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우리 집에 놀러왔던 적이 있다.
계속해서 취직을 하기 위해 원서를 쓰는 내 모습을 보고, 적잖이 놀라했다.
하루종일 혼자 육아에 시달리다가, 아기가 자는 그 찰나의 순간에는 유튜브보며 뒹굴고 싶지 않냐며 이상해했다.
위기는 오히려 기회로 작용하는 것 같다. 아기를 낳기 전에는 돈이 없으면 없는대로 그만이라며 펑펑 쓰고 살다가, 아기가 생기니 돈을 모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강력하게 취업을 하기 위한 노력을 하게 되었다.
사실 나는 직장에 다니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매일 어딘가에 나가는 것이 힘들고, 특히 상사가 뭔가를 제지하는 것에 '왜?'라는 의문이 해소되지 않으면 직장문화에 적응하기 힘들다는 이유였다. 나는 자유로운 영혼이기에 프리랜서로 평생 살꺼라는 생각을 했다.
이런 변화를 가장 좋아한 것은 평생을 직장인으로 사신 우리 부모님이다. 나에게 부모님같은 삶은, 너무 지루하고 더 큰 도약을 하지 못하는 답답한 삶으로 보였다. 이랬던 내가 지금은 최고의 연봉을 받기 위해, 혹은 좋은 복지가 있는 직장에 가기 위해 고군분투 노력중이다. 위기의식은 내가 모르던 나의 모습을 발견하게 해준다.
그리고 또 다른 위기가 찾아왔다. 최근에는 번아웃이 온 것인지, 아기가 잠들고 나면 유튜브를 보는 재미에 푹 빠졌었다. 그런데 소리를 제일 작게 해놓고 보아도 아기가 소리를 들었는지 밤 중에 자꾸 깨는 것이었다. 나는 쥐죽은듯이 있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 바로 이 글이다. 글을 쓰지 않을 때에는 펜으로 사부작거리며 그림을 그린다. 이것도 위기를 잘 활용하고 나니, 남는 것이 생긴다. 유튜브를 보며 힐링하는 것도 좋지만,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활동도 다른 방면으로 힐링이 된다. 좋은 변화가 찾아와서 기쁘다.
언젠가 책을 읽는데, 매일 자기에게 찾아온 운을 기록하라는 문구를 보았다. 그래서 9개월째 꾸준히 그 날 있었던 행운을 적어보았다. 신기하게도, '오늘은 뜻하지 않게 얼마 돈이 들어왔음', '오늘은 면접대상자가 되었음', '오늘은 신기한 인연을 만났음'과 같이, 매일이 특별한 일이었다.
내 열정이, 이 글을 보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달되었으면 좋겠다.
친구들은 말한다. '너를 만나면 나를 뒤돌아보게 돼. 좀 더 열심히 살고 싶은 욕구가 생겨.'
작은 날갯짓이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키길 소망한다.
치즈덕 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