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회사를 그만두고 직업훈련을 다니는 이유
아이가 태어났는데 남편은 왜 회사를 그만뒀을까?
우리의 미래가 한정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육아휴직도 못 쓰는데, 이렇게 살아서 뭐가 그렇게 행복한가 싶었다. '지금'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그러면 남편은 왜 직업훈련을 받으며, 주말부부로 지내고 있는 것인가?
딱 1년이라는 타이머가 있기 때문이다. 사실은 2년 코스지만, 2년이나 떨어져 지내기에는 너무 긴 시간이기에 1년으로 합의를 봤다. 사회에 살아남기 위한 준비를 하는 기간을 뒀다. 이 기간을 거치면 남편은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만드는 능력을 갖추리라.
실제로 남편은 많이 배우고 있다. IT계열에 합류한 것인데, 올 추석에 집으로 오는 기차표를 예매하기 힘들자, 코드를 짜서 더 쉽게 예매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을 뚝딱 만들었다. 우리 가족이 떨어져 있는 기간이 이런 도약을 위함이라면 충분히 가치가 있다.
나 역시, 남편과 떨어져 지내며 이를 도약의 시간으로 쓰고 있다. 아기가 자고 있는 시간에 맨날 읽는 신문도, 맨날 쓰는 글도, 남편이 집에 있을 때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남편하고 놀고 싶어진다. 그래서 우리는 잠시 떨어져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의미있게 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편은 또 다시 회사에 취업하게 된다면, 육아휴직은 쓰지 못할 거라며 미리 으름장을 놨다. 이런 남편을 보며 취업은 내가, 남편은 집에서 일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남편도 본인의 삶이 있으니, 타협안을 찾아야 한다. 나라에서 육아휴직을 강제로 쓰게 하는 제도가 생기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면 아이 키우기가 훨씬 수월 할 것 같다. 사실 아기를 낳기 전에는, 자녀 두 명을 계획했던 우리다. 한 명을 낳고 보니 너무 힘들어서 남편은 둘째는 나중에 생각해보자는 입장이다. 나는 둘째를 가져도 괜찮겠다는 입장이다. 아기가 나올 때 쯤에는 남편도 직업훈련을 끝내고 집에 있을 타이밍이고, 나도 계속 노력하다 보면 언젠가는 취업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우리가 배고픈 시기에 아기를 낳는다고 해도 큰 틀은 일어나기 마련이기에 그게 뭐가 많이 다를까 싶다.
얼마 전 안 사실인데, 카타르 성인 국민은 월 5~600만원에 준하는 기본 소득을 받는다고 한다. 의료, 수도, 전기는 완전 무료에 주택도 무료로 제공해준다고 한다. 출산시 추가로 월 230만원 정도의 기본소득이 간다. 이에 비해 물가는 우리나라랑 비슷하거나 조금 더 비싸다. 그래도 워낙 기본 소득이 높기 때문에, 아기 낳는 것이 두렵지 않을테다. 이런 나라에서 태어났다면 하는 즐거운 상상을 해보았지만, 여성 인권 등 다른 문제를 생각하면 우리나라가 최고긴 하다.
치즈덕 돈이 최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