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엘레베이터를 탔는데 오늘따라 배가 많이 나와보여서 깜짝 놀랬다.
같은 사무실 선생님도 이제 제법 임산부 같다고 한다.
요즘은 먹는게 이렇게 맛있게 느껴진다.
특히 복숭아,, 깎아 먹는게 너무 귀찮아서 짜증났지만 너무 맛있었지 뭐야
구내식당에서 점심과 저녁을 자주 먹는데, 꽤 괜찮은 방법 같다. 매일 야채를 먹을 수 있어서 임신했을 때에는 구내식당이 있는 곳에 매일 출근하는게 좋은 방안같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예전에 하루에 두 번씩 배달음식을 먹을 때에는 매일 먹고싶은 배달음식이 떠올랐고, 또 그걸 생각해내느라 시간을 많이 썼던 것 같은데
이제는 뭘 먹지 고민하지 않고 그 시간을 다른곳에 쓰고 있다. 또, 당기는 음식이 없는데 식사를 할 때마다 맛있게 잘 먹게 된다.
하지만 오늘은 너무 더웠다. 회사에서 에어컨이 나오긴 하지만 중앙제어시스템이라 나에게는 충분하지 않았다. 답답한게 심해져서 오죽하면 양말 벗을 정도였다. (양말을 벗고 슬리퍼를 신으니 마찰에 의해 뽀드득 소리가 자꾸 나서 신경쓰였다. 나 방구낀거 아닌데..) 엄마한테 엄마도 그랬냐고 물어보니 90년대 초반에는 에어컨은 커녕 선풍기도 잘 없었어서, 땀띠를 달고 살았다고 하셨다. 고생 많이 하셨다고..
요즘엔 입덧 등 없어지고 몸이 나름 편해져서 (그래도 누워자는건 여전히 불편하다. 실수로라도 배가 살짝 눌리면 장기 어딘가가 바늘로 찌르는 것 처럼 아프다.) 아기에 대한 생각을 잘 안한다.
24주면 이제 생길껀 다 생기고 크기만 쑥쑥 자라는 주수이기도 하고.. 딱히 새로울게 없어서 더 안찾아보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요즘 움직임이 없어진 아기가 잘 있나,, 싶어서 누운채 배에 손을 댔다.
여태 흔적도 없던 아기가 급 꼬물거린다.
나도 모르게 미소가 나왔지 뭐야,,
잘 살아있는지 빨리빨리 업데이트 해주는 반짝이. 인터렉션이 되니까 기분이 좋고 아기도 귀엽고 ㅎㅎ 행복한 감정이 퐁퐁 솟았다. 얼굴을 보면 얼마나 사랑스러울까 싶다.
아기를 낳는것은 은혜다! 축복이다! 이건 모두 세기의 사기 프레임일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정말 겪어보니 마법처럼 신비하다. 여태 고생했던게 괜찮다. 아마 고통은 이미 지나가서 까먹은 것 일수도..
일주일이 지나고, 주말니 찾아오자 반짝이는 자신의 아빠를 만났다.
만나자마자 식당에서 밥을 먹는데 반짝이가 어렸을 때 처럼 엄청 움직여서 신기했다.
아빠를 만나서 기쁘다는 듯이 아주아주 활발하게 있었다. 어떻게 알았지?
저녁이 되자 나는 다리가 이상함을 느꼈다. 더 정확하게는 골반쪽이 뻐근한 느낌이었다.
회사에서 퇴근하고 바로 누워있지 않고, 자꾸 돌아다녀서 아픈가 생각이 들었다.
집에 와서 영화를 보며 누워있는데 골반이 점점 더 아파왔다. 남편은 골반이 넓어지려는 것 같다고 했다.
저번에는 효과가 있었던 골반을 풀어주는 요가를 했지만 이번에는 효과를 보지 못했다. 오히려 점점 더 아파왔다.
잘 때에도 힘들었다. 왼쪽으로 누워서 자면 잠은 잘 왔지만, 장기들이 눌려서 금방 잠에서 깨어났다.똑바로 누워자는 것은 할 수가 없어서 (아마 배가 많이 아팠던 것으로 기억한다) 오른쪽으로 누울 수 밖에 없었다. 오른쪽으로 누우면 통증은 가셨지만 잠은 오지 않았다. 반짝이가 불편했던 걸까?
그래도 선택지는 없었기 때문에 계속 오른쪽으로 누워서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가 한 번씩 왼쪽으로 누워서 (한참 장기를 달래주고 나면 왼쪽으로 잠시동안은 누워있을 수 있었다) 달콤한 쪽잠을 자고, 또 장기가 아프면 오른쪽으로 눕는 식으로 있다보니 아침이 되었다.
아침이 되어도 골반은 뻐근했고, 이따가 있을 일정에 지장이 가는건 아닌지 잠깐 걱정을 했다.
(무사히 잘 마치고 왔다.)
24주부터 산전 마사지를 받을 수 있다고 해서 드디어 받으러 가봤다.
비용은 12만원. 저렴한 마사지샵의 2.5배 정도 하는 것 같다.
관리해주신 분은 18년 정도 경력에 두 아이의 엄마셨다.
처음 누울 때, 정면으로 눕는 것이 아니라 옆을 보고 바디필로우 꺼안고 있으라고 하셔서 산전마사지는 다르구나..ㅎㅎ 했다. 왼쪽, 오른쪽으로 가장 많이 누워있었고, 정면으로는 한 10분 정도만 있었는데, 그 때는 배를 살살 돌려주셨다. (엄마손 약손처럼.)
순서는 다리 -> 허벅지 -> 등 -> 목 -> 배 -> 팔 이랬던 것 같다.
일반 마사지와 다른 점은, 발과 다리는 스웨디시 마사지 (내가 아는 스웨디시가 살살 문지르는게 맞다면..)같이 자극을 최소화하여 눌러주셨다.
다만, 허벅지 바깥쪽 (팔을 양 옆으로 내리면 손이 닿는 허벅지쪽) 툭 튀어나온 부분은 강하게, 여러번 순환시켜주셨다. 임산부는 이 부분이 자주 뭉치는 부위라고 하셨고, 여기가 뭉치면 허리 등등 다 아파진다고 하셨다. 나도 임신 전, 몇 년 전에 무릎이 당겨서 PT를 받았는데, 그 선생님도 무릎이 당기면 허벅지 바깥쪽 부위를 풀어줘야 한다고 하셨다. 이 부분이 큰 근육으로, 많은 것을 잡고있다고!
상체는 조금 더 세게 해주셨다. 등 어깨죽지가 많이 뭉쳐있다고 하셨다. 난 항상 거기가 많이 뭉쳐있더라..
마사지를 받고 집에 왔는데, 그날 저녁엔 하루종일 아기가 요란하게 움직여댔다. 엄청 꼼지락 꼼지락 움직이고, 힘차게 여기저기를 밀어내는게 아기도 영향이 있구나 싶었다.
마사지는 비쌌고, 사실 시원함은 다른 마사지샵보다 덜했지만 가서 이런 저런 꿀팁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아기와 친한 분이다 보니, 궁금한 여러가지를 물어볼 수 있었다.
그분은 온라인에서 정보를 얻은 예비 엄마들은 연애를 글로 배우는 것과 비슷하다고 하셨다.
왜냐면 인터넷에는 나랑 다른 몸이 많아서 해당이 안되는 케이스가 많을텐데,
그런 부분을 고려하지 못한다고 하셨다.
어떤 사람은 임산부인데 맥주도 한 캔씩 마시는 사람이 있고,
어떤 사람은 커피를 끊지 못했는데 아기도 덩달아 잠을 자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사람의 몸이 얼마나 소화를 할 수 있는지는 사람마다 다 다르기 때문에 일반화하기 어렵다고 하셨다.
하지만 운동겸 자전거를 타는 것은 안된다고 하셨다.
나는 산전에만 조심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산후에도 길게는 1년 씩이나 자전거를 타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하셨다.
지금은 뼈가 유연해져있어서 잘 다치기 때문이었고,
산후에는 자전거 타다가 자궁수축이 풀려서 고생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아기 낳다가 아기가 발로 차는 바람에 갈비뼈에 금이 가는 경우도 종종 있을 정도로 우리의 몸은 많이 약해져있다.
갈비뼈에 금이가면 숨쉴때 아프다. 많이 괴롭다고 한다.
그래서 미리 조심해야 한다고.
신기하게도 산전보다 산후에 더 몸을 조심해야한다고 하셨다.
특히 아기 낳은 후 3개월간은 몸이 아주 약해져있다고 하셨다.
요즘 얼음 먹는 것이 좋다고 하니, 산전에 얼음먹는게 산후보다 낫다고, 미리 먹어두라고 하셨다.
복대 역시 산후에 하는게 좋다고 하셨다. 몸을 잡아주는데, 산후에 호흡하는법을 같이 배우면 배가 잘 들어간다고 하셨다. 단순 외모 관리용이 아니라, 몸을 다시 원상태로 돌릴 수 있느냐 혹은 건강을 악화시키느냐의 문제였다.
나는 아기가 나와 함께 있는 산전만 조심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엄마의 몸도 소중하게 생각해야한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아.. 나는 쇄골쪽을 누르면 시원해서, 남편한테 자주 눌러달라고 했었는데 여기 마사지 센터에서는 그러지 말라고 하셨다. 앞판은 마사지 절대 안해주셨다. 겨드랑이부터 가슴, 쇄골 등 유선이 넓게 분포되어있기에, 건드리면 안된다고 하셨다.
마사지를 받고 다음날, 피부가 뒤집어졌다. 그 다음날에도 자고 일어나니 얼굴이 빨갛게 열이 올라와있었다. 갑자기 혈액 순환이 되어서 그런건지 왜 그런건지 모르겠다.
여태 임신했을 때 피부가 많이 건조해진다는 소식을 듣고, 특히 이 시기때 관리가 필요하다 싶어서 미리 마스크팩 등등 엄청 관리를 해줬더니 계속 물광에 피부가 엄청 좋아졌었던 시기였는데 마음이 안 좋았다. 피부 관리를 계속 해주는것은 귀찮고 번거롭고, 특히 여름엔 끈적거리기도 하서 삶의 질이 떨어지긴하지만 기본적으로 자신감, 그리고 미래에 대해 준비했다는 든든함은 채워주는 듯 하다.
겨드랑이에만 나던 땀이 손에도 나기 시작했다.
불편함을 느낄 정도로 많이 난다. 초등학생 때 손에 땀이 많이 나는게 컴플렉스여서 다른 친구들 손도 못잡고 그랬는데, 크면서 땀이 없어졌었다. 근데 다시 난다. 글을 종이에 못 쓸 정도로 땀이 많이 난다. 막 번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