때인데 과거의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 같다. 임산부 딱지를 주긴 하지만 그거론 좀 약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그 딱지를 들고다니다가 싸이코의 눈에 띄어 해코지 당할까봐 무서웠던게 가장 크다. 그래서 안들고 다녔다. 딱히 배려받아야할 상황을 안만들면 된다고 생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