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던 삶을 살고 있는데도 삶이 힘들었던 이유
찾았다!
우리 가족이 아기에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는데도 행복하지 않았던 이유를 찾았다.
그것은 사회 관계에 있었다.
신문물은 신문이나 유튜브를 통해 일방향으로 소식을 전해듣는다.
친구는 모두 바쁘기에 연락을 딱히 하지 않고,
일적으로 마주치는 사람도 없었다.
그나마 키즈카페에 가면 아기랑 비슷한 나이또래의 엄마들을 만나기도 하지만 연락처를 주고받을 정도로 친해진다거나, 의미있는 정보 나눔이 이뤄지지는 않았다. (우리 모두가 초보이고, '내가 감히 남의 집에 관여를..'이라는 생각에 서로가 말을 아끼는 것 같다.)
사회적으로 고립되는 상황을 만들었기에, 괴로웠던 것 같다.
특히 외향적이고 집에 사람들을 초대하는 것을 즐겼던 나는 이런 상황을 견디기 힘들어했던 것 같다. 여기서 조금 더 근본적으로 행복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파헤쳐보자.
1. 아기 때문은 아니다.
돌이켜보면 아기가 급성장을 하며, 짜증이 늘거나 밤에 잘 못자거나 하는 경우가 꽤 많다. 이럴 때 신경이 더 많이 쓰이기는 하지만 혼자 버틸 수 없을 정도로 고되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여태 아기에게 같이 짜증을 냈던 적은 한 번도 없을 정도로 엄마로서 컨디션 관리를 잘 해왔다. 오히려 이렇게 아기가 엄마를 더 필요로 하는 날에는 아기가 그만큼 성장통을 거치며 많이 배워가는 과정이다. 이런 날에는 아기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기에 어떤 면에서는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느낀다.
요즘 시대는 아기에게 신경을 그만큼 많이 써주기에, 옛날보다 키우기가 더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돌 전후가 된 우리 아가는 꽤 안정적으로 크고 있고, 이제 인터렉션이 어느정도 된다. 아기가 신생아 일 때에는 절대 혼자서는 못키우겠다고 생각을 했지만, 곧 돌이 되는 우리 아가를 키우기는 객관적으로 수월해지고 있다.
2. 단순히 사람을 만나지 못해서도 아니다.
아기 키우기가 수월해짐에 따라, 나도 일거리를 많이 찾아다녔다.
아기가 잘 때 할 수 있는 일거리를 찾아보았지만 대부분이 출퇴근 시스템, 간혹가다 재택근무일 경우 시간 맞춰 나와야하는 환경밖에 없었다. 프리랜서처럼 온라인으로 한국어 강의를 해주는 알바가 솔깃했지만 결국엔 돈 버는 활동을 하나도 찾지 못했다. (번외지만, 혹시라도 도움이 될까 적는다. 내가 알아봤던 직업 중 헤드헌터는 채용 성사를 시킬 경우 건당 '당사자 연봉의 10%'정도를 번다고 한다. 그래서 헤드헌터로 전향할까 고민을 했지만, 이 역시 보험처럼 자기 인맥이 많아야하는 직업이었다. 인맥을 일과 연관시키고 싶지 않아, 결국 용기내지 못했다.)
사람들을 만날만한 환경을 만들지 못한 것이다.
최근엔 어머니께 아기 영상을 자주 보내드리며 연락을 했는데, 이상하게도 남편이랑 사이가 더 좋아지는 결과가 나왔다. 남편이 오는 주말은 더 행복해지는 소소한 수확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어머니와 자주 연락하면서 알게된 사실은, '단순 연락'만 하며 사람들과 소통한다고 해서 내가 행복해지지는 않더라는 것이었다.
3. 생산적인 활동이 필요했던 것이다.
몇년 전, 러시아의 궁전에 간 적이 있었다. 러시아 귀족은 사교 파티를 자주 열었다고 한다. 또, 미술품을 많이 수집하는 가문이었는데, 1초에 한 점씩만 봐도 평생 다 못 볼 정도로 수집광인 가문이었다. 그 때는 한 가문이 쓰는 돈과 향락에 압도되어, '말도 안돼'라는 생각만 들었는데, 지금의 나는 아주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러시아 귀족이 매일 축제를 열며 새로운 것을 사 모으는 삶이 행복하지 않았구나라는 동감대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들이 가진 돈과 신분은 내 처지와 극과 극으로 다르지만, 큰 틀에서 우리는 비슷한 삶을 살고 있다는 희안한 생각이 들었다. 이들에게서 내 모습이 보였다. 나도 요즘에 필요해보인다는 이유로, 인터넷 쇼핑을 많이 하고 있었다. 당장 돈이 없던 말던, 내일이 어떻게 되던 말던 일단 결제를 해버리는 내 모습을 보며 정신이 아픈건가 고민을 하기도 했다. 생각해보면, 이것이 내가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최대한의 발버둥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런 삶은 본인을 극단으로 치우치게 만드는 요소일 뿐이다.
최근에 나는 당근마켓으로 중고상품을 꽤 많이 팔았다. 1만원 미만의 제품은 올리자마자 거의 바로 팔려나갔다. 예전의 나였으면, '몇 천원보다 내 시간이 더 중요하지~'라며, 물건을 아예 올리지도 않았을 것이다.
신기하게도 중고거래는 몇 천원의 가치보다 더 높은 가치가 있었다. 내가 쓰지 않는 물건을, 이를 필요로하는 다른 분에게 양도하는 행위는 -누군가를 도와준다는 느낌과, -새로운 물건이 소비되지 않도록 쓰레기를 막았다는 사실을 낳았다. 생산적인 활동을 했던 것이다!
내가 행복하지 않았던 이유는 '생각'에 있었다.
사실 아기를 건강하고, 예의바른 사회구성원으로 키워내는 것은 엄청나게 생산적인 활동이다. 다른 활동을 할 수 있을 만큼 에너지에 여유가 있다면, 또 다른 생산적인 활동을 하면 되었다.
이를 위해서, 내가 가지고 있던 낡은 관념을 깨버려야 했다.
'생산적인 활동 = 돈으로 활동하는 일' 이라는 생각은 잘못된 생각이었다.
돈을 벌기 위해 에너지를 쏟고, 돈을 쓰기 위해 또 다시 에너지를 쏟았기에 내가 행복하지 않았던 것이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를 감사히 여기고, 고귀하게 느낄 수 있는 우리가 되길 바란다.
치즈덕 짤